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상원에 이어 3일(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었던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각종 청정에너지 보조금이 조기에 폐지되거나 축소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온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업계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하원에서 가결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정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해 각종 청정에너지 사업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대폭 축소했다.
법안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차를 구매하면 받을 수 있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가 올해 9월30일 이후 종료된다. 원래 법에는 2032년 말까지 제공하도록 했으나 폐지 시한을 7년 넘게 앞당긴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행한 전기차 세액공제는 전기차를 북미에서 조립해야 한다는 요건을 법에 명시해 한국산 전기차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고 이는 한·미 간 통상 갈등으로 이어졌다. 당시 한국 정부는 한국 기업이 세액공제를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막대한 외교력을 투입했고, 리스나 렌터카 등 상업용 전기차는 북미에서 조립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 등을 바이든 행정부에서 협의했다.
그러나 이번 법안 통과로 상업용 전기차도 올해 9월30일까지만 세액공제를 받게 되면서 그간의 노력이 무색해졌다. IRA 세액공제 혜택을 보기 위해 미국에 생산시설을 확대해왔던 현대자동차와 한국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도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의 경우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조기 폐지가 거론됐으나 결국 현행법대로 세액공제 금액을 단계적으로 줄여 2033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각종 세액공제가 축소되거나 지급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지면서 이번 법안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력을 생산하거나 그런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에 주는 세액공제는 2032년 이후에나 폐지될 예정이었으나 그 시점이 2027년 말로 앞당겨졌다. 지급 대상도 2027년 말까지 전력을 생산해 공급하는 기업으로 제한했다.
다만 법안 발효 1년 이내에 건설을 시작한 사업은 2027년 말까지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는 요건에서 제외했다.
태양광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하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패널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한화큐셀 등 관련 한국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0일을 맞은 3일 첫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입법 권력 집중에 대한 우려를 두고 “압도적 국회 다수 의석에 안 그래도 대통령 권한이 큰데 문제 아니냐(고 하는데) 이게 바로 국민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대야소는 우리 국민께서 선택하신 것인데 그걸 당신들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언제나 상황은 두 가지 중에 하나다. ‘여소야대’이거나 ‘야대여소‘이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냐”며 “드디어 야당이 또 다수 의석인 상태에서 집권한 게 처음이 아니냐. 이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맨날 있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정치는 또 상대적”이라며 “내년에 당장 또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잘못하면 또 심판당할 것이다.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은 지방선거라서 간접적인 중간 평가지만 3년 후에는 본격적인 중간 평가가 이루어진다”며 “여대야소 대통령, 민주당 이재명, 국회 민주당 다수는 안 되겠다 하면 그것도 국민이 결단하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 지지율과 관련해서는 “60%는 그렇게 높은 숫자는 아니다. 다른 대통령들 이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80%였다고 하고 또 어디는 지금 저보다 훨씬 높았던 것 같더라”라며 “좀 더 낮은 자세로 더 진지하게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견제 기능 악화,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무슨 대책이 있냐. 사실 여러분도 직접 경험해보셨지만 대통령이 제왕적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약간은 어폐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생·경제와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자유 주제 등으로 나눠 이 대통령과 기자들이 문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열린다. “기자들과 보다 가까이 소통하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연다”고 대통령실은 앞서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근로자가 알기 쉽게 새로 제작한 ‘도로 현장 맞춤형 안전관리 매뉴얼’을 4일부터 현장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새 매뉴얼은 도로 공사 현장에서 이뤄지는 단위 작업별로 서술한 게 특징이다. 이전에는 건설기술진흥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제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해, 근로자 관점에서 이해와 숙지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실제 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공사 현장의 위험 요소를 안내하고, 안전 대책을 삽화로 제시한 것도 개선된 점이다.
매뉴얼은 도로 신설·확장공사와 도로 유지·보수공사로 구분해 총 4권(관리자·근로자용 각 2종씩)으로 제작됐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참여하는 도로 신설·확장공사 현장 매뉴얼은 한국어 외에 중국어, 베트남어, 캄보디아어, 태국어 등 4개 외국어로도 제공된다.
모든 매뉴얼에는 QR코드가 삽입돼 휴대전화로 항목별 확인이 가능하다. 이우제 국토부 도로국장은 “현장 맞춤형 안전교육을 통해 도로 공사 참여자 중심의 안전 문화 정착을 유도하고 산업 재해를 예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채 상병 특검팀)이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다시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유 전 법무관리관과 박 전 조사본부장을 다시 출국금지 조치했다. 앞서 이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출국금지 된 바 있다. 특검팀은 공수처로부터 이들에 대한 사건을 넘겨 받고서 내용을 재검토 한 뒤 출국금지를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법무관리관은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다. 그는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기록을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기록에 혐의자, 혐의 내용, 죄명 등을 다 빼라’는 취지의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직무대리는 2023년 8월 국방부 검찰단이 경찰로부터 회수한 수사기록을 재검토해 해병대 수사단이 8명으로 특정한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인 최종 보고서를 내놓은 조사본부의 당시 책임자다. 그는 해병대 수사단의 혐의자를 축소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공수처에서 수사를 받았다.
채 상병 특검팀은 이들 외에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특검팀은 현역 군인이 아닌 주요 피의자들을 중심으로 선제적 출국금지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군인의 경우 출국에 앞서 부대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