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와 회의하고 있는데, 대통령님이 도끼로라도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끄집어내래. 전기라도 끊을 수 없냐.”지난해 12월4일 오전 12시50분쯤, 이상현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준장)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군사상황’인 줄로만 알고 국회에 출동한 이 준장은 ‘대통령님’이란 단어가 나오자 상황을 다시 돌이켜봤다. 길거리의 시민을 보고서야 정신이 들었다. “이건 소요사태가 아니고, 도발도 아니고, 우리(군인)가 잘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신이 바짝 들었습니다.”그로부터 반 년이 넘은 지난 9일, 이 준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6차 공판 증인으로 나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준장 기억의 왜곡 가능성을 물고 늘어졌다. 그때마다 이 전 준장은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들은 말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반복해 말했다. “전기라도 끊을 수 없냐”고 하기 전 곽 전 사령관이 2~3초 머뭇거렸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