폰테크 직장인 이란이 미국의 핵시설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이 지역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의회(마즐리스)는 2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해협 봉쇄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인 국방장관, 외교장관 등으로 구성된 최고국가안보회의에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유조선 가까이 접근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유럽 유조선 선사의 임원인 미하이 바르부는 “혁명수비대는 사방에 있다”며 “폭탄이나 수류탄으로 선박을 공격하거나 해안 기지에서 공격할 수 있다. 두렵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이날 미국의 공습 이후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해협 초입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만만에서 페르시아만 방향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던 코스위즈덤레이크호, 사우스로열티호 등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항로를 아라비아해 방향으로 180도 변경했다.
두 유조선의 항로 변경과 관련해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회항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엔 해협 부근에서 유조선 충돌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는 선박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개시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의 GPS가 전파 방해를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유조선이 안전하게 지나가기 충분한 수심의 해로는 대부분 이란 영해에 해당한다. 세계 원유 수송 물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20%가 이곳을 지난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기뢰를 해로에 설치하거나 미사일로 개별 유조선과 항구를 공격해 해협을 봉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2019년 혁명수비대 소속 특수부대는 영국이 이란 국적 유조선을 영국령 지브롤터 인근에서 나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2개월간 억류한 바 있다.
다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 봉쇄할지는 미지수다. 이란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 2011년 서방의 대이란 제재 등 위기 국면마다 봉쇄를 위협했으나 실행한 적은 없다.
24일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수시로 소환됐다. 야당은 “조국 청문회의 재방송”이라며 김 후보자를 압박했고, 여당은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등을 들어 방어했다. 여야 특위 위원 간 날 선 발언으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이번에도 반복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공격을 방어하고 김 후보자가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데 집중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성경책을 들고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마태복음 6장 34절을 낭독한 뒤 “(후보자가) 이 말씀을 몇 번이나 되새겼을까 생각했다”며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민주화 운동 투옥 생활로 병역을 대신한 것을 부동시로 병역 면제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 오는 데 있어 특정 종교라기보다 사회의 좋은 선배나 원로 또는 뜻 있는 분들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종교색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초대회장을 지낸 김 후보자 어머니를 들어 “그 부모를 통해 됨됨이와 살아온 궤적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박균택 의원은 “(후보 지명 소식에) 이만한 적임자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조국 프레임’ 공세로 맞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자료 제출 요구에 대부분 응하지 않았고 참고인·증인 채택이 한 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6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의 재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최근 김 후보자의 재산 등록 누락 고발 사건을 배당한 것도 조 전 장관 사례에 빗대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 유일한 총리이자 전임 총리인 한 전 총리도 소환됐다. 김 후보자는 박균택 의원이 한 전 총리를 비판하며 의견을 묻자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모친 소유 빌라 관련 계좌내역 공개를 요구하자 한 전 총리를 언급하며 “과거의 전례를 들어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도 이런 자료 공개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여야 간 사과 공방전도 이어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박선원 의원이 질의 도중 급성간염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례를 꺼낸 데 대해 “제 병역 면제사유를 언급했다. 지금도 치료받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급성간염은 빨리 치료해 군대 가는 게 문제없을 거라는 것이 내 의료 상식”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과격한 발언으로 여당에서 사과를 요구받자 “제가 박선원 의원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더니 (박 의원이) ‘야, 조용히 해’ 이렇게 이야기했다”며 “그에 대해 혼잣말로 ‘미친 거 아니야’ 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