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온라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초강력 폭탄 벙커버스터로 직접 이란 핵시설을 타격할지에 대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언제든 행동을 개시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이란을 압박하면서, 미국의 참전이 가져올 득실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군은 이란 공격 준비를 완료한 채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명령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는 싸움을 추구하지 않지만, 그것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 사이에서의 선택이라면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란 정권이 무너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란에 대한 내 인내심은) 이미 바닥났다”며 “이란에 ‘최후의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어떤 것도 너무 늦은 일은 없다”며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전쟁은 많은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마지막 1초 전에 최종 결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지 지켜보겠다며 최종 명령은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압박하며 최후통첩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이스라엘은 공격의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이란 아라크 중수로 핵시설을 공습했다. 다만 해당 시설은 이미 비워진 상태여서 다행히 방사성 물질은 누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도 이스라엘을 향해 20기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격을 가했다. AFP통신은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지에서 격렬한 폭발음이 들렸으며, 미사일 중 일부는 이스라엘 남부의 대형 병원을 파괴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병원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벙커버스터와 협상 테이블 사이의 갈림길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며칠 내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군사적 개입에 나선다면 이번 주말에 공격이 단행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후통첩까지 날린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망설이고 있는 것은 공격을 개시할 경우 미국이 치러야 할 대가가 막대한 상황임에도, 벙커버스터로 포르도 핵 시설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국방부 일각에서 벙커버스터로는 역부족이고, 전술 핵무기만이 포르도 핵 시설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전술핵 사용을 고려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포르도 핵 시설을 완전히 파괴한다는 보장이 있는 경우에만 공격을 개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이란은 미군이 공격할 경우 “필요한 표적이 있는 모든 곳에서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군뿐 아니라 미국 민간인을 향한 테러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유럽외교협회(ECFR)의 엘리 게란마예는 “미국의 이란 공격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남은 임기를 이란과의 전쟁에 소모하게 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그러나 이란이 전례 없이 취약해진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란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다시 없을 기회를 놓쳤다는 비난을 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이란이 오히려 핵무기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이었던 게리 새모어는 “포르도 핵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채 이번 갈등이 봉합된다면, 이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문제는 이 중요한 결정이 행정부 차원에서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한 사람의 결심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점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사항들을 공개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며 “어떤 증거들을 평가해 결정을 내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