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폰테크 우울하기만 하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팬들이 모처럼 웃고 있다.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미국 출신 교황이 자신들과 같은 팀을 응원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12일 새 교황 레오 14세가 바티칸 공식 행사에서 화이트삭스 모자를 쓴 모습이 포착됐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매주 열리는 정례 일반 알현 행사 중 레오 14세는 사제모를 벗고 화이트삭스 모자를 썼다. 화이트삭스 모자를 쓰고 알현하러 온 남성과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흰 사제복 위에 야구모자를 쓴 교황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교황은 있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청년 시절 아마추어 축구팀 골키퍼로 활약했다. 프란치스코 2세는 고향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축구팀 산로렌소의 열광적인 팬이었다. 그러나 야구팬 교황은 처음이다. 미국 출신 교황이 등장하면서 야구팬 교황도 처음으로 탄생했다.
레오 14세는 오랜 화이트삭스 팬이다. 지역 라이벌 시카고 컵스 팬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친동생이 직접 부인하기도 했다. 레오 14세가 시카고 교구 사제로 있던 2005년 화이트삭스 점퍼를 입고 월드시리즈 1차전을 현장에서 응원하는 옛 영상까지 최근 발굴됐다.
화이트삭스는 축제 분위기다. 홈구장 레이트필드 한쪽 벽면에 새 교황 벽화를 그려 넣었다. 2005년 월드시리즈 당시 교황이 앉았던 자리와 가장 가까운 벽을 찾아 그렸다. 15일에는 시카고 대교구가 주관하는 새 교황 취임 기념행사를 레이트필드에서 개최한다. MLB닷컴은 “레오 14세가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가 이 자리에서 최초 공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단으로서는 전례 없는 마케팅 기회다. 레이트필드 인근에서는 이미 새 교황 기념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화이트삭스는 레오 14세 취임 직후 공개 초대장을 보냈다. 교황이 원하면 언제든 레이트필드에서 시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크리스 게츠 화이트삭스 단장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인터뷰에서 “새 교황은 사랑과 배려, 그리고 인내로 일하실 분이다. 그리고 우리 팀은? 인내심을 길러주는 데 아주 좋은 팀”이라고 익살스럽게 새 교황을 반겼다. 화이트삭스는 지난해 41승121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를 기록했다. 올해도 12일 현재 23승45패(승률 0.338)로 아메리칸리그 꼴찌다.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한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조치도 연장해 올해 말까지 신차를 구입하면 최대 100만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다음달까지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460억원을 투입한다. 돼지고기·닭고기·과일 등 주요 품목을 최대 40~50% 할인하고, 가격이 급등한 고등어에도 할당관세를 새로 적용한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겸 1차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에너지・먹거리 등 시급한 과제들을 중심으로 체감물가 안정방안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먼저 이달 말 끝날 예정이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8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한다. 휘발유는 10%,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15%씩 유류세가 인하 조치가 유지된다. 휘발유는 리터당 82원, 경유는 87원, LPG·부탄은 30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연장된다. 에너지 공기업의 발전원가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발전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 한시적 15% 인하 조치도 올해 연말까지 6개월 더 연장한다.
정부는 “이번 연장 조치는 중동 사태로 국제 유류가격 변동성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을 공습하면서 이날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1700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또 이달 말 끝날 예정이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한시적 인하 조치를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는 차를 살 때 개별소비세 세율이 5%에서 3.5%로 내려간다. 최대 10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서민 취사·난방·수송비 부담 완화와 석유화학 산업 지원을 위해 이달 말 끝날 예정인 LPG와 LPG 제조용 원유에 대한 할당관세 0% 적용 조치를 올해 연말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한다.
정부는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6~7월간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460억원을 투입한다. 돼지고기, 닭고기, 과일 등 주요 품목을 최대 40~50% 할인하고, 할인 한도도 주 1만원에서 2만원으로 2배 확대한다.
가격이 오른 고등어에는 7월부터 할당관세를 신규 도입한다. 올해 말까지 고등어의 관세율은 10%에서 0%로 내려간다. 할당관세 물량은 1만t이다. 계란가공품 할당관세 물량은 기존 4000t에서 1만t으로 확대한다.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으깬 감귤류, 과일칵테일 등 가공과일 4개 품목에 대한 15~20% 할당관세 적용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 과일칵테일 할당관세 적용 물량은 기존 5000t에서 7000t으로 확대한다.
이재명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도 물가 안정 관련 대책을 포함시킨다. 이 차관은 “산란계 케이지 사육면적기준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지원(144억원), 마른김 건조기 교체 지원(60억원) 등 물가안정 지원사업을 이번 추경안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중견 식품기업의 경영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추경안에 ‘국산 농산물 구매지원 저리 정책자금’ 200억원을 편성한다.
국민의힘이 16일 대구·경북(TK) 지역구 3선인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전임 권성동 원내대표에 이어 범친윤석열(친윤)계로 분류되는 송 신임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친윤계가 원내 운영을 계속 주도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새 정부를 견제하는 동시에 대선 패배 후 당내 내홍 수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송 원내대표는 “우리는 정권을 잃은 야당이고, 국회에서 절대 열세인 소수당이다.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며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106표 중 60표를 얻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수도권 3선으로 친한동훈(친한)계인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은 30표를, 부산·경남(부산 진을) 4선인 이헌승 의원은 16표를 각각 얻었다.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 영남권 의원들이 송 원내대표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된다.
송 원내대표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행정고시 합격 후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실장, 제2차관 등을 지냈다. 2018년 김천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21대와 22대 총선에서 당선돼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송 원내대표 선출로 대선 패배 후 친윤계가 원내 주도권을 유지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송 원내대표는 친윤계 핵심은 아니지만 당내에서는 범친윤계로 분류된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고, 지역구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어떤 과정이 있었든지 간에 탄핵심판 결과에 대해서는 우리가 승인하고 승복하고 모든 게 끝난 상태”라며 “이것을 다시 거슬러서 다시 얘기하는 게 어떤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제1야당 원내사령탑으로서 국회 과반을 차지한 거대 여당과 협상하며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 새 정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추가경정예산(추경) 협상, 법제사법위원장 등 원 구성 등에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또한 대선 패배 후 계속되는 당내 통합도 이뤄내야 한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맡고 있는 법사위원장직을 두고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오랫동안의 관행”이라며 “지금이라도 의회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집권여당이 그런 부분부터 양보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부분은 협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당 쇄신과 통합을 위한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이날 “의견을 수렴해 (혁신위를) 조속히 발족해야 한다”며 “특정 계파나 정파 편향적으로 알려져 있는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가급적이면 2차적으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선 “임기는 6월30일까지로 돼 있다”며 “전당대회는 조기에 하자는 의원들의 견해가 많았다.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조기에 전당대회를 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 선출로 국민의힘이 쇄신과 더욱 거리가 멀어졌다는 우려도 당내 일각에서 나왔다. 양향자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반 혁신·반 쇄신 선거였다”며 “이제 우리 당은 계엄의 늪으로, 다시 탄핵의 강으로, 도로 경북당으로 퇴행했다”고 적었다.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선택적 기억상실증”이라며 “자기들이 얼마전까지 무슨짓,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깡그리 잊어버린 척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