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마을버스와 유사한 ‘지역동행 자율주행버스’를 최초로 동작구에 도입해 오는 30일부터 운행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동작구 지역동행 자율주행버스(동작 A01)는 숭실대 중문에서 숭실대입구역을 거쳐 중앙대 후문까지 편도 1.62km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카운티 일렉트릭(현대차)을 개조한 전기 자율주행버스 2대를 투입해 양방향 총 8개 정류소에서 정차한다. 운행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10분까지다. 20~25분 간격으로 하루 14회 승객들을 실어나른다.
오는 7월 11일까지는 사전 탑승 격으로 동작구·숭실대 등 기관 자체 모집을 통해 시승 체험을 진행하며 7월 14일부터 일반 승객 누구나 탑승할 수 있다. 정식 운행 개시일인 14일부터는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에 실시간 도착 시간이 제공된다. 네이버와 다음 포털 등에서도 ‘동작 A01’ 노선을 검색하면 실시간 위치와 도착 시간이 안내된다. 2026년 상반기 유상운송(유료)으로 전환할 때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기존의 심야·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서울시에서 관리하며 운행하고 있는 반면, 지역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자치구에서 운행을 관리해 지역 실정에 맞춰 운행 계획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시는 1년차에는 전체 운영비를 지원하고, 2년차 이후는 실적 등을 평가해 기술발전금을 지원하며 인프라 설치를 맡는다. 자치구는 노선· 운영 업체 선정 등 운행관리를 책임지고, 2년차 이후는 자체 예산 확보로 운영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오는 하반기(9월 예정)에는 동대문구(장한평역~경희의료원)와 서대문구(가좌역~서대문구청)에서도 지역동행 자율주행버스의 개통을 앞두고 있다. 시는 시민 호응도 및 운영 안정성 등을 모니터한 후 대상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지역동행 자율주행버스가 교통소외 지역을 잇고 지역주민의 이동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자치구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첨단 교통이 시민 이동 편의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와 열대야가 기록됐다. 기록적 폭염을 나타낸 지난해보다는 늦은 기록이지만 6월 치고는 무더운 날씨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무더위·열대야가 이어지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당분간 비를 뿌릴 정체전선(장마전선)이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0일 정오를 기해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지난해 첫 발령됐던 6월 19일보다는 11일 늦은 기록이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경기도 가평·이천 등, 강원도 강릉평지 등, 전남 나주·담양 등, 전북 완주·정읍 등, 경북 구미·영천 등, 경남 양산·창원 등, 제주도 동부, 광주, 대구, 부산중부, 울산서부 등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열대야도 시작됐다. 서울에서는 지난 29일 밤 최저기온이 25.6도를 기록해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 지난해 첫 열대야와 비교해서는 8일이 늦었다.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아 강릉·포항 등에서도 열대야 기록이 나왔다. 열대야는 밤 사이(전날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이밖에 강릉, 청주, 포항, 대구, 울산, 영덕, 영천, 서귀포 등도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당분간 낮 최고기온 35도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열기는 밤에도 가라앉지 않아 열대야가 나타날 전망이다. 간간히 소나기는 내리겠지만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요일인 1일은 수도권과 강원도에 5~30mm의 소나가기 내리겠다. 충청·전라·경상권에는 5~40mm 소나기가 예보됐다.
기상청은 “비나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다”며 “비나 소나기가 그친 뒤에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동안 다시 기온이 올라 무덥겠다”고 했다. 강도 높은 폭염으로 정체전선은 약화된 상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현재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밀려 올라갔고, 정체전선에 동반한 비구름이 활성화된 라인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말은 참으로 신비스럽고 경이롭다. 그 속에는 질서와 자유로움이 어우러져 우리가 평소에 쓰면서도 새롭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러한 언어의 신비는 특히 색깔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두드러진다.
흔히 ‘빨갛다’ ‘까맣다’는 사물의 외양을 묘사하는 데 쓰인다. 잘 익은 빨간 사과나 숯처럼 까만 연기를 떠올릴 수 있다. 우리말은 이처럼 대상을 설명하는 말이 대상을 꾸며주는 형태로 변하며 더욱 풍부해진다. 가령 ‘사과가 빨갛다’가 ‘빨간 사과’로, ‘연기가 까맣다’가 ‘까만 연기’가 되는 식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규칙이 언제나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새빨간 거짓말’을 ‘거짓말이 새빨갛다’로 바꾸면 어색하거나 틀린 문장이 된다. 이는 ‘새빨간’이 거짓말의 실제 색깔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거짓말이 터무니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비유적 의미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언어에는 반복적 사용과 문화적 맥락을 통해 특정 형태로 굳어진 관용 표현이 많다. ‘새빨간 거짓말’은 이미 하나의 의미 단위로 자리 잡아 일반적인 형용사-명사 결합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색채어가 본래의 색깔을 넘어 때로는 특정한 형태로만 깊은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적 현상을 보여준다.
