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유력지인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21세기 최고의 영화’로 선정됐다.
NYT는 2일(현지시간) 20만명이 넘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21세기 최고의 영화가 무엇인지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봉준호 감독의 2019년 작 영화 <기생충>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위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3위는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코엔 형제 감독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였다. 이어서는 <데어 윌 비 블러드>(2008), <인터스텔라>(2014), <다크나이트>(2008), <매드맥스:분노의 도로>(2015),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이터널 선샤인>(2005), <소셜네트워크>(2010) 순으로 많은 표를 얻었다.
한국 영화 중에선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5)와 봉 감독의 다른 영화 <살인의 추억>(2005)이 각각 40위와 49위에 올랐다. 박 감독의 <아가씨>(2016)는 67위였다.
기생충은 지난달 27일 NYT가 저명한 감독과 배우, 제작자 등 영화 산업 종사자와 주변 인물 500명의 평가를 바탕으로 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선’에서도 1위에 오른 바 있다.
<올드보이>와 <살인의 추억>은 지난달 NYT가 발표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선에선 43위와 99위였다.
한화오션은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하는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달 본계약 체결 뒤 설계에 들어가며, 2029년 12월까지 건조를 마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에 인도할 계획이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1만6560t 규모로, 현재 극지연구소가 운용하고 있는 국내 최초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7507t)의 두 배가 넘는다.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전기추진체계를 탑재하고 1.5m 두께의 얼음을 깨고 나아갈 수 있으며 영하 45도의 내한 성능도 갖췄다.
아울러 극한의 조건에서도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휴식과 여가 활용을 위한 시설인 선실, 응접실, 식당 등도 최고급 여객선 수준으로 갖추게 된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건조한 첫 쇄빙연구선은 2009년 아라온호다. 이후 극지방 환경 변화로 인한 연구 범위 확대와 친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후속 쇄빙연구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한화오션 측은 2008년부터 북극 항로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보고 쇄빙선 건조 기술력을 쌓아왔다고 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아라온호와는 차별화된 ‘완전히 새로운 쇄빙 연구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향후 쇄빙선 분야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북극 해빙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북극은 단순히 새로운 뱃길이 아닌 자원, 물류, 기술 경쟁의 전장이 되고 있어서다.
한화오션의 차세대 쇄빙선은 특히 알래스카 LNG 사업을 추진하는 등 북극 항로 개발에 적극적인 미국 정부의 관심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쇄빙 LNG 운반선을 건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도 높은 ‘일본 저격’에 미·일 협상이 중대 위기를 맞으면서 한국 통상당국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대미 흑자 규모, 자동차 등 주요 대미 수출품목, 지정학적 여건이 유사한데 협상에 먼저 나섰던 일본이 난타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통상당국 안팎에서 한국은 어렵지 않게 ‘상호관세 유예 연장’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30~35%의 상호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기류도 달라지고 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2일 “그간 스콧 베선트 장관(재무장관)은 상호관세 유예가 가능한 것처럼 얘기를 해왔는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톤은 (베선트 장관의 이전 발언과 달리) 강하기 때문에 더 긴장을 하고 지켜보고 있다”며 “7월9일(상호관세 유예 종료일) 이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금으로선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위기감은 ‘실무진과의 대화’를 토대로 향후 협상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지난달 11일 베선트 장관은 “주요 교역국 중 협상을 성실히 진행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상호관세 유예 기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당국 역시 협상 테이블에서 이 같은 ‘암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30여차례에 이르는 고위급 회동을 이어가며 ‘성실 협상’ 태도를 보이려 노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연이어 “(협상 기간을) 연장할 생각은 없다. 많은 나라에 (상호관세 통보)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발언하면서, 무난한 상호관세 유예 연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처지가 비슷한 일본을 ‘본보기’로 삼고 고관세 부과를 압박 중인 것도 당국엔 부담이다. 미국과의 협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한 일본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옥수수·대두, 반도체 수입 확대 등의 카드를 쏟아냈으나 돌아온 것은 “그들은 버릇이 나쁘다”(트럼프 대통령)는 맹공이었다. 일본이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품목관세 인하(25%→10%)를 집요하게 요구했지만 미국은 끝내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핵심동맹인 일본의 경우 손쉽게 협상 성과를 낼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기대가 어그러진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도 일본처럼 높은 관세 압박을 받거나 이미 예고된 상호관세(25%)가 재유예 없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국에 관세 통보 서한을 보내 상호관세를 되살렸다가 협상 진행 상황을 보면서 다시 유예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한국의 경우 그간 리더십 공백기가 있었다는 점을 미국도 알기 때문에 일본처럼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이어 “미국이 원하는 조선업 협력 등 일본과 차별화된 제안을 얼마나 하는지가 향후 협상 성패의 핵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정 분출’에 동요해선 안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고려대 특임교수)는 “한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일본과 미국의 협상 사례를 주시하고 있다는 걸 미국이 알고 ‘일본 때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자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협상전략”이라며 “트럼프의 전략에 말려들지 말고 유사 입장국들의 협상 방향을 파악해 나가면서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