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수익 군대 내 사망사건의 유족들이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등급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간리)에 전달했다.
군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인권위 상임위원)이 군인권센터와 군사망사건 유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하는 등 중요한 정보를 간리에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 정보를 담아 인권위 등급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간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간리는 전세계 국가인권기구의 등급을 심사하는 기구다. 오는 10월 인권위가 제출한 답변서와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서를 검토해 한국 인권위의 등급을 결정할 예정이다.
센터는 인권위가 답변서에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 센터와 유족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한 사실을 적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센터는 2023년 8월14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인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인권위에 긴급구제 조치를 신청했다. 당시 박 대령은 그해 7월 발생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와 관련해 수사외압 의혹을 제기했다가 항명 혐의로 국방부의 수사대상이 됐다. 인권위는 임시상임위를 소집했으나 김용원·이충상 상임위원이 불참해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센터는 두 위원의 불참이 의도적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 위원은 그해 9월4일 센터 측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또 군사망사건 유족들이 자신을 감금·협박했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지난해 10월 김 위원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센터 측이 ‘김 위원 등의 회의 불참은 의도적 회피’라고 발언한 것은 사실 적시가 아닌 비판적 의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김 위원의 ‘감금·협박’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도 봤다. 김 위원은 2023년 10월 활동가들과 군사망사건 유족이 인권위를 찾아 사무실 복도를 침입해 자신을 감금·협박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의뢰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해당 내용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센터 측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봤다. 경찰은 활동가·유족의 감금, 협박 혐의는 무혐의로 봤다. 다만 건조물침입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김 위원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지난달 30일 2심 법원도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인권위가 지난 1일 간리에 제출한 답변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부 인권위원들이 “현재까지 갖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센터 측은 간리에 1·2심 판결문의 영문 번역본을 송부하면서 “이러한 중대한 사안이 보고서에서 누락된 것은 국제 인권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인권위 등급을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간리는 통상 5년에 한 번 정기심사를 통해 각 국가 인권기구에 대한 등급을 정한다. 이번 특별심사는 2026년 예정된 정기심사와 별도로 국내 인권시민단체가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위원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요청에 따라 이뤄지는 심사다. 한국 인권위는 현병철 위원장 시절(2009~2016)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았던 것을 빼면 지속해서 안정적인 최고 등급(A등급) 인권위로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김 위원 사건 등을 계기로 인권위 등급이 낮아지면 국제 위상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6·25전쟁 75주년을 맞은 25일 “전쟁을 다시 겪을 일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에 올바로 응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가장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군사력에만 의존해 국가를 지키는 시대는 지났다”며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수많은 이들이 가족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 했으며, 평온했던 삶이 무참히 파괴됐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일어나 희망을 품었고, 상처를 딛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국군 장병과 참전용사, 유가족, 전쟁의 상처를 감내하며 살아오신 국민 모두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분들께 충분한 보상과 예우를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느낀다”며 “앞으로 더 많은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화가 곧 경제이자, 국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시대다. 경제가 안정되고, 국민이 안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반도 평화체계를 굳건히 구축해나갈 것을 다짐한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린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행사장에서 의전을 문제 삼아 공무원을 폭행한 안주찬 구미시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경북 구미시의회는 시의회 공무원을 폭행한 안주찬 의원에게 ‘출석정지 30일’의 징계를 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구미시의회 윤리위원회는 안 시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로 ‘제명’을 의결한 바 있다.
징계 처분은 사과·경고·출석정지·제명 등이며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구미시의회는 징계에 관한 회의 규칙에 따라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23일 구미 인동시장에서 열린 ‘달달한 낭만 야시장’ 개장식에서 의전 배려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시의회 공무원 A 씨에게 욕을 하고 뺨을 때렸다. 당시 그는 지역구 행사임에도 축사기회를 얻지 못하자 불만을 품고 이같은 행동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논란이 커지자 안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의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를 입은 동료 의원과 시청 공무원, 시의회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의 사과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안 시의원은 이번 논란이 불거지자 탈당했다.
안 시의원은 ‘출석정지 30일’로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사안과 관련한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
경북 공무원노동조합연맹 관계자 60여명은 이날 구미시청 앞에서 안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지난달 26일 구미시 공무원노조는 안 의원을 경찰에 폭행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미시의원들도 성명을 내어 “구미시의회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구미시민의 편에 서달라”고 밝혔다.
구미시의원은 모두 25명으로, 더불어민주당 5명, 국민의힘 19명, 무소속 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