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중국 과학계가 지구 주변을 떠다니는 인공위성을 기지국처럼 이용해 지상 어디에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데이터 전송에 전파가 아니라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보다 전송 속도가 5배나 높아 상용화한다면 관련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베이징 우정통신대와 중국과학원 소속 연구진은 고도 약 3만6000㎞를 도는 정지궤도 위성에서 지상을 향해 초당 1GB(기가바이트)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타 옵티카 시니카’에 실렸다.
초당 1GB는 2시간짜리 고화질 영화를 단 5초 만에 보낼 수 있는 속도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위성 기반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지국 역할을 하는 인공위성을 지구 주변에 띄워 지표면 어디에서나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각종 통신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연구진이 초당 1GB라는 초고속 데이터 전송에 성공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데이터를 보내는 도구로 레이저를 썼기 때문이다. 현재 다른 위성들은 전파를 사용한다.
레이저는 ‘대역폭’이 전파보다 크다. 전파에 비해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데이터가 많다는 뜻이다. 전파가 작은 컵이라면 레이저는 커다란 바가지다. 컵보다는 바가지로 한 번에 퍼낼 수 있는 물의 양이 많은 것처럼 같은 시간에 옮길 수 있는 데이터 분량도 전파보다는 레이저가 많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같은 시간에 더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누리는 것이다.
레이저를 사용하는 연구진 기술이 상용화하면 관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기업 스페이스X가 2019년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해 우주 기반 인터넷망을 선점했지만, 전파를 사용하는 한계가 있어서다. 연구진이 고안한 레이저 기반 기술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스타링크보다 5배나 빠르다. 향후 우주 인터넷망 시장의 판도가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레이저를 지금까지 우주 인터넷망 용도로 사용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비가 오거나 구름이 끼면 데이터 전송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왜곡된 레이저의 선명도를 높이고 흩어진 레이저를 보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은 레이저를 이용할 때 나타나는 데이터 전송 오류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7일 오후 10시쯤, 대만전력의 실시간 전력 생산량에서 원자력(핵)발전 비중이 완전히 0%가 된 순간은 역사적 이정표다. 타이베이시 대만전력 본사 앞에 아시아 각국의 반핵활동가들이 모여 대만의 ‘비핵가원(非核家園, 핵 없는 고향)’ 결단을 함께 기념했다. 그들은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언젠가 자신의 나라도, 그리고 전 세계가 대만처럼 탈핵의 길을 걷기를 바란다는 마음이었다. 대만은 2000년대 초반 제4핵발전소 종결을 선언한 이후, 다양한 논란과 반대를 견뎌내며 결국 아시아 최초의 탈핵국가로 우뚝 섰다. 그러나 원전이 모두 가동을 멈춘 지금도, 원전 ‘좀비’를 다시 깨우려는 움직임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제 대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원전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원전이 사라진 자리를 온전히 재생에너지로 메우는 데 대한 기대와 지지가 아닐까.
미래를 본다면, 탈핵부터
아시아 최초의 탈핵 국가인 대만은 부족한 기반 기술에도 아시아의 해상풍력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이며 에너지 집약산업인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TSMC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중적 위상은 대만의 에너지 전환이 단순한 탈핵을 넘어 산업경쟁력과 미래성장 동력까지 아우르는 전략임을 보여준다.
최근 원전 기술 보유국들은 기후 위기 및 AI 기술 대응을 명분으로 핵에너지 회귀를 외치고 있다. 핵발전은 안전성 문제, 사용후연료 처리의 불확실성 외에도 재생에너지 투자 저해, 유연한 전력망 구축 지연 등 근본적 한계를 지닌다. 안전성 강화를 위한 기술 진보는 비용을 증가시키고, 중앙집중형 핵발전은 재생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분산형 시스템 도입을 늦춘다. 핵발전을 점점 더 빨리 저렴해지는 재생에너지를 등지고, 굳이 갈수록 비싸지는 에너지원을 일부러 쓰는 일이다. 기후 위기 시대의 에너지라고 하기엔 핵발전은 기후 위기로 인한 자연재해에 치명적이며, 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는 해양을 덥힌다. 대만의 탈핵 성공은 이러한 장애물을 넘어 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재생에너지로의 명확한 청사진
대만은 탈핵과 함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올해 말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태양광 발전을 20GW, 해상풍력 발전을 5.7GW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대만은 지역별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한다. 일조량이 많은 남부에는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고, 얕은 수심의 대만 서부 해안을 중심으로는 풍력발전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재생에너지 산업기반이 부족함에도 ‘미래의 시장’이라고 판단해 단계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관련 기술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었다. 그 결과 신흥 해상풍력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재생에너지 시장을 구축해 해외 기업과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국가적 산업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TSMC와 PSMC 등 대표적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도 대규모 해상풍력 및 태양광 단지를 따라 지역별 지부와 공장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지방의 일자리와 경제를 창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마주한 과제
에너지 다소비 산업 중심의 대만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공급 안정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와 스마트그리드 구축, 가스·수력 발전 활용, 수요반응(DR) 프로그램 등 종합적 접근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열린 NNAF(반핵아시아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대만 재생에너지 진흥연합(Taiwan Renewable Energy Alliance)은 “전력 다소비 기업의 책임 강화” 슬로건 아래 단계별로 구체화한 재생에너지 입법 과정을 발표했다. 연합은 시민들의 재인식 교육, 전력 공급이 어려운 원주민 거주 지역에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하는 기업 자선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업과 시민이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주체가 아니라 에너지원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입법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대만이 앞장서고,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길
대만의 탈핵은 단순한 에너지 전환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다. 핵발전의 위험과 폐해를 희석하려는 시도가 있었음에도, 대만의 결단과 실행력은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결론적으로 대만의 탈핵은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지역사회를 배려한 장기적인 전략, 그리고 시민 참여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성과다. 탈핵을 시작으로 한 대만의 에너지 전환 행보를 주목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이 함께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