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오는 12일부터 대중교통 운행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내버스 4개 노선을 조정해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노선 조정 대상은 201·273·991·272번 시내버스다.
201번 노선은 현재 정부세종청사 북측~세종충남대학병원~어진중학교, 273번 노선은 누리동~세종시립도서관~나릿재마을~시청~공동캠퍼스를 경유하고 있다. 두 노선은 중앙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전용차로로 인해 어진교차로에서 유턴할 수 없어 이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돼왔다.
시는 201번을 어진동 방향으로 우회하고 273번은 중소벤처기업부를 경유하도록 조정해 유턴 구간을 제거했다.
991번 노선은 소정면 대곡리에서 국책연구단지까지 1번 국도를 경유하는 지역 최장거리 노선이다.
시는 운수 종사자의 피로도 등을 고려해 991번 우회 구간을 최소화하고 남세종로 대신 한누리대로를 경유해 운행시간을 10분가량 단축시켰다.
272번 노선은 3·4생활권 출퇴근 탑승객의 수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달빛로(아름동~종촌동)와 다정중앙로(다정동~새롬동)를 따라 주요 거주지를 경유하도록 조정했다. 이를 통해 1·2생활권과 3·4생활권 수변상가, 주요 기관과의 접근성을 높여 출퇴근 탑승 수요를 만족시킬 계획이다.
시는 시민들의 편의성 확보를 위해 201번 막차시간을 기존 오후 10시30분에서 11시로 연장했고 275번 배차 간격을 30분에서 25분으로 줄이는 등 노선 운행 시간표도 조정했다.
변경된 노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시 누리집(sejong.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무역 협상 시한을 앞두고, 포괄적 합의가 체결되는 즉시 주요 품목에 대한 ‘선제적 관세 면제’를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회원국 간 이견으로 인해 내부 조율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EU의 협상안에는 미국의 기본 10% 관세를 유지하되 특정 산업에 대한 관세 감면과 ‘선제적 면제 조치’가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영국·미국 간 합의처럼 포괄적 무역 협상 체결 이후에도 자동차·철강 등 일부 품목에 대해 즉각적인 관세 면제 조치를 적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EU의 무역정책은 집행위원회가 전권을 쥐고 있으나 대외 협상 시에는 27개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관례다. 복수의 회원국들은 “이 같은 관세 면제 조치 없이는 어떤 형태의 합의도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집행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EU 회원국 대사들이 전날 비공개회의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에게 더욱 단호한 협상 자세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3일 미국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각각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사실상 협상 시한 종료 전 마지막 대면 협상으로 양측은 미국 측이 제시한 2페이지 분량의 ‘원칙적 합의안(agreement in principle)’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0시(미국 동부시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EU에 대한 관세를 현재 10%에서 최대 5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EU는 현재 몇 가지 협상 시나리오를 설정해 대응하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협상이 완전히 결렬돼 미국이 10% 기본관세를 50%로 인상하고 의약품·반도체 등 다른 품목에도 고율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것이다. 차선책은 올여름까지 협상을 이어가되 기존 관세 체계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포괄적인 합의를 통해 관세 협상뿐 아니라 중국 산업 보조금에 대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4월부터 본격화된 협상 국면에서 회원국 간 이견이 집행위의 협상력을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EU가 준비 중인 보복조치에 대한 견해차가 크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속한 합의가 더 낫다고 판단해 유연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의 10% 관세는 우리에겐 큰 타격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반면 프랑스는 10% 기본관세 유지 등 불균형한 조건은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유럽 관광도시들은 오랜만에 숨을 돌렸다. 피렌체 골목길과 베네치아 운하, 바르셀로나 해변에서 현지인들은 한동안 사라졌던 평온을 되찾았다. 하지만 국경이 재개방되자 전 세계 관광객이 다시 유럽으로 몰려들었다.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이 유럽 도시들을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 과잉관광은 단순히 관광객 증가의 문제가 아니다. 관광객 유입으로 인해 도시 환경이 파괴되고 주거비가 급등하며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베네치아는 과잉관광의 대표 사례다. 연간 25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오지만 상주인구는 5만명에 불과하다. 매일 크루즈선을 통해 베네치아로 들어온 관광객 수천명이 운하를 오염시키고, 배들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파동은 수백년 된 건물들을 침식시킨다. 이에 베네치아는 올해부터 크루즈선의 도심 정박을 금지하고, 당일 방문객에게 5~10유로의 입장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다.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 임대 숙소가 급증하면서 임대료가 치솟아 이를 견디지 못한 시민들이 도심에서 밀려나고 있다.
올해 들어 유럽 남부 주요 도시에서 과잉관광에 대한 시민 불만이 극에 달해 시위와 사회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지난 15일 약 1000명의 시위대가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관광이 우리 도시를 빼앗아간다”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일부 시민은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쏘았고, 호스텔 앞에서는 몸싸움과 연막탄 투척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4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남유럽 반관광화 네트워크’ 워크숍 이후 시민들의 더욱 고조된 반관광 정서를 보여준다. 시민단체 ‘덜한 관광, 더 나은 삶’은 “과잉관광이 주거위기를 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제노바에서는 여행용 가방을 끌며 소음을 내는 ‘소란 행진’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시민들이 5성급 호텔 부지를 점거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러한 흐름은 시민들의 단순한 감정적 대응, 불만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시민단체 연합체인 ‘관광 축소를 위한 지역회의’는 과잉관광이라는 용어 자체가 문제를 축소해 단순히 ‘방문객 과다 상황’으로 보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도시들의 관광업 의존 경제 구조가 임대료 상승, 주택 부족, 불안정 노동, 환경 파괴를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유럽 각국과 도시들은 과잉관광에 대응해 관광세 강화, 단기 임대 전면 금지, 크루즈선 입항 제한, 해변 비치체어 철거 등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대응은 단순한 ‘관광객 흐름 관리’에 머물 뿐, 도시를 잠식한 자본 중심의 시장 모델과 사회·환경적 불평등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제 관광은 관광객들에게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환경을 고려한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한다. 우리가 어디를 가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가느냐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우리 모두가 잠재적인 ‘과잉관광의 주체’라는 점을 기억하고, 도시를 관광객이 아닌 주민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되돌리는 노력에 더 이상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