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수도권 집중 불러”…4기 신도시 신규 건설 선 그어규제지역 추가 가능성…대통령실 “세금 카드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공급 대책과 관련, 4기 신도시 건설에 선을 긋고 기존 신도시 개발 속도전에 방점을 둔다는 방향성을 밝혔다. 최근 내놓은 고강도 주택대출 규제를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표현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지역 추가 지정 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3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부동산 공급 대책은 ‘기존 신도시 활용’으로 요약된다. 그는 “새로 자꾸 신도시 만들어 나가면 그게 또 수도권 집중 불러오지 않느냐(는) 말이 맞다”면서 “(새로운 신도시를) 추가로 만들지는 지방균형발전, 우리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 전략이라는 면에서 한번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 ‘4기 스마트 신도시’ 개발 구상을 언급한 적 있으나 공약집에 ‘4기 신도시’가 담기진 않았다. 그는 이날 수도권 추가 신도시 건설을 “목이 마르다고 해서 소금물을 계속 마시는 것”에 비유했다.
이에 향후 기존 신도시를 활용해 공급 속도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기존 계획된 신도시가 많이 남아 있다. 상당한 규모인데 공급이 실제로 안 되고 있다”며 “대신 속도를 빨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 대책도 꼭 신도시의 신규 택지만이 아니고 기존 택지들을 재활용하거나 기존 부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당장 3기 신도시 개발에 속도를 붙이는 것과 1기 신도시 재건축 등에서의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도 예상된다. 이전 정부가 발표한 서울 서리풀지구 등 신규 택지의 고밀도 개발과 공공기관·기업 등이 확보한 유휴부지 활용 등도 거론된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추가 신도시 개발 대신 기존 신도시 개발에 집중하면 수요의 집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정부가 토지 보상, 기반시설 확충, 용적률 상향 등을 빠르게 주도하면 기존 신도시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공급을 충분히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시장이 더 과열되면 지난달 27일 발표한 6억원 한도를 둔 주택담보대출 규제 외에 더 강력한 조치를 낼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투기적 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매우 교란하고 있다”며 “더 근본적인 수요 억제책도 지금 이것(대출 규제) 말고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만 적용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집값 상승폭이 큰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언급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고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이 높아진다.
한편 추가 규제책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나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를 건드리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자 대통령실에선 ‘세금 카드’는 아니라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적어도 세금을 통한 (부동산 가격) 통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통령) 말씀의 기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라면 사무관’ 000입니다.” “저는 ‘빵 서기관’ ㅁㅁㅁ입니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11월 정부는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9개 식품 품목에 물가 담당 서기관을 지명했습니다. 빵 담당은 누구, 아이스크림 담당은 누구라는 식으로 실명까지 공개했는데요. 정부 입장에서는 강력한 물가 관리 의지를 보여준다는 취지였지만,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상당했을 것 같습니다.
최근 가공식품 물가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장바구니에 가볍게 물건을 담다가 깜짝 놀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른바 ‘빵 서기관’ ‘라면 사무관’이 다시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물가 안정을 최우선 민생대책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당장 담당 공무원 실명제를 시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하반기에도 가공식품 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은 지난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습니다. 전달 1.9%에서 6월 2.2%로 올라섰죠. 그보다 눈길이 가는 건 가공식품 물가였습니다. 가공식품 물가가 1년 전보다 4.6% 올랐습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입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올 초 2%대에서 점차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전체 물가 상승률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첫 국무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 민생정책으로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들에게 ‘요즘 라면은 2000원이라는데 진짜냐’라고 묻기까지 했습니다. 대통령이 콕 찍어 언급한 라면 가격은 지난달 기준 1년 전보다 6.9% 올라 1년 9개월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라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기준 통계청이 집계하는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62개(86.3%)가 1년 전보다 가격을 올랐습니다. 오징어채(48.7%), 양념소스(21.3%), 초콜릿(20.4%), 차(20.7%) 등 20%가 넘게 오른 품목도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불법계엄 이후 정부 리더십 공백이 생긴 틈을 타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슬금슬금 올린 탓입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오른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물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물가 안정 효과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이미 수입관세를 깎아주는 할당관세 등 정책을 확대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할당관세 정책이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 체감효과는 낮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세를 낮추면 소비자가격까지 같이 낮아져야 하는데 ‘인하 폭’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결국 물가가 체감될 정도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앞서 말한 ‘물가관리실명제‘의 경우도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 보니 사무관급 담당자를 둬서 가격을 관리하도록 한 겁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만 한 것도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때도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가자 ‘배추 과장’ ‘무 과장’ 등 물가관리실명제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현 정부에서는 물가관리실명제까지 고려하진 않는다고 합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물가관리실명제’를 논의하고 있지 않다”면서 “현 정부 기조상 기업의 팔을 비트는 정책, 보여주기식 정책은 지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부는 일단 하반기에 가공식품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상반기에 가격을 올릴만한 기업은 다 올렸다는 겁니다. 또 연초 급등한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섰고, 팜유 등 원자재값도 내렸다는 것도 정부가 하반기 물가 안정을 점치는 이유입니다.
기대대로 되면 좋겠지만 하반기 물가 상승 요인이 없는 건 아닙니다. 일단 정부가 추진하는 13조원 규모의 전국민 소비쿠폰이 시중에 풀리면 물가 상승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재정이 빠듯한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를 깎아주는 할당관세를 지속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도 큽니다.
이때문에 기업들의 원가 구조를 들여다보는 보다 ‘완곡한’ 방식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원자잿값 인상분에 비해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측면도 있다. 물가 안정책은 기업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가격 결정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원자잿값이 내리면 가격도 내려가야 맞으니 원가 분석도 해보고 협의도 하면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분위기를 형성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을 그대로 두는 대신 중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등 ‘풍선 효과’가 나타날까 걱정도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고가의 제품군이 아닌 적어도 ‘먹거리’만큼은 걱정하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지난달 ‘12일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스라엘도 자국내 군사시설 5곳이 미사일에 피격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 연구진은 전쟁기간 수집한 인공위성 레이더 자료를 활용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폭격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리건 주립대 연구진은 지난달 13일 전쟁에 돌입해 같은달 25일 휴전하기까지 이스라엘내 군사시설 최소 5곳에 6발의 이란 미사일이 직격한 것으로 분석했다.
피해 시설 중에는 주요 공군기지와 정보수집센터, 군수기지 등도 있었다.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을 받은 이란은 12일 동안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약 400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금껏 이들 시설이 미사일에 맞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관련 질의를 받은 이스라엘군(IDF)은 군기지를 겨냥한 미사일의 격추비율이나 피해 정도와 관련해선 논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IDF 대변인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이번 작전 기간 모든 관련 부대가 기능적 연속성을 유지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군사시설 피해 등과 관련한 보도를 막는 검열법도 시행 중이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오리건 주립대 소속 전문가 코리 셰어는 앞으로 2주 안에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의 미사일 피해 현황을 보다 완전하게 분석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