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고액의 술접대를 받아 벌금형을 선고받은 검사가 재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2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파기환송심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나의엽 전 검사가 기한 내 재상고하지 않았다. 나 전 검사에게 접대해 각 벌금 10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받은 이모 변호사와 김 전 회장도 재상고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27일 형이 확정됐다.
사건의 쟁점은 검사들이 사건 관계자인 접대받은 술값이 청탁금지법의 처벌 기준인 100만원을 넘는지였다. 김 전 회장은 5명분의 술값으로 581만원을 냈는데, 검찰은 먼저 일어난 두 검사와 끝까지 있었던 나 전 검사가 받은 향응액을 다르게 계산해 나 전 검사만 기소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나 전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뒤늦게 자리에 합류한 김정훈 전 청와대 행정관도 술자리 인원에 포함해야 하므로, 581만원을 6명분으로 나누면 1인당 향응액이 100만원 미만이라는 나 전 검사 측 입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술자리는 김 전 회장이 3명의 검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고, 김 전 청와대 행정관은 우연히 자리를 같이하게 된 것에 불과하다”며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 재판부는 “환송 취지에 따라서 계산하면 피고인 향응액을 101만9166원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나 전 검사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9일 나 전 검사에게 정직 1개월에 349만원의 징계 부과금을 내렸고, 나 전 검사는 사직했다. 나 전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검사로서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이미 사직을 결심했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이제야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 첫 경찰 고위급 인사로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을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 자리에 모두 ‘수사통’이 임명됐다. 경찰 내에선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개혁에 대비한 수사역량 강화”라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반면 상대적으로 선배기수들을 등용하면서 정년이 얼마남지 않은 이들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 내에선 지난달 30일 임명된 유재성 경찰청 차장 겸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 등을 놓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경찰청장이 직무정지된 상태에서 경찰청의 ‘투톱’에 모두 수사 전문가가 임명된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정년을 앞둔 선배급 인사라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온다.
우선 유 직무대행은 직전까지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을 지냈다. 경찰청 수사기획과장, 사이버수사국장도 맡았다. 내부에선 ‘인품이 훌륭하다’거나 ‘일 처리가 꼼꼼하다’는 호평을 받아왔지만, 이번 고위급 승진 인사에 포함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들이 많다. ‘수사통’은 고위급 승진에서 소외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통상 수사보다는 경비·정보·기획 업무에 능통한 인사들이 청장직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보면 유 직무대행의 발탁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검찰개혁 국면도 있고 국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범죄 대응과 수사에 더 집중하게 하려는 것 아니겠냐”며 “형사국장을 맡다가 경찰청장 대행으로 간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박 본부장도 수사통으로 꼽힌다.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으로 2019년 ‘버닝썬 게이트’ 사건 수사를 총괄한 것이 대표적이다. 내부에서도 ‘고위급 인사 중 정통 수사파’라고 평가한다.
박 본부장 취임도 검찰개혁 국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 본부장은 전날 취임식에서 “수사·기소 분리라는 시대적 요구를 더 미룰 수 없다”며 “경찰 수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 첫 경찰 고위급 인사 대상자가 기존 인사들보다 나이와 기수가 올라갔다는 점에서 변화와 개혁보다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도 있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조직의 안정을 위해 경험 많은 고참급 인사를 발탁했다는 것이다. 1966년생인 두 사람은 경찰에 재직할 수 있는 ‘연령 정년’(61세)이 1년여가량 밖에 남지 않아 내년에 정년 퇴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박 본부장은 국가수사본부장 법정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 직무대행과 박 본부장은 1989년 임용된 경찰대 5기로 ‘기수 역주행’ 사례이기도 하다. 직무가 정지된 현직 조지호 경찰청장은 경찰대 6기(1968년생)이고, 전임인 윤희근 전 청장은 경찰대 7기(1968년생)다. 박 본부장의 전임인 우종수 전 본부장(1968년생)은 1999년 경정 특채로 임용됐고, 2023년 퇴임한 초대 남구준 전 본부장(1967년생)은 동기인 경찰대 5기다.
한 경찰 총경급 간부는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이 쉽지 않은데, 경찰 지휘부의 나이나 기수는 거꾸로 높아지는 것은 우려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해외 인플루언서를 동원한 국가 이미지 관리에 나섰다. 자국에선 차단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역이용해 대중국 인식을 반전시킨다는 공공외교 전략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르몽드 보도에 따르면 중국청년보 등 중국 관영 매체는 최근 ‘중국-글로벌 청년 인플루언서 교류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짜 중국’을 세계에 알릴 구독자 수 30만명 이상의 청년 인플루언서를 모집하고 있다. 지원 자격은 만 18~35세의 미국 거주자로 유튜브, 틱톡, 엑스, 인스타그램에서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여야 한다.
최종 선발자는 7월 중 10일간 베이징, 상하이, 선전, 쑤저우, 한단 등 5개 도시를 방문한다. 방문 일정에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허브 시찰과 함께 샤오홍슈·비야디(BYD) 본사 견학, 태극권 등 전통문화 체험, 만리장성 라이브 방송이 포함된다. 체류 경비는 중국 측이 전액 부담한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강압적인 방식의 ‘전랑(늑대전사) 외교’로 인해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이 공공외교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최근 외국 인플루언서의 중국 방문기가 주목받은 것도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13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20세 미국 유튜버 대런 왓킨스 주니어는 지난 3~4월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서 현지인과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중국 가요를 부르거나 춤을 추고 소림사에서 무술을 배우면서 중국 문화에 감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총격 테러를 당하기도 한 반중 인사로 꼽혀온 대만 유튜버 천즈한도 중국 여행 영상을 공개했다.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인플루언서들과 이미지 개선을 꾀하는 중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이 같은 중국 우호적 콘텐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