색채어가 비유적으로 확장되는 데에는 우리 문화와 심리가 깊이 작용한다. 빨강은 불의 강렬함, 검정은 어둠과 망각을 상징하는 등 오방색 전통이 우리말 곳곳에 녹아 있다. 이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경험과 감정, 심리 상태까지 표현하는 언어적 장치가 된다. 얼굴이 ‘빨개졌다’고 하면 부끄러움이나 분노를, ‘하얀 마음’은 순수함을, ‘하얗게 질렸다’는 극도의 놀람이나 두려움을, ‘검은 속’은 악한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듯 색채어는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인지하고 해석하며 감정을 교류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매개체다. 색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지만 우리말에서는 마음과 삶을 비추는 창이 되어 때로는 말보다 더 깊은 감정을 진솔하게 전하기도 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연율 -0.5%를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인 -0.2% 대비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에 2.4% 성장했으나 올해 1분기에 3년 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반빈곤연대활동(빈활)’이 열렸다. 도시 빈민과 청년·학생이 연대하는 이 기획은, 도시에서 자리를 잃고 쫓겨난 홈리스·철거민·세입자·노점상의 삶에 공감하고, 더 나은 도시를 상상해보는 시간이다. 빈활에 참여한 이들은 노점상과 좌판을 펴고 장사를 돕는다. 거리 한복판에서 삶의 무게를 마주하며 묻게 된다. 사람들은 어떤 연유로 거리까지 밀려나는가. 단속은 이들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하는가.
지난 22일 경향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20년간 동대문 거리 점유한 불법 노점, ‘가게 실명제’로 OUT>. 기사 배경은 작년 빈활이 열린 동대문구 일대다. 그중 동의보감타워 앞 인도는 기억에 선명하다. 지난여름, 청년과 노점상들이 함께 장사하던 날, 명찰을 단 구청 직원이 다가왔다. 경고를 쏟아내는 그에게 노점상은 지지 않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대거리했다. 긴장이 거리에 내려앉았다. 동대문구는 서울시 최초로 ‘노점 단속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를 도입한 자치구다.
노점은 실직, 장애, 고령, 자본 부족 등으로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이들의 마지막 생계수단이다. “세금 안 내고 돈 번다”는 도덕주의 폭력은 ‘불법 노점’이라고 노점상을 매도한다. 노점상들은 과세를 회피한 것이 아니라, 제도권 밖으로 내몰려 세금 낼 자격조차 박탈당한 경우가 많다. 과태료, 강제집행 등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이들은 ‘세금 낼 테니 생계를 인정해달라’며 특별법을 요구한다.
기사는 동대문구 노점정비 담당 팀장의 말을 인용한다. 이에 사용된 ‘기업형 노점’이라는 용어는 마치 대규모 자본이 개입된 조직처럼 들리지만, 이는 구청의 프레임을 여과 없이 받아쓴 표현이다. 기업형 노점은 생계형 노점과는 구분되며, 자릿세와 직원 등을 통해 운영되는 형태를 말하지만 실상 동의보감타워 앞 노점은 가난한 이들이 고령과 건강 악화에도 생계를 위해 운영하던 곳들이다.
동대문구는 특사경 제도를 적극 운영한다. 마약·경제사범 단속을 위해 행정에 사법권을 부여하는 특사경 제도를 노점 단속에까지 동원하는 것이다. 이는 빈곤층에 대한 형벌적 통치이며, 생존권을 탄압하는 방식이다. 노점상의 생존을 불법으로 낙인찍는 것은 사회의 실패를 개인에게 떠미는 일이다.
‘불법 노점 OUT’이란 제목은 단속을 일종의 ‘승리’로 포장한다. 쫓겨난 것은 공간만이 아니라, 노점상들 삶이다. 기사에는 노점상 목소리가 단 한 줄도 담기지 않았다. 그 침묵은 누가 선택한 것일까.
지난겨울 탄핵 광장 무대에서 노점상 장인숙은 말했다. 노점은 불법이 아니라 생존이라고, 죽지 않기 위해 나온 거리라고. 행정과 그것을 복제하는 언론의 매끄럽고 정돈된 말 속에 가난한 사람들의 ‘몫소리’가 지워진다. 그 ‘몫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은 모래알처럼 서걱거리는 마음을 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