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가입현금지원 쌍둥이를 출산한 지 12주 이내인 초기 산모의 30%가량이 극심한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쌍둥이를 임신했거나 양육 중인 부모 459명을 대상을 우울 검진을 한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중앙난임·임산부 심리 상담센터에서 사용하는 PHQ-9(우울 진단 척도)와 EPDS-K(한국판 산후우울증 척도)를 적용해 우울증 정도를 파악했다.
쌍둥이를 출산한 지 12주 이내인 산모의 39.5%가 우울 판정을 받았다. 이들 중 30.2%가 고도 우울증이었고, 경도 우울증은 9.3%를 차지했다. 쌍둥이 임신부 중에는 20.4%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이중 8.3%가 고도 우울증, 9.3%가 경도 우울증이었다.
쌍둥이를 키우는 전체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는 절반 가량인 55.1%가 우울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경미한 우울 증상(27.3%)을 보였다. 그밖에는 경도 우울증 11.5%, 고도 우울증 9.7%, 중증도 우울증 6.6% 등이었다.
쌍둥이를 양육하고 있는 남성의 37.7%도 우울증상을 겪고 있었다. 경미한 우울 증상(26.0%)이 가장 많았다. 그밖에는 경도 우울증 9.1%, 고도 우울증 2.6%으로 나타났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 쌍둥이 임신·출산·육아 과정에서 부모에 대한 심리·정서적 지원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오가와 사야카 지음 | 지비원 옮김갈라파고스 | 296쪽 | 1만8500원
청킹맨션은 홍콩 침사추이 중심가에 있는 오래된 주상복합 건물이다. 영화 <중경삼림>의 제목을 이 건물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인류학자 오가와 사야카는 2016년 홍콩중문대학에서 객원교수 생활을 하면서 청킹맨션에 짐을 풀었다. 홍콩 내 탄자니아인들의 공동체를 관찰하고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홍콩 내 탄자니아인들의 대부분은 불법 체류자나 난민이다. 홍콩에서 불법체류자나 난민이 번듯한 일자리를 찾기는 어렵다. 대부분이 중고차 교역부터 행상, 노점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한다. 신분과 직업이 불안정하지만 이들은 ‘조합’을 꾸려 서로를 돕는다.
이들이 서로를 돕는 방식은 꽉 짜인 자본주의 논리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조합을 굴러가게 만드는 것은 ‘겸사겸사’의 논리다.
“홍콩에 난민으로 거주하는 탄자니아인은 모국에 있는 가족에게 줄 물건을 마침 귀국하는 교역인에게 맡기고 그 교역인은 ‘겸사겸사’ 전달한다. 자금이 없어 홍콩에 건너오지 못하는 사람은 교역인에게 캐리어의 남는 공간만큼 자신의 상품도 ‘겸사겸사’ 구매해 달라고 부탁한다. 누구나 ‘무리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기에 이 상호 부조는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
책은 ‘준 만큼 받는다는 확신’이 없이는 상대방과 호혜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는 자본주의적 인간 관계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능력, 자질, 선악의 기준, 인간성이 다른 사람들과 가능한 한 많이 느슨하게 연결되고 타자의 다양성이 만들어내는 ‘우발적인 응답’의 가능성에 베팅”해보라고 권한다.
12년 전 대학 진학 비자 받으러 본국 갔다가 희생될 뻔5년 전 어학연수차 한국에…아프간 재입국 너무 위험“전쟁 한복판 이란에 있는 가족들, 무사히 빠져 나오길”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2022년 6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집단학살을 당했던 소수민족 하자라족인 카디제(32)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근거 있는 공포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돌아가면 목숨이 위험했던 카디제는 싸울 수밖에 없었다. 약 3년 만인 지난 5월 카디제는 소송 끝에 난민으로 인정받을 길이 열렸다.
오는 20일 세계난민의날을 앞두고 지난 18일 서울 중구 공익법센터 어필 사무실에서 카디제를 만났다. 한국이 유엔 난민협약을 비준한 1992년으로부터 33년이 지났지만, 난민 인정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난민 인권단체는 국제적 전쟁 위기가 높아진 만큼, 특히 분쟁 지역에 대해선 난민 인정 기준을 완화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에서 태어나 자란 아프가니스탄 국적 카디제는 2013년 아프간에 갔다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는 대학 진학을 위한 비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아프간을 방문해 친구와 함께 택시를 탔다가 다수 민족인 파슈툰족 택시기사에게 납치됐다. 차량 내에는 긴 총이 보였다. 카디제는 “내려달라 해도 내려주지 않다가 사람과 차가 많은 곳에 가서야 내릴 수 있었다”며 “계속 타고 있었다면 지금 살아있을지 확실치 않다”고 했다.
이후 이란에서 지낸 카디제는 2020년 어학연수를 위해 한국으로 왔다. 2021년 8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장악했다. 카디제가 이란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아프간에 입국해 비자를 연장해야 했지만 입국 자체가 위험했다. 카디제는 2022년 2월 광주출입국사무소에 난민 인정 신청을 했다. 넉 달 뒤 그가 받아든 결과는 ‘난민 불인정’이었다.
탈레반이 재집권하자 하자라족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벌어졌고, 집단학살도 빈번했다. 카디제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 매체의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탈레반의 여성 인권 탄압을 비판한 적도 있다. 카디제는 “탈레반도 분명히 다큐멘터리를 봤을 것”이라며 “실명으로,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뷰를 해서 위험이 커졌는데도 난민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나온 법원의 판단은 출입국사무소와는 달랐다. 광주지법 행정1단독 임성철 판사는 지난달 22일 카디제가 받은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했다. 법원은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하자라족 등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테러가 발생하고 있고, 탈레반은 보호조치를 제공하지 않고 오히려 박해를 하는 주체”라며 ‘박해를 받게 될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란 체류 자격이 이미 사라졌다는 점도 고려했다.
요즘 카디제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부모, 큰오빠 등 가족의 생사 확인이다. 가족 중 일부는 아직 이란 이스파한에 머물고 있다. 이스파한엔 이란 핵시설이 있는데,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 카디제에 따르면 이란 국민은 전쟁이 발발하면 ‘안전도시’로 이동한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이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이동할 수 있다. 카디제는 “가족들은 허가서가 나오지 않아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인 이스파한 지역에 계속 머무는 중”이라며 “어떤 방법으로든 이란을 빠져나올 수 있게 한국이 도움의 손길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난민인권센터가 법무부 자료와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정리한 내용을 보면, 2024년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총 105명이다. 난민 인정률은 재정착 난민(본국을 떠나 외국에서 난민 신청을 한 뒤 다시 제3국으로 이주해 정착한 난민)을 제외하면 1.75%에 불과하다. 이 중 소송 등 없이 법무부의 난민 심사만으로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17명뿐이다. 난민 신청의 1차 심사 대기 기간도 평균 1년2개월에 달한다. 난민법은 난민 인정신청서를 접수한 뒤 6개월 안에 심사를 마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난민 지원 단체인 사단법인 피난처 김진수 활동가는 “한국 법무부의 ‘박해’ 기준이 과도하게 높다”며 “오랜 시간이 지난 경험에 관한 내용도 사소한 것에 진술의 일관성을 문제 삼는 예도 있다”고 했다. 김연주 난민인권센터 활동가(변호사)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비롯해 세계적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분쟁지역 출신 난민 신청자의 경우 정부가 난민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안정적 지위를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