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들이 25일 6·25 전쟁 제75주년 행사에 참석한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6·25 전쟁 제75주년 행사에 참석해 참전 유공자들을 만난다.
김 직무대행은 이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순직 해병대원인 채 상병 묘역을 찾아 참배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5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본회의에서 ‘채 해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등 3대 특검법 처리를 주도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대전에서 거행되는 6·25 전쟁 제75주년 행사에 참석한다. 행사 참석 전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면담을 갖는다.
김 위원장은 충남으로 이동해서 모덕사를 참배하고 금강홍수통제소를 방문한다. 이후 세종과 충남에서 각각 최민호 세종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를 예방한다.
앞서 ‘5대 개혁안’을 제안한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제주를 시작으로 인천·강원·울산 등을 돌며 지역 민심을 듣고, 당 소속 지자체장들과 만나 당 개혁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12·3 불법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 때문에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시민들이 제기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의 결론이 다음달 25일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27일 시민 105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피고 측인 윤 전 대통령 쪽에선 아무도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시민들의 위자료 소송은 소권 남용이라 응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측은 계엄으로 인한 피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25일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원고나 피고 쪽에서 필요하다면 변론 재개를 신청할 수도 있다”며 양측 요청이 있으면 수용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소송의 원고인 ‘윤석열 내란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소송 준비모임’은 지난해 12월10일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정신적 손해에 따른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은 불법계엄으로 시민들이 느낀 정신적 피해를 윤 전 대통령이 배상해야 한다며 1인당 10만원을 청구했다.
이번 소송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국회 측 대리인단에 합류했던 이금규 변호사가 기획했다. 원고 105명은 윤 전 대통령의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을 규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변호사는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과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채해병 특검팀’에 특검보로 합류해 대리인단에서 사임했다.
원고를 대리하는 김정호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소송의 목적은 돈이 아니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라고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상징적인 소송”이라며 “법원이 권리 구제를 위해서 전향적 판결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서도 시민들이 유사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사례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당시 사건은 개인적 비위 행위라는 측면이 강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행위는 위법을 넘어 위헌적인 사안”이라며 윤 전 대통령의 불법 행위가 더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2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발령한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일 뿐 아니라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점을 들어 “(박 전 대통령 때보다) 권리 구제를 폭넓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에서 윤 전 대통령은 원고 측을 상대로 “소송비용을 미리 보전해달라”는 담보 신청을 내기도 했다. 무리한 소송을 당했을 때 원고에게 소송비용 일부를 미리 담보로 제공하라고 요구하는 절차인데, 재판부는 지난 10일 이를 기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윤석열 정부 유일한 총리인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해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 전 총리의 총리직 수행에 대한 평가를 한마디로 해달라’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박 의원은 “한 전 총리는 직위에 걸맞은 책임감과 품위가 없었다”며 “민생이 망가지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했고 또 불법 비상계엄 등 수많은 잘못이 있는데도 제대로 고개를 숙이거나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김 후보자 의견을 물었다.
김 후보자는 “우리 국운이 걸려있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두고 책임을 다해야 될 입장에서의 책임보다는 개인적인 정치 행보에 주력했던 것을 저는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가 한·미 관세 협상이 본격화한 지난 4월 대통령 권한대행직에서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 사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한 전 총리는 내란의 위중한 시기에 대법관,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고, 하지 말았어야 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2명을 직무(권한)대행의 권한으로 임명하겠다고 했다가 헌재의 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과 대통령을 대행하는 상태에서 직무(권한)대행에 가장 큰 의무는 헌법의 준수”라며 “헌법을 과연 준수했는가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들의 평가가 계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낭독한 취임 선서문 그대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자기를 지지한 일부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든 국민과 소통하고 통합하고 섬기는 대통령, 분열의 정치를 끝내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당연한 말인데 참으로 와닿는다. 지난 정부에서 무시되고 잊혔던 까닭이다. 민생경제도 시급하지만, 국민통합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국가적 과제가 아닌 적이 없었지만, 상황은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여전히 탄핵당한 전직 대통령, 민주주의를 파괴한 내란 범죄자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면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무리도 있다.
정치적 분열과 감정적 반목, 혐오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갈등이 복합적이고 다층적이라서 갈등 공화국이라 불릴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국민 모두를 바라보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자기편만 끌어안고 챙겼던 소통령(小統領)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구치소에서 풀려날 때나 파면당해 관저를 빠져나올 때도 그랬다. 내란 재판에 출석할 때 대국민 사과나 발언 한마디쯤 기대했는데, 자신을 연호하는 지지자 좀 쳐다보겠다며 기자를 밀치는 장면을 보는 순간 그가 한때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던 자였었나 의문이 들 정도였다. 야당과 야당 대표를 정치적 협상과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도 않고, 여당과 극우 유튜버의 목소리만 듣고 지내다 이렇게 된 것이다. 입에 발린 소리만 하며 감싸는 그들을 보고 있으면 정치를 잘하는 줄 착각한다. 비판하고 쓴소리하면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을 찍는다. 감시자와 비판자는 국민으로 여기지 않으니, 국민주권은 사라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했다.
정치는 통합이다. 그러려면 소통이 우선이다. 다양한 경험은 관심을 기울이게 하고, 소통을 가능하게 만든다. 국가에는 정부, 정치권, 민간 사회, 시민단체, 시장 등 정치 주체와 행위가 다양하다. 갖가지 이력과 경험을 두루 갖추고 소통의 자세로 임한다면 상충하는 이해와 이익을 잘 조율해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시장과 도지사로 행정을 경험했고,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도 해봤다. 가난도 체험하고, 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해봐서 사회적 취약계층을 잘 이해한다. 법조계도 경험했다. 전직 대통령이 즐겨 쓰던 ‘나도 한때’, ‘내가 검사를 해봐서 아는데’는 소통의 화법이 아니다. 내가 잘 아니까 판단해서 결정하겠으니 입 다물라는 말이다. 알량한 경험이 만든 오만과 불통은 독재로 가는 지름길이다.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늘 보여준 이 대통령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급속한 변화의 시대에 과거 경험은 그저 참고 사항일 뿐이며 구석구석 관심을 기울여서 보고 듣는 데 활용할 것이다.
소통을 내세우며 다스릴 생각을 경계해야 할 곳이 있다. 독립성이 보장되고 중립성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과 권력분립 원칙에 충실해야 할 당정 관계다. 사법부, 조직과 명칭이 변경될 검찰·경찰, 공수처, 감사원 등 권력 감시기관과는 멀어져야 한다. 민정수석을 검찰 출신으로 임명해 소통 창구로 여겨서도 안 된다. 자기 사람, 호위무사 같은 인물을 앉혀서도 안 된다. 검찰·감사원을 향해 정권수호대가 되지 말라고 공개 경고해야 한다. 야당과는 소통해야 하지만, 여당과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가 좋다. 당정이 한 몸이 되면 대통령은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 권력이 된다. 멀리할 것은 거리를 두면서, 소통·통합하는 모두의 대통령이 된다면 빨강과 파랑이 섞인 화합의 대한민국이 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