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폰테크 나의 어린 어둠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로 유명한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 조승리의 첫 소설집이다.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4편의 연작 소설과 창작기를 담은 한 편의 산문이 실렸다. 소설에 등장하는 화자는 시력을 잃어가며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조승리 지음. 다산책방. 1만6800원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
한국과학문학상 10주년을 기념해 수상 작가 다섯 명의 작품을 모은 앤솔러지. 작가들은 ‘지금 가장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달라는 주문에 공통적으로 “죽음 너머의 세계”, “그곳에 남은 사랑”을 쓰겠다는 답을 건네왔다고 한다. 김초엽·천선란·김혜윤·청예·조서월 지음. 허블. 1만7000원
서른 번의 힌트
한겨레문학상 30주년 기념 앤솔러지. 장강명, 강화길, 최진영 등 역대 수상 작가들이 본인의 당선작을 모티프로 해서 쓴 작품을 모았다. 당선작의 프롤로그 혹은 에필로그를 다루거나 미처 풀어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과 형식으로 담아냈다. 하승민 외 19명. 한겨레출판사. 1만7500원
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인 박참새의 첫 산문집. 수상과 시집 출간 이후 쏟아진 온갖 종류의 관심, 그럼에도 여전한 생활의 고단함, 사회 현안에 대해 침묵하며 느끼는 수치심, 스스로를 지켜줄 유일한 장치인 책으로의 도피 등 시인의 초상이 아로새겨져 있다. 박참새 지음. 마음산책. 1만7000원
료의 생각 없는 생각
‘런던베이글뮤지엄’, ‘아티스트베이커리’ 등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감각적 브랜드를 창업한 저자의 에세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에 하나는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은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무언가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사랑이라고 썼다. 료 지음. 열림원. 2만원
6월의 안방극장에서 코미디 활극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찰과 노무사라는 직업을 바탕으로 배우 박보검과 정경호가 맞붙었다. 박보검은 호쾌한 액션으로, 정경호는 통쾌한 말발을 선보인다. 두 사람이 주연으로 나선 JTBC의 토·일드라마 <굿보이>와 MBC의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19일 현재 6화까지 공개됐다.
박보검 주연의 <굿보이>는 특채로 경찰이 된 국가대표 메달리스트들이 비양심과 반칙이 가득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코미디 액션 수사극이다. 박보검은 극 중 ‘윤동주’역을 맡아 약물 의혹으로 불미스럽게 퇴장한 복싱 메달리스트를 연기한다. 철칙은 단 하나, 정직이다. 같은 팀 동료들의 불의마저 눈감아주지 못해 싸우다 직급에서 강등당할 정도로 열의가 가득 찬 인물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공채가 아니라는 이유로 괴롭힘의 대상이 되고, 복싱 후유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에 현장에서도 말썽 피우기 일쑤다. 시원스러운 액션을 선보이다가도 아차 하는 순간 슬랩스틱 코미디가 이어진다. 박보검 외에 ‘굿벤저스’로 불리는 국가대표 출신 경찰들(김소현, 이상이, 허성태, 태원석)의 조화도 볼 만하다.
<노무사 노무진>은 어느 날 유령을 보게 된 노무사(정경호)가 빙의를 통해 산업재해 사건을 해결하는 코믹 판타지 활극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한 노무진은 타인의 비극을 마주할수록 노동에 진심인 노무사로 변모한다. 산업재해를 은폐하는 기업과 직장 내 괴롭힘을 함구하는 사람들 속에서 노무진은 ‘빙의’라는 비법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특히 드라마는 어려울 수 있는 노동과 산업재해 문제를 판타지와 코미디의 형식으로 풀어내며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시원한 액션 장면은 없어도 배우 정경호의 입에서 속사포로 나오는 노동법 조항들이 통쾌하게 느껴진다. 함께 일하는 처제 나희주(설인아)와 ‘국뽕’ 인플루언서 고견우(차학연)의 콤비는 등장마다 웃음을 유발하게 한다. 다만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이 동물권행동 카라의 대표로 재임했을 당시 사원들의 노조 가입 및 활동을 방해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논란도 있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자들의 호응을 엊고 있다. <굿보이>는 처음 공개된 이후 3주 연속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유지했다. 시청률도 1회 4.8%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노무사 노무진>은 방영 초반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저조했지만, 온라인에서 호평이 잇따르며 반등하는 모양새다. 4회 2.8%로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5회 시청률은 5.1%로 급등했다.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두 작품의 인기를 두고 “무거운 작품보다는 가벼운 걸 선호하는 시청자들의 선호가 반영된 것”이라며 “드라마를 보면서라도 쉬고 싶은 시청자들 마음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웹툰 원작의 드라마나 영화가 보편화 되면서 만화적인 연출도 일종의 재미로서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게 된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