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인한 계약 해지 고객의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또 전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달 통신 요금을 50% 할인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침해사고 발생 전(4월18일 24시 기준) 약정 고객 중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 및 7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한다”고 4일 밝혔다.
위약금은 약정 기간 내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제공 받은 할인 혜택의 전부 혹은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이다. 단말 지원금 반환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반환금이 해당된다.
단말기 자체를 할부로 구매한 대금인 단말기 할부금은 통신 서비스 약정과 별개의 구매 계약이다. 단말기 할부금은 위약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약금 면제는 납부한 위약금을 신청하면 환급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15일부터 신청을 받고, 신청 후 일주일 이내에 환급해준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전 고객의 8월 통신 요금을 50% 할인하고 연말까지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로 제공한다. 통신요금 할인은 알뜰폰 고객 대상으로도 진행되는데,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와 협의해 지원할 예정이다.
SKT는 고객 안심 패키지, 정보보호 혁신안, 고객 감사 패키지, 약정고객 해지 위약금 면제를 포함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의 상세 내용을 문자 메시지와 별도 안내 페이지를 통해 전 고객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리고,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헤어진 여자친구 집에 무단 침입해 둔기로 폭행하고 성폭행을 저지른 3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2부(김성환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10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경남 창원시내 30대 피해자 B씨 집에 침입해 둔기로 폭행하고 성폭행한 뒤 감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몇 달 전 ‘바람을 피운다’며 B씨 옆집으로 이사하는 등 집착했다. 4개월가량 사귄 두 사람은 이 같은 이유로 헤어졌다.
하지만 A씨는 커플티를 준비하며 다시 만나자고 B씨에게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범행을 결심했다. A씨는 훔쳐보고 외워둔 B씨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 뒤 “너는 죽어야 한다”며 둔기로 마구 폭행한 뒤 성폭행했다. 이후 B씨를 화장실에 가둬 밖으로 나올 수 없게 한 뒤 자해했다.
얼굴을 집중으로 맞은 B씨는 두개골 및 안면골의 골절, 좌측 청력을 영구적으로 손실하는 장애를 입게 됐다. B씨는 자해한 A씨가 의식이 희미해진 사이 문고리를 필사적으로 조작해 탈출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결과 또한 참혹하다”며 “A씨가 B씨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감금하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소설가 김애란(45)이 신작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로 돌아왔다. ‘돈과 이웃’을 소재로 그 사이에서 오는 계급적 긴장을 문학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눈에 띈다. 동시대의 사회적 단면을 담아내는 단편의 매력을 한껏 품은 작품들을 읽다 보면, 이번 책의 해설에서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왜 “나는 김애란이 오랫동안 사회학자였고 이제야말로 유감없이 그렇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는지 이해가 간다.
<바깥은 여름>이후 8년 만에 소설집을 낸 작가를 지난 1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해 장편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냈지만, 단편의 매력은 또 다르다. 그는 “한국 사회는 변화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보니, 이를 포착해서 담아내는 것에는 단편의 속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장편이 어떤 막의 틈 사이로 몸을 밀고 들어가 육체적으로 경험하는 느낌이라면, 단편은 그 틈으로 무언가를 목도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가 목도한 한국 사회의 현실이 소설의 첫 작품 ‘홈 파티’에서 부터 펼쳐진다. 지인의 최고경영자 과정 동기 모임에 참석한 40대 연극배우 이연의 이야기다. 조용한 대단지 아파트, 집주인의 취향이 돋보이는 집으로 초대받은 주인공은 그곳에서 자신과 ‘그들’을 가르는 미묘한 경계를 느낀다.
‘홈 파티’가 은근하게 그어진 계급의 선을 통해 독자에게 알 수 없는 긴장을 선사한다면 ‘좋은 이웃’은 좀 더 직접적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기 전 아파트를 사지 못해 전세로 살며 곧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 중년 여성 주희가 주인공이다.
