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신속진행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충돌에 미국이 개입하면 보복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미군이 카타르 기지에 있던 군용기 수십 대를 이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AFP통신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상업 위성 업체 플래닛랩스 PBC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 5일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의 활주로에 C-130 허큘리스 수송기와 정찰기를 포함해 약 40대의 군용기가 주기돼 있었지만 19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는 3대만 포착됐다고 전했다.
AFP는 이들 군용기가 격납고나 역내 다른 기지들로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군 중장 출신인 마크 슈워츠 랜드연구소 국방연구원은 이란과의 근접성을 고려할 때 알우데이드 기지의 인력과 항공기, 시설은 미군의 개입 시 예상되는 이란의 보복 공격에 “극히 취약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에서 복무한 전력이 있는 슈워츠 연구원은 폭탄의 파편만 맞아도 항공기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이번 조치는) 미 병력에 가해지는 위험을 줄이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지원하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도록 미사일 등 군사 장비를 사정거리 내에 배치해둔 상태다. 이에 미국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의 미군 기지 경계 태세를 격상하고, 현지 미국인들에게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카타르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알우데이드 기지에 대한 접근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미 해군 제5함대 소속 함정 일부도 바레인 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지는 등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한 미군 자산의 이동 배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AFP는 항공기 추적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15∼18일 사이 최소 27대의 군용 재급유기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했으며 이들 가운데 2대만 미국으로 되돌아가고 나머지 25대는 유럽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2일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자 긴급회의를 열고 한국 경제가 받을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금융시장이 출렁였지만, 에너지 수급이나 해운·물류 분야에서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앞으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대응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이날 ‘중동 사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으며 향후 이란의 대응 양상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현재까지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다소 확대됐으나, 아직까지 국내 에너지 비축·수급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해운·물류에서도 중동 인근의 우리 선박(31척)이 안전 운항을 지속하는 등 특이사항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사태 전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만큼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중심으로 중동 현지상황과 금융·에너지·수출입·해운물류 등 부문별 동향을 24시간 점검하기로 했다. 정부는 금융시장이 우리 경제 기초체력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면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하하기로 했다. 에너지 수급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출입·물류 영향 최소화를 위해 중동지역 수출 피해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전용 선복(선박 내 화물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물류 경색 우려가 커지면 임시선박 투입 등 추가적인 지원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각 기관이 모두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중동 사태 동향과 금융·실물경제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특이동향이 생기면 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기재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