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는 9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9일 오후 2시15분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윤 전 대통령을 구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문을 연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 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70대 A씨는 아내와 함께 고향에 다녀오려고 집을 나섰다. 짐이 무거워 서울역까지 택시를 타려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빈 택시는 한 대도 볼 수 없었다. 결국 아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집 앞으로 보내준 택시를 타고 가까스로 열차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는 비율이 늘면서 어르신 등 디지털 약자의 택시 잡기는 더 어려워졌다. 서울시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해 전화 한 통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동행 온다콜택시’를 시범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시범 운영은 7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한다. 오전 9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이용할 수 있고, 콜센터(1855-0120)로 전화해 출발·목적지를 말하면 된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40대는 60% 이상이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반면 60대 이상은 80%가 거리에서 직접 ‘배회 영업’ 택시를 잡아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고령자 등 스마트폰 앱 사용에 익숙지 않은 시민의 택시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콜택시를 마련했다.
이용자가 콜센터로 전화해 택시를 호출하면 콜센터 직원이 ‘티머니모빌리티 온다택시’ 웹배차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해 승객 주변 택시가 배차된다. 배차가 확정되면 승객에게 차량 위치와 번호, 기사 연락처 등 관련 정보가 카카오톡 알림톡 또는 문자로 전송된다.
동행 온다콜택시는 디지털 약자의 택시 이용 어려움에 공감한 티머니모빌리티와 법인·개인택시조합의 협력으로 이뤄지게 됐다. 운영을 맡은 티머니모빌리티는 공공기여의 하나로 콜택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콜택시 이용 활성화를 위해 택시사업자에 운행 건당 1000~2000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24시간 운행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앱 호출이 활성화되면서 거리에서 배회 영업 택시를 만나기 어려워졌다”며 “앞으로도 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서비스를 지속 발굴 및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은 관세 협상 카드인 동시에 글로벌 군사력 운영 계획에 따른 청구서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로서는 두 요구사항 모두 수용하기 쉽지 않아 이를 풀어갈 외교적 기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9일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한국)은 자신들의 군대를 위해 돈을 내야 한다”며 국방비 지출 확대를 요구했다. 그는 한국이 “군대(주한미군)를 위해 너무 적게 지불한다”며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부담하는 몫인 방위비 분담금도 늘려야 한다고 재차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양국 간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국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카드로 해석된다. 그는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쌀 수입을 요구하는 등 관세와 다른 사안을 엮는 협상 전략을 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맹국들을 향한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가 본격적으로 한국을 향하게 된 것이라고도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국방비 비중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올리라고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부 증액이 우선 대상이었고, 이제 그 화살이 아시아로 넘어온 것”이라며 “미국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국방비 증액은 쉽지 않은 과제다. 한국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올해 기준 2.32%(61조2469억원)이다. 미국의 다른 우방국인 영국(2.3%)·호주(2.0%)·일본(1.8%)과 비슷하거나 높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균형 재정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규모 국방비 증액은 어렵다”면서 “‘GDP 대비 몇 %’라는 숫자를 앞세우기보다는, 미국의 요구대로 북한 위협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책임을 위해 어떤 소요가 필요한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대응도 난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을 요구하면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시 협상이 표류하며 실현되지 않았다.
조성렬 경남대 교수는 미국이 같은 요구를 할 것을 전제해 “전략자산 전개는 방위비 분담금의 3개 항목(인건비·군사건설비·군수지원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항목을 새로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외교적 기술을 발휘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 결정 방식을 현행 ‘총액형’에서 일본처럼 ‘소요형’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실제 쓰는 비용만큼 내는 소요형에서 방위비는 급작스럽게 인상되지 않는다.
외교부는 이날 “우리 정부는 유효하게 타결되고 발효된 제12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준수하며 이행을 다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해 10월 체결된 SMA에는 2026년 한국 분담금을 올해보다 8.3%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는 전년도 분담금에 소비자 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해 결정한다. 외교부가 이를 들어 대폭 인상은 어렵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외국 정상 발언에 일일이 반응하고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국방비 증액에 대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이 7일 과거사 문제를 두고 국제무대에서 초유의 투표 경쟁을 벌였다. 양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군함도(하시마·사진) 관련 문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할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표결이 진행된 것이다. 한국이 투표에서 지면서 군함도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세계유산위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제47차 회의에서 ‘군함도에 대한 해석전략 이행에 관한 검토’를 정식 의제로 다루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이 제안한 이 안건은 잠정 의제에는 올랐지만, 일본이 정식 의제 채택에 반대했다. 일본은 해당 의제를 제외한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했고, 한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표결에 부쳐졌다.
비밀투표 결과 위원국 21개 중 찬성 7표, 반대 3표로 일본 수정안이 통과됐다. 기권 8표, 무효 3표로 집계됐다. 세계유산위는 보통 컨센서스(전원 동의) 방식으로 결정을 내려서 표결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은 이날 표결 전 토론에서 일본이 2015년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이를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안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그간 조선인 강제동원을 비롯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공언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도 지키지 않고 있다.
애초 군함도 문제는 일본의 주장에 따라 이번 세계유산위 의제에서 빠졌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유네스코 사무국에 군함도를 의제로 다룰 것을 요청했고, 사무국은 지난달 12일 ‘잠정 의제’로 추가했다. 그러자 일본은 사무국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은 막판까지 협의를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표결에 이르게 됐다.
이번 사안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온 한·일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서 경직된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또 한국이 표 대결에서 패하면서 외교력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한·일은 다른 위원국들을 상대로 물밑 외교전을 벌여왔다.
다만 한국이 토론에서 일본의 약속 미이행 실태를 공론화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의제 채택에 필요한 표가 확보되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세계유산위 회의 기간 중 적절한 계기에 일본의 이행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정식으로 다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앞으로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일본이 세계유산위의 관련 결정과 스스로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지속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세계유산위는 2015년 군함도 등재 이후 2018·2021·2023년 채택한 결정문에서 일본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2020년 6월에야 뒤늦게 산업유산정보센터를 군함도에서 약 1000km 떨어진 도쿄에 설치했다. 여기엔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자료만 전시했고, 2023년에는 한·일 강제병합이 합법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모니터까지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