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러 암에 대해선 암세포의 확산을 막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가 간세포암은 오히려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이런 복합적 역할의 유전자를 간암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남석우 교수, 김상연 연구강사, 하진웅 연구원 연구팀은 종양 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GAS5’의 상반된 역할에 대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실험·분자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간질환 환자들의 빅데이터와 세계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의 RNA 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다양한 세포·동물실험을 수행하며 연구를 진행했다.
GAS5는 다양한 암종에서 세포 성장을 멈추게 하고 암세포의 확산을 막는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간세포암 환자의 종양 조직에선 이 유전자의 발현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역설적인 현상의 원인과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GAS5가 단순한 암 억제 유전자가 아니라 특정 조건에선 간암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핵심이 GAS5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때문에 역할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후성유전학이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 자체는 변형 없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스위치가 끄고 켜지듯 유전적 특성이 나타나거나 사라지며 조절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에선 GAS5에 ‘m6A 변형’이란 특정한 화학적 변형이 발생하면 분해되지 않고 오래 유지되면서 기능적 활성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안정적인 상태로 변한 GAS5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세포 성장과 유전자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SMARCA4라는 유전자의 발현을 간접적으로 조절한다. 이 과정은 다시 하위 유전자들과 연결망을 형성해 결국 간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런 연쇄 과정이 단순히 유전자 간의 상호작용을 넘어 암의 진행을 조절하는 복합적인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GAS5에서 보듯 단일 유전자가 암에 대해 억제나 촉진 중 한 가지의 고정된 역할만 하지 않으며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복합적인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GAS5의 양이나 m6A 변형 관련 효소를 조절하는 등의 방식으로 간암 진단과 치료에 응용할 가능성도 찾았다고 밝혔다. 간세포암은 실제로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탓에 치료를 뒤늦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 결과를 간암 조기 진단과 치료 반응 예측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석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후성유전적 조절이 암 발병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입증한 결과”라며 “GAS5가 새로운 항암표적으로 RNA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거나 바이오마커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여름 휴가를 계획 중인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국내를 선호하며 1인당 평균 53만5000원을 휴가비로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인 여름휴가 계획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81.6%)는 ‘여름 휴가를 갈 계획’이라고 답했고 그중 83.5%는 국내 여행을 선호했다. 일정은 ‘2박3일’(38.9%)이 가장 많았고 이어 ‘3박4일’(22.7%), ‘1박2일(21.3%) 순이었다. ‘미니 휴가’가 대세로 자리잡은 것이다. ‘4박5일’ 답변은 8.6% ‘5박6일’ 답변은 4.3% ,‘6박7일 이상’ 답변은 2.9%에 그쳤다.
선호 여행지는 강원권(34.9%)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경상권(27.9%), 제주(22.4%)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을 계획한 직장인은 일본(50.9%)과 동남아시아(45.4%)를 주로 택했다.
1인당 휴가비는 지난해(48만9000원)보다 9.4% 증가한 평균 53만5000원을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비는 지역별 격차가 뚜렸했는데, 서울지역 직장인은 1인당 휴가비로 77만6000원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전남지역 직장인은 39만3000원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30대의 지출 예상액(66만6000원)이 가장 높았고, 이어 20대(52만7000원), 40대(49만4000원), 50대(44만6000원) 순이었다.
휴가 활동에 대해서는 절반(49.3%)이 ‘휴식·자연 풍경 감상’을 꼽았고, ‘맛집 탐방’(21.0%), ‘관광’(20.2%)이 뒤를 이었다. 액티비티(8.3%)를 꼽은 응답자는 적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인당 평균 휴가비를 감안할 때 전국 직장인 약 2000만 명 중 절반만 여름휴가를 떠난다고 가정해도 약 1조 원 이상의 소비가 단기간에 발생한다”면서 “이는 숙박업, 외식업, 관광산업 등 다양한 업종에 직접적인 소비 연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직장인들이 여름휴가시 희망하는 지원책으로는‘숙박권 할인’(50.8%)이 가장 많았고,‘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혜택 확대’(36.5%),‘교통비 할인(KTX 등)’(35.8%) 등 ‘체감형 혜택’이 주를 이뤘다.
여름휴가와 관련한 정부 정책 중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에 대해선 ‘형식적인 캠페인·이벤트 중심’(23.3%) ‘사용처 제한이 많은 쿠폰’(18.4%), ‘실질 금액이 적은 할인’(18%) 등의 지적이 많이 나왔다.
대한상의 김민석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여름휴가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숙박, 교통, 외식, 관광, 쇼핑이 한데 어우러지는 대표적인 ‘소비 연쇄효과’의 시기로 직장인이 전국 각지로 움직이는 그 자체가 내수 회복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면서, “최근 정부에서 적극적인 추경 계획을 밝힌만큼, 숙박권 할인·지역상품권 등 실질 지원 정책을 통해 휴가철 소비를 내수활성화로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버디 폭격기’ 고지우(23)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 모나 용평오픈에서 버디 25개를 잡고 54홀 최소타 타이 기록을 쓰며 우승했다.
2년 전 이곳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둘 당시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서기를 하는 중에 우승했다”며 울먹였던 그는 이날은 부모, 투어 동료인 동생 고지원의 축하를 받으며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고지우는 29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CC(파72·6429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맥콜 모나 용평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치고 합계 23언더파 193타를 기록, 이날만 10타를 줄인 2024년 신인왕 유현조(21언더파 195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첫날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8타를 줄이고 5명 공동선두로 출발한 고지우는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10언더파를 몰아치고 3타 차 단독선두로 나선 끝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뒀다. 23언더파 193타는 2018년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조정민이 우승할 당시 기록한 54홀 최소타와 타이다.
고지우는 정규투어 2년 차이던 2023년 첫 우승을 거둔 맥콜 모나 용평오픈에서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7월) 이후 1년 만에 통산 3승째를 수확했다. 올 시즌 13개 대회, 8번째 톱10을 우승으로 장식한 고지우는 상금 1억8000만원을 더해 시즌 상금 4위(5억478만원)로 7계단 뛰었고 대상 부문에서도 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까지 총버디 수(183개), 라운드 평균 버디(4.4634개), 버디율(24.7967%)에서 모두 선두를 지키고 있는 고지우는 “언제나 꿈꾸던 우승을 이뤄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 제가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고지우는 “과거 두 번 우승은 샷이 안 되는 가운데서도 악으로 깡으로 한 우승이라서 오히려 그 뒤에 더 안 풀렸었다”며 “이번엔 전지훈련 이후 내 골프가 더 단단해졌고 실수도 줄어 편하게 치면서 우승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목표를 다승왕이라고 밝힌 그는 “이미 3승을 한 선수(이예원)가 있는데, 그러려면 체력을 안배하고 더 집중해야겠다”며 “다음주 롯데 오픈도 우승하고 싶고, 하이원에서 타이틀 방어도 하고 싶다. 쉬운 코스에서만 잘한다는 평가를 봤는데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동생 고지원은 공동 11위(13언더파 203타)로 올 시즌 두 번째 좋은 성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