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는 저출산과 지방소멸 위기 대응 등을 위해 하소동에 조성한 공공산후조리원을 오는 29일 개원한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충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운영되는 공공산후조리원이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 등 69억 원을 들여 건립한 공공산후조리원은 산모와 신생아가 함께 있을 수 있는 13개의 모자동실(다둥이실·장애인실·특실·일반실)과 신생아실, 수유실, 피부관리실 등을 갖추고 있다.
서울에서 다수의 산후조리원을 운영해 온 다나씨엠이 시설 운영을 맡는다.
원장을 포함해 21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24시간 밀착 관리할 예정이다.
공공산후조리원 이용료는 일반실 기준 2주 190만 원이다.
제천에 5개월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 중인 산모는 50% 감면된다.
자세한 문의는 제천시 보건소 모자건강팀(043-641-3204)으로 하면 된다.
제천시 관계자는 “공공산후조리원 개원을 계기로 지역 내 산모와 신생아가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라며 “출산 가정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오겜)의 대미를 장식하는 시즌 3가 최근 베일을 벗은 가운데 유통·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업계에서 협업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2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말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오겜 3>와 협업한 ‘춘식이 게임’을 선보였다. 춘식이 게임은 오픈채팅을 활용한 방 탈출 게임으로, 시즌 3의 ‘숨바꼭질’ 에피소드를 게임 속으로 가져왔다. 카카오의 지식재산권(IP)인 춘식이가 <오겜> 속 캐릭터를 따라 춘수(춘식+철수), 춘희(춘식+영희)로 변신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1일 기준 누적 참여자는 2만3000명을 넘길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게임업계도 <오겜>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넥슨은 1인칭 슈팅 게임 ‘서든 어택’ 출시 20주년을 기념해 <오겜> 세계관과 연결된 공간과 캐릭터, 아이템 등을 순차 출시한다고 밝혔다.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도 대표 게임 ‘포트나이트’에 <오겜> 테마의 신규 콘텐츠를 출시했다.
협업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역시 유통가다. 하이트진로는 <오겜> 캐릭터인 영희와 핑크가드, 철수 캐릭터를 라벨에 넣은 테라와 참이슬 특별 에디션을 선보였다. 편의점 GS25는 <오겜> 첫 시즌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달고나 쫀득 쿠키, 2미터 줄넘기 젤리 등 협업 제품을 내놓고 있다. 1020세대에게 인기인 셀프 포토 스튜디오 브랜드 인생네컷도 3일 <오겜 3> 테마 프레임을 전 세계 29개국 1000여개 매장에 동시 출시한다.
<오겜 3>는 공개 직후 평단·시청자의 혹평과 맞닥뜨렸다. 주연 배우 이정재가 최대주주인 아티스트스튜디오의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사한 협업 제품이 매 시즌 출시되면서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소비자 반응도 나온다. 지난 시즌 협업했다가 이번에 발을 뺀 업체나 브랜드가 적지 않다. 시즌 2 당시 ‘오겜 마케팅’에 나섰던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당시 매장에 외국인 고객이 많이 모이는 등 소비자 반응은 좋았다”면서도 “계속 신선함을 줘야 하는 업체 입장에선 새 시즌이 나온다고 해서 재탕, 삼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시리즈인 만큼 화제성만큼은 여전하다. <오겜 3>는 공개 3일 만에 총 시청 시간 3억6840만분을 기록했고 한국과 미국, 일본 등 넷플릭스 톱10을 집계하는 93개 국가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공개 첫주 모든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한 작품은 <오겜 3>가 넷플릭스 역사상 처음이다. 협업 마케팅에 나선 업체들이 기대하는 것도 이 화제성이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오겜>과의 협업에 비례해 매출이 늘지는 않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 확보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김애란(45)이 신작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로 돌아왔다. ‘돈과 이웃’을 소재로 그 사이에서 오는 계급적 긴장을 문학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눈에 띈다. 동시대의 사회적 단면을 담아내는 단편의 매력을 한껏 품은 작품들을 읽다 보면, 이번 책의 해설에서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왜 “나는 김애란이 오랫동안 사회학자였고 이제야말로 유감없이 그렇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는지 이해가 간다.
