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규모·역할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언론의 관련 질의에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감축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군사 태세 검토에 대해서는 이 단상에서 언급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파넬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한국과 철통같은 동맹을 맺고 있고 한·미 동맹에 계속 충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미 국방부가 진행 중인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계획 재검토 작업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는 취지로, 한국에 대한 동맹 관계는 유지된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 병력 약 4500명을 괌 등 역내 다른 지역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지만 그동안 국방부가 해외 주둔 미군 재검토 작업을 진행해 온 만큼 이와 맞물려서 주한미군 규모·역할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최우선시하면서 한반도 등 아시아 주둔 미군 역할 재조정 문제가 대두하는 한편, 동맹국에 자국 방위 책임을 확실히 부담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음달 말 공개 예정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새 국방전략도 중국 견제 기조에 따른 동맹국의 부담 공유 확대 요구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 역할 문제가 향후 열릴 수 있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텔레콤이 향후 5년간 7000억원 투자를 포함한 정보보호 대책, 요금 50% 할인 등 고객 보상안, 위약금 면제 계획을 한꺼번에 내놨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8월 요금 50% 할인, 매월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등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와 함께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정보보호 혁신안을 발표했다. 자사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로, 사태 수습을 위해서는 신속한 사과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정보보호 투자액을 향후 5년간 7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려 국내 통신·플랫폼 기업 중 최대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전담 인력을 육성하는 등 정보보호 전문 인력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한다.
최신 사이버 위협까지 대응 가능한 세계적인 수준의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을 모든 가입자에게 하반기부터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번 해킹 사고로 유심 복제 피해가 일어날 경우 외부 기관과 피해 보상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도 도입한다. 사이버 침해 관련 기업 보험 한도는 기존 1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한다.
SK텔레콤은 또 이사회에 보안 전문가를 영입하고 회사 보안 상태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레드팀을 신설한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은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재편한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CSF)를 바탕으로 현재 보안 체계를 분석한다. 3년 뒤 국내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 5년 후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목표다.
SK텔레콤은 ‘고객 감사 패키지’에 따라 오는 15일 0시 기준 SK텔레콤과 회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가입자 약 2400만명을 대상으로 8월 통신 요금 50%를 할인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전 고객에게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한다. 베이커리, 외식, 카페, 편의점 브랜드 중 매달 3개를 선정해 열흘씩 연달아 50% 이상 할인해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위약금도 면제한다. 침해 사고가 일어나기 전(4월18일 24시 기준) 약정 고객 중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 및 오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이 대상이다. 약정이 남아있는 가입자도 단말 지원금 반환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반환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단말기 할부금은 위약금 면제 대상이 아니다.
침해 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이 해지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재가입할 경우 별도 절차 없이 가입 연수, 멤버십 등급을 원상복구해준다. 해지일로부터 6개월 내 재가입 계획이 없더라도 6개월이 지나기 전에 T월드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고객 정보 보관 동의를 신청해두면 3년 내 재가입시 가입 정보를 복구할 수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5월 국회 청문회에서 이탈 가입자에게 위약금을 면제해줄 경우 매출까지 고려해 3년간 최대 7조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추산한 바 있다. 유 대표는 이같은 전망이 여전히 유효한지 묻는 질문에 “굉장히 큰 손실이 예상된다”면서도 “그때는 가장 불안이 높고 고객 이탈이 가장 많은 시기였고, (위약금 면제) 기간도 알 수 없었던 부분이 있어 조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은 발표된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시정조치 사항은 물론 재발방지를 위한 모든 대책을 책임지고 신속히 이행해 나가겠다”며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에 다른 고객 보상과 가입자 이탈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해 올해 매출액 전망을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8000억원 낮춘다고 공시했다. 이전 공시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번에는 전년 대비 감소로 수정했다.
전남도가 전남도기록원 건립 부지를 전남도립대 장흥캠퍼스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핵심 항목인 ‘법률 검토’가 빠진 부실 용역 결과를 근거로 부지를 내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해당 부지(건물)의 법적 문제가 확인되자 슬그머니 부지 위치를 변경해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전남도는 장흥캠퍼스 내 자동차 실습동 부지를 전남도기록원 건립 장소로 확정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당초 전남도가 최초 건립 위치로 지정한 장소는 이곳이 아니었다. 전남도는 사전에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장흥캠퍼스를 부지로 낙점했는데, 해당 용역에서는 ‘캠퍼스 내 본관 또는 후관 건물을 철거하거나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방식이 가장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전남도는 장흥캠퍼스 내 본관이나 후관에 도기록원을 건립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뒤늦게 문제점이 확인됐다. 용역이 제시한 본관·후관은 2000년대 초 국비 125억원이 투입된 공공시설로, 정부와의 협의 없이는 철거나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국고보조금 관리 지침’ 등을 보면 해당 본관·후관은 (건립 후) 50년간 철거나 구조 변경이 불가능하고, 건물에 손을 대려면 정부와 협의를 해야만한다. 이같은 문제는 연구 용역 과정에서 법률 검토를 통해 확인했어야 하지만 이를 누락했다. 전남도는 연구용역을 발주할 당시 과업지시서를 통해 ‘관계 법령과 행정절차에 대한 법률 검토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한 바있다.
전남도는 결국 본관에서 약 50~60m 떨어진 자동차 실습동 부지로 건립 장소를 슬그머니 변경했다. 장흥캠퍼스 내 건립은 변함이 없으니 결론적으로 부실한 연구용역 결과를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현재 이곳은 장흥군이 임시동물보호센터로 사용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과업지시서 대비 과업을 100% 이행하지 않았다면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며 “(해당 업체를) 제외하거나 보완을 지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초 계획의 전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단순히 위치만 옮겨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건축사 A씨는 “설계나 입지 이전에 법적 요건 검토는 기본 중의 기본이자 핵심인데 이조차 빠졌다면 용역은 무효”라며 “사업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안전부의 ‘공공건축 사전검토 업무편람’에도 입지 변경, 건물 구조 변경, 법령상 제약 발생 시 기존 기획안은 유지할 수 없으며, 재기획 또는 재용역이 원칙이라고 명시돼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당 용역은 정책 결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됐을 뿐이며, 이후 실무 검토 및 내부 논의를 거쳐 현재 위치로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지 이동에 따른 후속 행정절차는 타당성 조사 등 과정에서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남도기록원은 645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3474㎡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2027년7월부터 설계 및 공사에 들어가 2030년 12월 완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