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구속기간이 연장됐다.
내란 특별검사팀(특검)은 30일 중앙지역군사법원이 군검찰이 청구한 여인형·문상호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발부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들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영장을 발부했다.
두 피고인은 올해 초 구속기소 돼 1심 재판 구속 기간인 6개월이 내달 초 만료될 예정이었다. 군검찰은 내란 특검과 협의를 거쳐 이들에 대해 지난 23일 위증죄와 군사기밀 누설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이를 토대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 전 사령관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군사법원 재판에서 계엄군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침투와 관련해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 요원 선발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보사 소속 요원의 인적 정보를 유출한 혐의가 적용됐다.
내란 특검 박지영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이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 27일 추가 기소한 노 전 사령관에 대해서도 “변론 병합과 함께 구속영장 발부 필요성에 대해 재차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내란 특검은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추가 기소하며 구속 만기 약 3일을 앞두고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을 받아냈다. 주요 내란 가담자들이 잇따라 풀려나 말을 맞추거나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등 특검 수사에 지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신병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란 특검은 지난 2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형법상 직권남용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여인형·문상호 전 사령관과 비슷한 시기 기소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구속 만료 기간이 다가와 군검찰이 조건부 보석을 요청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난 25일 석방 절차가 진행됐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으로 핵시설 손상을 입은 이란이 수개월 내로 농축 우라늄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전날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 핵시설의) 일부는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내가 보기에는 이란이 몇 달이나 그보다 짧은 기간에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다단계) 설비를 몇 개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폭격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이 말살돼 수십 년 후퇴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이 기존에 생산했던 약 400㎏의 고농축 우라늄의 일부 또는 전부를 폭격 전 이동시켰는지에 대해서는 “이 물질이 어디에 있을지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일부는 공격으로 파괴됐을 수 있지만 일부는 옮겨졌을 수 있다”면서 “따라서 언젠가는 (이란의)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은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 동위원소(U-235)의 농도가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0% 고농축 우라늄은 단시간에 핵탄두 원료인 90% 이상 농축 우라늄으로 만들 수 있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이 IAEA의 포르도 핵시설 사찰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무엇이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고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의회는 지난 25일 IAEA와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이란의 핵시설과 평화적 핵 활동에 대한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IAEA 사찰관의 이란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이 지난 23일부터 이스라엘과 휴전한 틈을 타 파괴된 핵시설을 복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지난 27일 위성 영상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사진을 토대로 나탄즈 핵시설에서 수리 작업이 진행 중일 수 있다고 밝혔다. ISW는 “이란은 미국이 투하한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형성된 큰 구멍을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미지상 폭격 현장에 텐트 두 동과 트럭 한 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언론 등에서는 이란이 나탄즈에 묻힌 농축 우라늄을 회수하려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ISW는 덧붙였다. 같은 날 촬영된 포르도 핵시설 주변에서도 차 여러 대가 포착됐다.
25일 서울 여의도 ‘샤오미 스토어 서울 IFC몰 여의도점’에서 열린 샤오미의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 개점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전기면도기, 드라이기, 진공청소기 등 샤오미의 거의 모든 제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매년 이맘때 수도권에서는 ‘러브버그’가 창궐합니다. 떼로 다니는 습성이 있는 러브버그는 방충망과 자동차에 덕지덕지 달라붙고, 가끔 팔과 다리에도 붙는 탓에 많은 분이 고충을 호소하는데요. 그런 러브버그를 무작정 학살하듯 방제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합니다.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닌 익충이고, 화학약품 방제가 환경에 미칠 악영향도 고려해야 할 테니까요. 러브버그의 대발생(대량 발생)에 인간의 책임도 적지 않고요.
하지만 당장 동네를 새까맣게 뒤덮은 러브버그를 보면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러브버그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러브버그의 정식 이름은 ‘붉은등우단털파리’입니다. 짝짓기를 끝내고 나서도 며칠 동안 함께 날아다니는 모습에서 러브버그라는 별칭을 얻었죠. 1934년 중국 남부 장쑤성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실제 기원지가 어디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후 중국 남부와 대만·일본 등을 거쳐 서식지를 넓혔고, 국내에서는 2015년 처음 발견됐습니다.
한국에 상륙한 러브버그는 해마다 서식지를 넓혀 가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찾은 서울 은평구 공원에서는 러브버그 수백 마리가 ‘결혼 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양천구 아파트 단지에서도 수십 마리가 흰색 벽과 자동차에 붙어 있었습니다. 러브버그는 흰색을 선호하고, 차량의 매연 냄새를 부엽토(낙엽이 썩어 만들어진 흙) 냄새로 착각해 유인된다고 합니다. 인천과 서울 은평구 등에 주로 분포하던 러브버그는 이제 서울 대부분 자치구와 경기도 일대까지 확산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러브버그가 매년 대발생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러브버그를 낯설어하던 참새·비둘기 등 포식자들이, 러브버그를 ‘먹이’로 인식하면서 잡아먹으면 개체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네요. 하지만 그렇게 개체수가 줄어드는 지역보다 새로 늘어나는 지역이 아직까지는 더 많습니다. 사람들은 러브버그가 부엽토가 많은 숲속에서 주로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관찰을 해 보니 아파트 화단 정도의 흙만 있어도 대발생을 할 수 있다고 해요.
그렇다고 대량의 살충제를 뿌려 가면서 러브버그를 방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합니다. 러브버그는 생태계를 교란하거나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무와 낙엽을 분해해 흙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익충에 속합니다. 살충제가 인체와 환경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무분별한 화학약품 방제는 특정 종의 천적까지 함께 죽이는 탓에 오히려 대발생을 부추길 수도 있죠.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친환경 방제’ 수단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빛을 이용한 광원 포집기가 대표적입니다.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근에 대발생한 동양하루살이를 조명을 통해 포집한 사례도 있어요. 광원 포집기는 전기가 연결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서, 벌레가 좋아하는 향을 풍기는 ‘유인제’ 포집기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러브버그의 대발생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큽니다. 원래 아열대 지역에서 살던 러브버그가 한국에서 서식지를 넓혀 가는 것만 봐도 기후변화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미국 곤충학회는 이대로면 50년 이내에 동북아시아 상당 부분이 러브버그 서식지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러브버그가 주로 도시에서 대발생하는 것도 도심의 ‘열섬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돼요. 앞서 일어났던 대벌레와 동양하루살이의 대발생에도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인간이 부른 기후변화 때문에 대발생한 벌레들을, 인간이 다시 죽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워진 날씨에 어떤 종은 대량 발생하지만, 꿀벌 등 어떤 종들은 개체 수 감소의 위기를 겪기도 합니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칼럼에서 “기후위기로 곤충이 골칫거리가 된 줄로만 알았지, 그들 역시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에 함께 휘말리고 있다는 생각은 못 했다”며 “곤충이 사라지면 곤충을 먹이로 삼는 작은 동물이 죽기 시작하고, 썩어야 할 것들은 썩지 못하며, 식물이 번식하지 못해 식량위기가 닥쳐온다”고 했습니다. 해마다 무더기로 찾아오는 러브버그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경고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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