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2023년 9월 한 종교 매체가 보도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모습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무식을 열었을 때 촬영된 사진입니다. 강 후보자는 시무식에 참석한 것이 아니었고, 행사에서 어떤 내용이 다뤄지는지도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진도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찍혔다고 합니다.
해명대로 강 후보자가 지역구 관리 차원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행사장을 찾았을 수도 있습니다. 시무식을 주최했던 목사는 당시 강 후보자 지역구에 위치한 대형 교회의 위임 목사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행사에서 차별금지법과 동성혼 법제화에 반대하는 성명이 발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별금지법 등에 대한 강 후보자의 입장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성명서를 낭독했던 김의식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양당의 기독교위원장들과, 다른 분은 몰라도 우리 교회 집사인 강 의원께는 (행사) 고지를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성명서를 보면 총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며 “차별 금지의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양심·신앙·학문의 자유를 크게 제약해 역차별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가 “편향된 젠더 이데올로기를 교육 현장에 강제”하며, “동성애자들의 치유가 가능함을 경함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기독교계가 교원 임용 자율성을 이유로 요구해 온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요구도 담겼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강 후보자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강 후보자 측은 ‘행사 내용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행사 내용을 전혀 몰랐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습니다. 대신 “대통령께서도 (차별금지법의) 방향은 맞는데 전반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으니 국정방향에 맞춰서 가는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때 말씀 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습니다.
재선 의원인 강 후보자는 그간 입법 활동에서 차별금지법에 관해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해오진 않았습니다.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이 당시 의원실에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참해달라 요구한 전화에서도 의원실은 “(입법계획은) 차별금지법 관해선 아직”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이후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차별금지법 및 평등법 등 4개 법안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강 후보자 측이 말한 새 정부의 ‘국정방향’을 보면 여가부도 그간의 소극적 움직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재명 정부도 여전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차별금지법이 시급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중요한 우리 사회의 과제 중 하나긴 한데 민생과 경제가 더 시급하다”며 “일에는 경중선후라는 게 있는데 저는 무겁고 급한 일부터 먼저 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3년간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고 차별과 혐오 선동을 방치해왔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지난 겨울 탄핵 집회에서 시민사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요 사회 대개혁 과제로 꼽은 것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차별과 혐오 근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16개월 동안 공석이던 여가부 장관 자리에 지명된 후보자가 차별금지법에 뚜렷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 이유기도 합니다.
강 후보자의 첫 출근길 기자회견을 봤다는 레즈비언 서모씨(28)는 강 후보자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의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바람을 전했습니다. “후보자가 소감에서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들로 인해 차별 또는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경도되지 않은 시선으로 살피겠다’고 했잖아요. 그 말 그대로 제가 타고난 모습 그대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돼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차별금지법이야말로 시급한 민생이라는 점을 여가부 장관으로서 말해주길 바랍니다.”
전라남도 영산강 유역 마한 토착 세력의 사회·문화를 보여주는 고분 유적이 사적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영암 시종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7일 밝혔다. 5세기 중후엽에서 6세기 초 조성된 이 고분군은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과 ‘내동리 쌍무덤’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종면 일대는 서해를 통해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해양 교통로의 거점이자 내륙으로 확산시키는 관문 역할을 했던 곳이다. 지정학적 이점을 바탕으로 마한 소국의 하나였던 이 지역 토착 세력이 독창적인 문화를 창출하고 백제 중앙 세력과의 관계 속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영암군에 있는 49곳의 고대 고분 중 시종면에만 28곳이 있는데,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된 고분들은 영산강 유역 마한 전통 지역사회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고분 축조 기술 등을 통해 잘 보여준다.
5세기 중엽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을 시작으로 영산강 유역에 등장한 고총고분(高塚古墳·흙과 돌을 사용해 일정한 묘역을 설정하고, 분구를 높게 쌓아 올린 고분)은 ‘내동리 쌍무덤’으로 이어지는데, 이를 통해 마한 고유의 전통적 옹관묘에서 벗어나 거대한 방대형 분구의 석곽·석실묘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출토 유물로는 당시 영산강 유역에서 성행했던 양식의 토기와, 이 지역이 백제와 정치·사회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었음을 보여주는 금동관 세움 장식이 확인되었다. 봉분 외곽 장식으로 쓰인 원통형 토기와 동물형상 토제품도 출토되었는데, 이들 유물은 외래 유물을 현지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이 여러 주변국과의 교류 과정 속에서도 독립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했음을 시사한다. 그 외 중국 청자잔과 동남아시아산 유리구슬도 출토되었다.
국가유산청은 “‘영암 시종 고분군’은 마한의 전통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백제·가야·중국·왜 등 다양한 요소를 수용해 현지화한 고분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지닌 유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지난달 ‘12일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스라엘도 자국내 군사시설 5곳이 미사일에 피격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 연구진은 전쟁기간 수집한 인공위성 레이더 자료를 활용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폭격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리건 주립대 연구진은 지난달 13일 전쟁에 돌입해 같은달 25일 휴전하기까지 이스라엘내 군사시설 최소 5곳에 6발의 이란 미사일이 직격한 것으로 분석했다.
피해 시설 중에는 주요 공군기지와 정보수집센터, 군수기지 등도 있었다.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을 받은 이란은 12일 동안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약 400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금껏 이들 시설이 미사일에 맞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관련 질의를 받은 이스라엘군(IDF)은 군기지를 겨냥한 미사일의 격추비율이나 피해 정도와 관련해선 논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IDF 대변인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이번 작전 기간 모든 관련 부대가 기능적 연속성을 유지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군사시설 피해 등과 관련한 보도를 막는 검열법도 시행 중이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오리건 주립대 소속 전문가 코리 셰어는 앞으로 2주 안에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의 미사일 피해 현황을 보다 완전하게 분석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