“젊은 시절, 나는 ‘사람’을 지키고 싶었는데 요즘은 자꾸 ‘재산’을 지키고 싶어집니다”라는 주희의 독백은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좋은 이웃’은 2021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발표됐다. 실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던 시기와 겹친다. 작품은 이듬해 오영수문학상을 받았다.
작가는 “사후적으로 돌아보면 사회적인 소설들을 많이 썼지만, 적극적인 사회파 작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사회 문제에 둔감하지 않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동료 문인들과 팽목항을 직접 찾았고, 2019년 낸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글을 실었다. 지난해 12·3 불법 계엄 이후엔 광장을 찾아 익명의 시민으로 연대하기도 했다. 한강 작가 등이 참여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촉구 한 줄 성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알아야 속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사회적인 사건들의 현장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좋은 이웃’의 말미에는 조세희 작가가 1978년 발표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한 대목이 실렸다. 책은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소외된 하층민의 고통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풀어내며 한국의 산업화 시기를 다룬 명작으로 꼽힌다. 작가는 “한국 근현대 문학의 역사를 의식하며 쓰고 싶었다. 집, 거주, 이주, 혹은 계층의 문제는 선배 세대 작가들이 꾸준히 써온 소재다. 그 역사 안에서 지금은 어떻게 다르게 쓸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작품에 “가장 가깝게 영향을 준 자료들은 동시대의 풍경과 신문”이라고 했다. 작가는 “신문에는 동시대의 일들이 매일 전해진다. 사건뿐 아니라 언어에도 관심이 많은데, ‘영끌’이라는 단어를 접하고는 ‘영혼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쓴 적이 있나’ 싶었다”며 “‘이제 우리에게 영혼이라는 것은 이렇게 되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말의 감수성으로 기사를 읽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설 안에서 현실의 욕망과 고민들은 순간의 사건에 그치지 않고 삶을 대하는 태도로까지 확장된다. 작가는 “지난 몇 년은 특히 모두가 굉장한 돈이나 이익에 몰두했던 시기다. 경제적인 상황은 삶의 기본적인 필요기 때문에 그것 자체를 가치판단하는 것은 아니”라며 “자기 보존의 욕구가 만연한 사회에서, 어느 순간 이웃의 생명이나 안전을 놓고 저울질해야 하는 순간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그것을 보려고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의 시선은 어디로 향할까. 작가는 “돌봄이나 노화, 질병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 같다”며 “심리적 불안을 다루기에도 적합하기 때문에 서스펜스나 장르적 성격을 가진 작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서울 소공동 본점 9층에 글로벌 2030세대를 겨냥한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열었다고 3일 밝혔다.
키네틱 그라운드는 K-패션의 핵심만 모은 차별화된 전문관이라고 롯데백화점은 강조했다. 단순히 영패션 전문관을 넘어 K-패션 브랜드 성장을 돕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는 실험적 공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키네틱 그라운드는 1800㎡(약 550평) 공간에 15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마르디메크르디와 마뗑킴, 더바넷, 코이세이오, 노매뉴얼, 벨리에 등의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매장은 3차원(D) 기법으로 오브제를 제작하는 강재원 작가, 개성 넘치는 그래픽 비주얼로 유명한 아티스트 ‘문영URC’와 협업해 미래 지향적인 공간으로 꾸몄다.
키네틱 그라운드의 중앙에는 팝업 플랫폼 ‘키네틱 스테이지’를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반영해 2주에서 1개월 주기로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7월에는 여행을 콘셉트로 휴양지 영감을 풀어낸 브랜드 ‘헬로선라이즈’, 홈웨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드브르베’, 2030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 ‘밀로아카이브&밀로우먼’ 등의 팝업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키네틱 그라운드를 잠실점과 부산본점 등 대형점을 중심으로 해당 상권에 맞게 차별화된 콘텐츠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뷰티·푸드 등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키네틱 그라운드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 육성, K-패션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지원해 한류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