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이 거세지면서 주요 기술기업들이 특정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자체 기술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반도체 설계 기업 AMD의 AI 칩을 일부 작업에 활용하고 차세대 칩 설계에도 협력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AMD 어드밴싱 AI 2025’ 행사에 깜짝 등장해 “(차세대 칩) MI450 시리즈가 업계 전반의 요구를 잘 반영하는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란다. 정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오픈AI와 AMD의 협업 강화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AMD는 향후 엔비디아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 입장에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가격 협상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오픈AI, 구글, 메타 등이 브로드컴과 함께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ASIC)을 개발하는 배경에도 AI 인프라를 특정 기업에만 기대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AMD는 오픈AI를 비롯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xAI, 오라클 등을 자사 칩을 도입한 협력사로 소개했다. 이달 출시한 AI 칩 MI350X·MI355X에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이 탑재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서 해당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자 제품은 아직 품질 평가 단계에 있다.
최근 오픈AI가 AI 최대 경쟁자인 구글과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도 나왔다.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는 데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해지면서 최대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외에도 인프라 공급처를 다변화하게 된 것이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MS는 당초 오픈AI의 독점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였다. 하지만 지난 1월 계약 조건을 변경하면서 오픈AI가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오픈AI는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착수했다.
MS 역시 오픈AI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추론형 AI 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지난해 바둑 두는 AI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영입하는 등 자체 AI 역량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