<바깥은 여름>이후 8년 만에 소설집을 낸 작가를 지난 1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해 장편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냈지만, 단편의 매력은 또 다르다. 그는 “한국 사회는 변화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보니, 이를 포착해서 담아내는 것에는 단편의 속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장편이 어떤 막의 틈 사이로 몸을 밀고 들어가 육체적으로 경험하는 느낌이라면, 단편은 그 틈으로 무언가를 목도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가 목도한 한국 사회의 현실이 소설의 첫 작품 ‘홈 파티’에서 부터 펼쳐진다. 지인의 최고경영자 과정 동기 모임에 참석한 40대 연극배우 이연의 이야기다. 조용한 대단지 아파트, 집주인의 취향이 돋보이는 집으로 초대받은 주인공은 그곳에서 자신과 ‘그들’을 가르는 미묘한 경계를 느낀다.
‘홈 파티’가 은근하게 그어진 계급의 선을 통해 독자에게 알 수 없는 긴장을 선사한다면 ‘좋은 이웃’은 좀 더 직접적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기 전 아파트를 사지 못해 전세로 살며 곧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 중년 여성 주희가 주인공이다.
“젊은 시절, 나는 ‘사람’을 지키고 싶었는데 요즘은 자꾸 ‘재산’을 지키고 싶어집니다”라는 주희의 독백은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좋은 이웃’은 2021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발표됐다. 실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던 시기와 겹친다. 작품은 이듬해 오영수문학상을 받았다.
작가는 “사후적으로 돌아보면 사회적인 소설들을 많이 썼지만, 적극적인 사회파 작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사회 문제에 둔감하지 않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동료 문인들과 팽목항을 직접 찾았고, 2019년 낸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글을 실었다. 지난해 12·3 불법 계엄 이후엔 광장을 찾아 익명의 시민으로 연대하기도 했다. 한강 작가 등이 참여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촉구 한 줄 성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알아야 속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사회적인 사건들의 현장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좋은 이웃’의 말미에는 조세희 작가가 1978년 발표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한 대목이 실렸다. 책은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소외된 하층민의 고통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풀어내며 한국의 산업화 시기를 다룬 명작으로 꼽힌다. 작가는 “한국 근현대 문학의 역사를 의식하며 쓰고 싶었다. 집, 거주, 이주, 혹은 계층의 문제는 선배 세대 작가들이 꾸준히 써온 소재다. 그 역사 안에서 지금은 어떻게 다르게 쓸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작품에 “가장 가깝게 영향을 준 자료들은 동시대의 풍경과 신문”이라고 했다. 작가는 “신문에는 동시대의 일들이 매일 전해진다. 사건뿐 아니라 언어에도 관심이 많은데, ‘영끌’이라는 단어를 접하고는 ‘영혼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쓴 적이 있나’ 싶었다”며 “‘이제 우리에게 영혼이라는 것은 이렇게 되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말의 감수성으로 기사를 읽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설 안에서 현실의 욕망과 고민들은 순간의 사건에 그치지 않고 삶을 대하는 태도로까지 확장된다. 작가는 “지난 몇 년은 특히 모두가 굉장한 돈이나 이익에 몰두했던 시기다. 경제적인 상황은 삶의 기본적인 필요기 때문에 그것 자체를 가치판단하는 것은 아니”라며 “자기 보존의 욕구가 만연한 사회에서, 어느 순간 이웃의 생명이나 안전을 놓고 저울질해야 하는 순간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그것을 보려고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의 시선은 어디로 향할까. 작가는 “돌봄이나 노화, 질병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 같다”며 “심리적 불안을 다루기에도 적합하기 때문에 서스펜스나 장르적 성격을 가진 작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