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20대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계적 열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캐릭터 인형 라부부의 판매사 팝마트가 암초를 만났다. 중국 관영매체가 라부부의 성공 비결이기도 한 ‘블라인드 박스 판매’ 방식이 사행심과 충동구매를 부추긴다고 지적하면서 특별단속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0일 ‘블라인드 박스와 블라인드 카드는 어떻게 아무 규제가 없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블라인드 판매 방식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불문하고 소비 자제력이 부족한 아동·청소년의 충동구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라인드 박스 판매는 포장을 뜯기 전까지 정확히 어떤 상품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도록 한 판매 방식이다. 복권을 긁는 것처럼 상품을 사기 전에 기대를 품는 재미를 겨냥한 판매 방식이다. 원하는 상품이 나올 때까지 사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인민일보는 블라인드 판매 방식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대안은 물론, 허위 광고와 소비 조장에 대한 특별 단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라부부 열풍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라부부의 판매사 팝마트의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이날 장중 6.2%까지 떨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팝마트의 주가는 이번 주에만 13% 넘게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관영매체가 팝마트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면서 “앞서 중국의 트레이딩 카드 제조업체인 카이유 또한 중국 관영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 이후 지난해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연기했다가 올해 4월 재신청한 바 있다”고 전했다.
라부부는 홍콩 출신으로 네덜란드로 이주해 활동하는 디자이너 룽카싱이 2015년 선보인 ‘더 몬스터스’ 시리즈의 캐릭터이다. 중국 장난감 기업인 팝마트가 지식재산권(IP)을 사들여 지난해부터 블라인드 박스 판매 형식으로 라부부 인형 시리즈를 팔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라부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주식시장에서 팝마트 주가는 지난 1년 간 600% 상승했다. 해외에서도 라부부 인기가 치솟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국 IP산업의 약진을 보여준다며 찬사를 쏟아냈다.
문제는 중국에서는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라부부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오르는 ‘투자 상품’처럼 인식되면서 이를 사들여 되파는 시장도 생겨났다. 소비자가 599위안(약 11만3000원)인 인형이 중고로는 1만위안(약 189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지난 10일 베이징 펑황중신에서 열린 경매에서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131㎝ 크기의 라부부 인형이 108만위안(약 2억원)에 낙찰됐다.
영국 하원이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제정된 임신중지 처벌법을 폐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하원은 자유투표를 통해 어떤 경우라도 임신중지를 이유로 형사처벌하지 않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찬성 397표, 반대 137표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1861년 남자들로만 구성된 의회가 의결한 법률 중 임신중지를 범죄로 규정해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폐기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동안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방에서는 24주 이내의 태아에 한해서만 두 명의 의사의 승인이 있어야만 임신중지를 할 수 있었다. 이후 1967년 법 개정으로 특정 상황에서 임신중지가 일부 허용됐지만 19세기 형사처벌 조항은 그대로 유지됐다.
영국에서 임신중지로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임신 10주 이내 여성이 임신중절 약물을 전화나 온라인으로 처방받아 집에서 임신중지를 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기소 건수가 늘었다.
이번 법 개정안을 발의한 노동당 토니아 안토니아지 의원은 현행 법률이 지난 5년간 100여 명의 여성을 수사하는데 이용됐다면서 “이 사례 각각은 낡은 임신중지법이 만들어낸 비극으로 이제 이런 잔인한 부정의를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산부인과의사협회에 따르면 1861년부터 2022년까지 영국에서 임신중지로 유죄 판결을 받은 여성은 단 3명뿐이다. 그러나 2022년 이후 6명의 여성이 불법 임신중지로 기소됐고 이 중 한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이날 하원이 통과시킨 법 개정안은 상원 인준 등 추가 절차가 남아있어 주요 내용이 수정되거나 폐기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