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0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국민 이름으로 검증하겠다며 ‘국민 청문회’를 열었다. 일부 의원은 나흘째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농성을 이어갔다. 자체 청문회와 농성에는 물리적으로 총리 인준을 저지할 수 없는 소수 야당의 현실이 반영됐다. 당내에서도 무력감을 느끼는 목소리가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김 후보자 국민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소득이 없는데 재산은 늘기만 하고, 청문회 과정에서 배추 농사 투자, ‘반도자’ 표현, 증여세 등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면서 “김 후보자처럼 부도덕한 후보자를 인준하면 앞으로 어떤 인사청문회도 의미를 가질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강모씨의 배추 농사에 2억원을 투자하고 미국 유학 시 한 달에 450만원을 받았다고 말한 것을 겨냥해 배추 18포기를 쌓아두고 청문회를 진행했다.
배추 농사를 짓는 농민 김대희씨와 김경율 회계사, 평양 출신 탈북자 김금혁씨 등이 민간위원으로 참석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특징은 계좌 정보와 증인이 없다”며 “김 후보자를 ‘제2의 조국’이라고 하는데 그럼 조국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 증빙이 안 된 금액이 8억원이 아니라 아들 유학비와 김 후보자 신용카드 사용금액 등을 모두 더해 11억원이라고 주장했다.
강원 평창군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농민 김씨는 “배추는 죄가 없다. 청문회를 들으면서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어 이 자리까지 왔다”며 “김 후보자가 이야기한 게 사실이 아닌 건 확실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배추 농사가 김 후보자 말처럼 2억원을 투자해 수익으로 월 450만원을 받고, 나중에 원금을 그대로 회수할 정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탈북자 김씨는 중국 칭화대 석사 논문에서 탈북자를 ‘반도자’ ‘도북자’로 표현한 것을 두고 “배반하고 도망간 사람이라는 뜻이고 중국에서 생경한 용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 일부는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김 후보자 지명 철회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는 규탄 농성을 이어갔다. 지난 주말부터 원내지도부를 포함한 의원들이 농성에 결합해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소수 야당인 데다 정권 초 허니문 기간이라 판세를 뒤집을 방법이 없고, 무기력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21년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프로축구연맹은 1일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 명단을 발표했다. 선수 부문에 고(故) 유상철·김병지·김주성·데얀 등 4명이, 지도자 부문에 김호 감독이 헌액됐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공헌자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2023년 K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아 설립된 K리그 명예의 전당은 2년마다 공헌자, 선수, 지도자 등 3개 부문으로 헌액자를 선정한다. 초대 명예의 전당에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공헌자), 최순호·홍명보·신태용·이동국(선수), 김정남 전 감독(지도자)이 헌액됐다.
이번에 선수 부문에 헌액된 고 유상철은 1994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 HD)에서 데뷔해 수비, 미드필더, 공격까지 모두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사랑받았다. K리그에서 144경기 38골 9도움을 기록했고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주인공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재임 중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투병 끝에 2021년 별세했다.
골키퍼 김병지는 1992년 데뷔한 이래 24년간 K리그 역대 최다인 통산 708경기를 뛰었다. 김주성은 1987년 대우 로얄즈에서 데뷔해 K리그 255경기 35골 17도움을 기록했다.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수 등 3개 포지션에서 모두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최초의 선수다.
외국인 최초로 K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데얀은 인천에서 2007년 데뷔해 FC서울, 수원 삼성, 대구FC를 거치며 12년을 K리그에서 뛰었다. 통산 380경기에 출전해 198골 48도움을 기록, 이동국(228골)에 이어 K리그 통산 득점 2위에 올라있다.
김호 감독은 1988~1990년 현대 호랑이, 1995~2003년 수원 삼성, 2007~2009년 대전 시티즌을 이끌면서 K리그 통산 208승 154무 181패를 기록했다. 최강희 감독(229승), 김정남 감독(210승)에 이어 감독 다승 3위다.
정 명예회장은 프로축구연맹이 창설된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연맹 회장을 지냈다. 재임 중 K리그 타이틀 스폰서 제도와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 지역 연고제 정착 등을 이뤘고, 1993~2009년 대한축구협회장으로도 재임하며 2002 한·일 월드컵 유치와 성공 개최의 핵심 역할을 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부회장 및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하며 국제 축구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전남도가 전남도기록원 건립 부지를 전남도립대 장흥캠퍼스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핵심 항목인 ‘법률 검토’가 빠진 부실 용역 결과를 근거로 부지를 내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해당 부지(건물)의 법적 문제가 확인되자 슬그머니 부지 위치를 변경해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전남도는 장흥캠퍼스 내 자동차 실습동 부지를 전남도기록원 건립 장소로 확정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당초 전남도가 최초 건립 위치로 지정한 장소는 이곳이 아니었다. 전남도는 사전에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장흥캠퍼스를 부지로 낙점했는데, 해당 용역에서는 ‘캠퍼스 내 본관 또는 후관 건물을 철거하거나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방식이 가장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전남도는 장흥캠퍼스 내 본관이나 후관에 도기록원을 건립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뒤늦게 문제점이 확인됐다. 용역이 제시한 본관·후관은 2000년대 초 국비 125억원이 투입된 공공시설로, 정부와의 협의 없이는 철거나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국고보조금 관리 지침’ 등을 보면 해당 본관·후관은 (건립 후) 50년간 철거나 구조 변경이 불가능하고, 건물에 손을 대려면 정부와 협의를 해야만한다. 이같은 문제는 연구 용역 과정에서 법률 검토를 통해 확인했어야 하지만 이를 누락했다. 전남도는 연구용역을 발주할 당시 과업지시서를 통해 ‘관계 법령과 행정절차에 대한 법률 검토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한 바있다.
전남도는 결국 본관에서 약 50~60m 떨어진 자동차 실습동 부지로 건립 장소를 슬그머니 변경했다. 장흥캠퍼스 내 건립은 변함이 없으니 결론적으로 부실한 연구용역 결과를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현재 이곳은 장흥군이 임시동물보호센터로 사용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과업지시서 대비 과업을 100% 이행하지 않았다면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며 “(해당 업체를) 제외하거나 보완을 지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초 계획의 전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단순히 위치만 옮겨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건축사 A씨는 “설계나 입지 이전에 법적 요건 검토는 기본 중의 기본이자 핵심인데 이조차 빠졌다면 용역은 무효”라며 “사업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안전부의 ‘공공건축 사전검토 업무편람’에도 입지 변경, 건물 구조 변경, 법령상 제약 발생 시 기존 기획안은 유지할 수 없으며, 재기획 또는 재용역이 원칙이라고 명시돼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당 용역은 정책 결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됐을 뿐이며, 이후 실무 검토 및 내부 논의를 거쳐 현재 위치로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지 이동에 따른 후속 행정절차는 타당성 조사 등 과정에서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남도기록원은 645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3474㎡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2027년7월부터 설계 및 공사에 들어가 2030년 12월 완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