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폰테크 이재명 대통령의 23일 1차 내각 인선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저도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태”라며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여겨진다”고 밝혔다. 진보당은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위원님들과 같이 의논하면서 농촌, 국민들 입장에서 우리 농정이 지속가능하고 더 발전해 국민에게도 부담되지 않고 농업인들의 삶도 나아질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임된 소감을 묻는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따른 답변이다.
농해수위 위원인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이날 회의가 개의되자 의사진행발언을 자청해 “언론 보도를 보고 너무나 충격을 받아 멘붕이 온 상태”라며 송 장관의 유임을 문제삼았다. 전 의원은 “국민주권정부인 이재명 정부에서 농식품부 수장에 대한 인사를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고,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앞서 이날 브리핑에서 “송 장관의 유임은 보수·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서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인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송 장관에 대해 “‘농업민생 4법’에 대해 농업을 망치는 ‘농망 4법’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던 사람”이라며 “12·3 비상계엄 상황에서는 어땠나. 내란 정부의 국무위원으로서 내란에 적극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고, 내란 이후 모습도 석연치 않은 모습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송 장관이 구 야권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등 농업민생 4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12·3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전력을 지적한 것이다.
전 의원은 “이런 자격이 없는 사람을 다시 농식품부 장관으로 임명했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는 건가”라며 “(유임 결정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적으로 시장만능주의 관점에서 농업 정책을 펼치는 사람이 농정을 펼치면 앞으로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라며 “농민들로부터 항의성 전화를 많이 받았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했다. 전 의원은 발언 후 회의장을 퇴장했다.
여당서 5명 입각…상임위 활동 등 ‘관록’ 업무 장악 용이전 정부 장관·전 한나라당 출신…실용주의 인사관 반영하정우 AI수석 이어 기업 전문가 영입…AI 최우선 기조
23일 발표된 새 정부 초대 내각에서 일할 12명의 장관급 인사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 인사 스타일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정감 있는 현역 여당 중진 의원을 대거 발탁했고 진보와 보수, 노동계와 경영계 등 이질적인 출신의 인재를 골고루 기용했다.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중용된 것도 특징이다.
현역 의원의 대거 기용이 눈에 띈다. 장관이 유임된 농림축산식품부를 제외한 10개 부처 장관 내정자 가운데 5명이 여당 현역 의원이다. 모두 다선으로 선출 횟수가 모두 합해 18선에 이른다. 정동영 통일부·안규백 국방부 장관 내정자가 각각 5선, 김성환 환경부·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가 각각 3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가 재선이다. 국가보훈부 장관에 내정된 권오을 전 의원도 3선 의원 출신이다. 이들은 해당 분야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관록을 쌓은 만큼 관료조직을 상대로 업무 장악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대거 입각함으로써 ‘민주당 정부’ 색채를 뚜렷이 한다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정권 초반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국회 과반의 여당과 함께 가겠다는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보수와 진보, 노동계와 경영계를 넘나드는 이 대통령의 실용적 인사관도 드러냈다. 정권교체로 들어선 정부에서 첫 유임 사례인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 내정자는 경북 안동이 고향인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 출신이다.
노동계와 경영계 수장 출신 인사를 동시에 내각에 포함한 것도 이채롭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현재 철도기관사로 일하고 있는 김영훈 내정자(고용노동부)와 네이버 대표이사를 지낸 한성숙 내정자(중소벤처기업부)가 주인공들이다.
이재명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AI의 전문가는 내각에서도 중용됐다. 앞서 대통령실에 신설한 AI미래기획수석으로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센터장을 발탁했다. AI와 빅데이터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내정됐다. 국내 AI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인 네이버에서 여성 최초로 최고경영자를 지낸 한성숙 중기부 장관 내정자도 AI를 키워드로 하는 인재다.
AI 전문성 외에 민간 부문 출신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는 이재명 정부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경제위기 상황과 5년 후, 10년 후 먹거리가 눈에 안 보인다는 두려움도 이번 인사에 반영되어 있다”며 “기업 출신들이 적극 들어오는 것은 민과 관의 벽을 허물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지역 출신별로 보면 영남 4명, 호남 4명, 수도권·중부 4명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3명이다. 여성이 1명에 불과한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인선에 비해 성비를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