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고 이춘식씨가 정부의 ‘제3자 변제안’ 배상금을 수령할 당시 제출했던 자필서명 서류가 자녀들에 의해 위조됐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광주서부경찰서는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이씨의 자녀 A씨와 B씨를 지난 25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월 105세로 사망한 이씨는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배상금 수령을 위한 자필서명 신청서류를 전달했다. 재단은 이 서류를 바탕으로 이씨에게 3억원 상당을 지급했다. 경찰은 이씨가 배상금 수령을 위해 낸 자필서명 문서가 자녀들에 의해 위조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서류 제출 당시 알츠하이머 증상 등을 보이며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A·B씨는 요양병원에 찾아가 배상금 수령을 위한 서류를 ‘병원 관련 서류’라고 속여 서명하도록 했다. 이렇게 위조된 서류는 요양병원에서 기다리던 재단 관계자에게 전달됐다. 경찰 조사에서 자녀 중 한 명은 서류를 위조한 사실을 인정했다.
광주 광산구에서 태어난 이씨는 1943년 1월 일본 이와테현에 있는 일본제철 가마이시 제철소로 끌려가 임금을 받지 못하고 고된 노역에 시달렸다. 2005년 2월 일본제철 후신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2018년 10월30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그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배상금을 한국 기업의 출연금으로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임재성 변호사는 “제3자 변제안 수용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만큼 그동안 당사자들의 의사가 제대로 확인됐는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면서 “정부 정책이라는 핑계로 성과를 위해 밀어붙인 것은 아닌지 관련자들에 대한 직무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아랍국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에 여러 국가가 추가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란 휴전 성사로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 완수하지 못한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통해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이란이 가장 큰 문제였기 때문에 (아브라함 협정에) 더 많은 나라를 합류시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이란도 다른 모든 나라와 함께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솔직히 이란은 지금보다 형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군사력과 영향력이 약화한 지금이 아브라함 협정 확대 적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평화와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관계 정상화 협정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중동 외교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2020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연합·바레인·수단·모로코 등이 협정에 서명했다. 미국은 이슬람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수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는 불발됐다.
아브라함 협정에 새롭게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시리아와 레바논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중동 순방 도중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과 만나 대시리아 제재 해제를 선언했다.
지난 2월 친서방 지도부가 출범한 레바논도 고려 대상이다. 레바논은 미국 의견을 반영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배제한 새 내각을 꾸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머지않은 시기에 아브라함 협정 참여국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는 미 정부가 협정과 관련해 “큰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정부는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여러 국가의 관계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중동에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을 향해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이란이 평화롭게, 위협이 되지 않게 행동할 경우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미 CBS 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오직 평화적 에너지를 위한 것이며 절대 농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축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다. 우리는 이 권리를 행사하길 원한다”고도 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이 말살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전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도 “핵시설 일부는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내가 보기에 이란은 몇달 또는 그보다 짧은 기간에 고농축 우라늄 생산 설비를 몇개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의회는 지난 25일 IAEA와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란이 지난 23일부터 이스라엘과 휴전한 틈을 타 파괴된 핵시설을 복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태흠 충남지사(사진)는 30일 도청에서 민선 8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기업 265개로부터 35조145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외자유치도 39억달러(약 5조2800억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재임 기간 중 국가 예산 지원도 더 늘었다고 덧붙였다. 충남도에 따르면 김 지사 취임 첫해인 2022년 8조3000억원이던 국비 지원은 2023년 9조1000억원, 지난해 10조2000억원, 올해 11조원으로 늘었다.
김 지사는 각종 미래산업 관련 기관을 유치한 것도 성과로 꼽았다. 그는 “카이스트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카이스트 모빌리티연구소, 국방미래항공연구센터 등 모빌리티 핵심 기관 등을 유치하며 미래 산업 선점 기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돌봄체계 구축의 성과도 설명했다. 김 지사는 “365일, 24시간 돌봄 어린이집 20개소 문을 열고, 아동돌봄센터 8개소와 마을돌봄터 26개소도 마련해 운영 중”이라며 “주거 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임신·출산 가구에 공공임대주택을 100%까지 특별공급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지천댐 건설에 대해선 절차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지 않고, 일부에서 주장하는 여론조사 조작은 말도 안 된다”며 “정권이 바뀐다고 모든 전 정부의 정책을 백지화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절차대로 댐 건설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남은 임기 동안 대규모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경제산업수도를 표방한 메가시티 모델인 ‘베이밸리’를 완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지사는 “민선 8기 내 834만9000㎡(약 253만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착공할 수 있도록 하고, 양복 입고 출퇴근을 할 수 있는 빌딩형 축산단지를 짓겠다”며 “도정 1호 과제인 베이밸리 완성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충남도가 전국 공공기관 최초로 주 4일 출근제를 시행 중이고, 민간 확산을 위해 인센티브 지원도 추진하겠다며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지난 3년은 도정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며 모든 부분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낸 기간이었다”며 “남은 1년간 현안의 성과를 창출해내고 충남의 50년, 100년을 위해 5대 핵심과제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