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을 위한 재원을 얼마나 분담할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을 위한 재원 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서울시에 분담 비율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대표회장 서강석 송파구청장)는 9일 시청에서 열린 정기회의를 통해 시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의 서울시·자치구 간 재원 분담방안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시는 전날 자치구 부구청장단과의 회의에서 소비쿠폰 사업비 시·구 비율을 6대 4로 나누기로 논의했는데, 구청장들이 이보다 더 낮춰 분담비율을 9대1로 조정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전체 사업비 13조9000억원 중 약 1조7000억원을 지방비로 부담한다. 지방정부 중 일반 시·도는 국비 90%, 지방비 10%로 설계됐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은 국비 75%, 시비 25%로 분담비율이 설계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책임지는 소비쿠폰 사업비는 6000억원 규모로 이를 다시 시와 자치구가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 시가 제시한 분담비율(6대4)에 따르면 자치구는 2400억원을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
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5개 자치구가 30억원~160억원까지 부담해야해 구 재정여건상 부담금액이 과다하다”며 “정부가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고려해 국비와 지방비 분담 비율을 9대1로 한 것 처럼 시와 자치구의 재정 분담 비율을 9대1로 조정해 달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자치구들은 보조사업 매칭비와 각종 부담금 등 법적경비를 비롯해 주민을 위한 각종 필수사업 등 감당해야 하는 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반면 세입은 등록면허세와 재산세로 경직돼 있고 1차 추경까지 끝나 추가 재원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서강석 협의회장은 “예정에 없던 과도한 재정부담이 가중되면 기존 구민을 위한 사업예산 조정이 불가피해 구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며 “자치구 재정 여건을 고려해 9대1로 서울시와 분담 비율이 설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측은 “분담 비율을 어떻게 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다른 광역시도들의 상황을 파악한 결과 시도와 자치구가 5대5로 논의되고 있었지만, 서울은 어려운 자치구 상황을 감안해 6대4로 분담하자고 설명드렸다”며 “시 또한 채무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어 이해를 구하고 입장 차를 좁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줄줄이 확정되면서 인사청문 정국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신속한 내각 구성을 위해 후보자 방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존재감 부각을 위해 도덕성과 전문성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새 정부 초반 청문회를 계기로 여야가 국정 주도권 확보를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6일 기준 이재명 대통령은 초내 내각을 구성할 19명의 장관 중 17명의 인선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5명의 인사청문회 일정이 확정됐다. 오는 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15일 권오을 국가보훈부·김성환 환경부·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1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각각 열린다. 나머지 11명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도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라 조만간 청문회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유임됐다.
여당은 새 정부 초대 내각 완성에 신속성을 기한다는 목표로 청문회에서 후보자를 적극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집권 초반 국정 동력을 확보하고 개혁 과제를 추진하려면 최대한 빠른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본다.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도 이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청문 절차가 지연되면 이후 (정부) 일정도 예측이 불가하다는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있다. 당에서 조금 신경써서 신속히 (임명)할 수 있도록 관심 가져 주셨으면 한다”며 여당을 독려했다.
여당은 장관 후보자 중 민주당 현직 의원이 7명인 점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현역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상당 부분 검증을 거친 만큼 별다른 논란 없이 임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여당이 본회의에서 김민석 총리 인준안과 추가경정예산안을 국민의힘의 불참 속에 처리한 것은 청문회 정국에서 부담이다. 여야 합의를 통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여지가 줄어들 수 있고, 여당이 청문보고서를 일방적으로 채택하면 정권 초반 여당의 독주가 부각될 수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1명이라도 낙마시켜야 한다는 목표의식으로 일방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면 안된다”며 “후보자의 도덕성은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철저하게 자체 검증해야 하고, (야당과의 소통에는) 당 지도부가 운용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각종 의혹 검증에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논문 중복 게재 등 의혹이 제기된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선거비 미납 의혹 등이 불거진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받는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을 ‘부적격’로 규정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태양광 사업 이해충돌 의혹,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음란물 유포 혐의 전과 등도 문제삼고 있다.
이진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진숙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며 “이재명 정권에서는 법을 유린하고 양심이 없어야만 장관 후보자가 될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청문회와 별도로) 국민 청문회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부 견제라는 야당 본연의 역할을 넘어 여론의 지지를 받는 전략 수립이 과제다. 앞서 김 총리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청문회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여론의 반향을 끌어내는데 실패했다는 당내 평가가 나왔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부장검사 재직 시절 법무부가 자신을 ‘검사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9일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최성보)는 임 지검장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양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법무부는 2012년 만든 ‘집중관리 대상 검사 선정 및 관리 지침’에 따라 매년 대상 검사를 선정해 대검찰청에 보고했다. 평소 성행 등에 비춰 비위 발생 가능성이 크거나,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근무 분위기를 저해하는 검사가 집중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대검은 이 명단을 토대로 감찰을 하고 검사 적격 심사와 인사 등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침은 2019년 2월 폐지됐다.
임 지검장은 자신이 이 명단에 포함돼 인사 불이익을 입었다며 2019년 4월 정부를 상대로 2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2022년 12월 1심 재판부는 “해당 지침은 집중 감찰 결과를 검사 적격 심사 및 인사에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해 위헌적인 지침에 해당한다”며 정부가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재판부는 임 검사장이 징계 및 인사 조처가 위법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받았다고 주장한 부분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이듬해인 2023년 1월 “제도의 목적은 정당하지만 대상 검사 선정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손해만이 인정된 것”이라며 항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6일 내란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직후 입장문을 내고 “혐의 사실에 대해 충실히 소명했고, 법리적으로도 범죄가 성립될 수 없음을 밝혔다”고 했다.
이어 “특검의 조사에서 객관적 증거가 제시된 바도 없고,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리인단은 “법원에서 특검의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임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