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계몽주의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 | 고병권·한디디 옮김 천년의상상 | 280쪽 | 1만9500원검정 바탕에 흰색 해골이 그려진 깃발을 내건 해적단은 낭만적으로 묘사되곤 한다. 만화 <원피스>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얘기가 아니다. 해적을 둘러싼 구전설화는 이전부터 넘쳐났다. 무굴제국의 배를 약탈해 ‘인류 모두의 적’으로 공표됐다는 헨리 에이버리, 마다가스카르의 해적들이 세웠다는 평등 공화국 ‘리베르탈리아’에 관한 낭설까지. 공포를 먹고 자란 옛이야기들은 지금에 와서 진위를 따지기 어렵다.<해적 계몽주의>는 인류학자이자 아나키스트 활동가였던 데이비드 그레이버가 해적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쓴 ‘작고 이상한 역사서’다. 그의 이전 저서로는 <모든 것들의 새벽> <불쉿 잡> 등이 있다. 2020년 그레이버가 작고하며, 이 책은 그의 마지막 단독 저서가 됐다.카리브해와 인도양 일대에서 17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