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충남대 교수로 재직하며 최소 37개의 정부 부처 산하 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 현안과 부처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교직에 있으면서 일종의 ‘경력 관리용’으로 이력 쌓는 데에 주력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7일 국회에 제출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과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는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2005년 이후 최소 37개의 정부 부처 산하 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특정 분야의 기술 지식을 보유한 교수임을 감안하더라도 대외활동이 활발한 편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사유서에는 “다양한 위원회 활동을 통해 국정 전반에 관한 전문성과 식견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전광역시 정책자문단 및 4차산업혁명추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지방정부 및 지역사회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자는 이력서에서 미래국가유망기술위원회 위원,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위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등을 경력으로 적었다. 이 후보자가 충남대 총장 시절 공개한 경력까지 모두 살펴보면 중앙정부 산하 최소 15곳의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환경부 빛공해방지위원회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행정안전부 청사신축설계자문회의, 국토교통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조달청 설계심의분과위원 등 여러 부처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후보자는 지역사회와 소통·협업이나 다수 정부기관의 위원 경험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후보자의 활발한 대외활동이 거점국립대 최초 여성 총장을 맡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위원 이력이 일종의 ‘경력 관리용’으로 쓰였다는 비판 또한 제기된다. 한 학계 관계자는 “이 후보자 스스로 왕성한 외부 활동에 대한 의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외부에서 보기에도 공대, 특히 건축 분야의 여성 교수가 갖는 희소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같은 시기 복수의 위원을 맡기도 했다. 2011년 4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제2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시에 2011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대전광역시 정책자문단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추진위원회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지방선거 직후 충청권에서는 ‘양다리 인수위원’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자가 이춘희 세종시장 당선인의 시장직 인수위원과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인의 대전시민경청위원회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리면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당시 이 후보자는 언론에 “전문적 견해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겠다 싶어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2010년 염홍철 대전시장의 공약실행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전시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 산하 위원회에도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 충남대 홈페이지를 등을 보면 이 후보자는 2021년 대전광역시 대덕특구재창조위원회 위원·과학기술위원회 위원, 2020년 대전시 4차산업혁명추진위원회 위원·인재육성장학재단 이사, 2017년 대전시 공공디자인위원회 위원장, 2011년과 2016년 대전시 정책자문단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서울시·부산시·세종시 등에서도 위원으로 활동했다고 소개한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세계적인 여성 교육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28)가 “지금이야말로 국제 스포츠 단체들이 탈레반에 맞서 ‘용기와 결단’을 보여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사프자이는 2일 CNN 인터뷰에서 탈레반 통치를 피해 국외로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엘리트 여성 선수들의 사례를 집중 조명하며, 국제 스포츠 기구들이 실질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 선수들에게 경기를 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자체가 탈레반에 대한 저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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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2021년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한 이후, 여성의 교육·노동·스포츠 참여를 전면 금지했다. 유엔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세계에서 여성 권리가 가장 억압받는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들은 공원, 체육관 등 공공장소 출입은 물론 장거리 이동 시 남성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 유사프자이는 이러한 현실을 “사실상 성차별 분리 정책”이라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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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여성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1년 탈레반 집권 직후 호주로 망명해 시드니를 거점으로 활동 중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6월 ‘아프가니스탄 여성 축구 행동 전략(Strategy for Action)’을 발표하고, ‘난민 여성 대표팀’ 창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식 국가대표팀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크리켓 선수들도 같은 처지다. 국제크리켓평의회(ICC)는 지난 4월 국외로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여성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이들을 위한 재정 지원 기금을 창설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ICC에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다시 교육과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을 때까지 아프가니스탄 남자 국가대표팀의 국제경기 출전을 금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파키스탄 출신인 유사프자이는 2012년 탈레반 무장세력의 총격에 생사의 고비를 넘긴 뒤에도 여성의 권리와 교육을 위한 활동을 펼쳐 17세였던 2014년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됐다. 최근 여성 스포츠, 교육, 콘텐츠를 아우르는 사회 혁신 벤처 ‘리세스(Recess)’를 설립하고 남편 아세르 말리크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여성 선수 및 활동가 지원에 나서고 있다.
유사프자이는 “FIFA, ICC 같은 국제기구들이 ‘현실이 복잡하다’고만 말해서는 안 된다”며 “진짜 스포츠의 주인공은 선수들이고, 그들이 뛸 수 있게 만드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이들의 존재 자체가 탈레반에 맞서는 용기이며, 우리는 그 용기를 전 세계가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세훈 기자 ksh3712@khan.kr
유튜브서 수차례 편향적 발언
‘방송 3법 방통위안’ 주장 관련이 대통령 “왜곡 활용 안 돼”
감사원이 8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감사원은 이날 감사 보고서에서 “이 위원장에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거나 공직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지난해 9월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라고 말하는 등 복수의 유튜브 방송에서 4차례에 걸쳐 특정 정당을 지칭하거나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감사원은 이런 발언이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운동의 금지) 제4항과 국가공무원법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 등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이 위원장이) ‘정치적 편향성 또는 당파성을 명백히 드러내는 행위’를 수차례 한 것”이라며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7조 제1항 제2호의 ‘정치적 목적이 있고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큰 경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이 위원장에게 주의 처분을 내리면서 “방통위원장은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며 “국가공무원법 제65조를 위반하는 정치적 행위를 하는 등으로 공직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는 지난해 11월14일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 감사 요구안을 의결했다. 감사 결과는 국회법상 정해진 감사 기간(최장 5개월)을 넘겨 지난 3일 최종 확정됐다.
한편 이 위원장이 전날 국회에서 방송 3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방통위에서 안을 만들어보라’고 했다고 밝힌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 내용을 개인 정치에 왜곡해 활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국무회의는 국정을 논하는 자리”라며 강한 어조로 이같이 질책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