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마케팅 미국의 벙커버스터 폭격에 손상된 이란 핵 시설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이 추가로 공개됐다. 새로 공개된 사진에는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구멍과 건물 파손 상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다만 사진만으로 이란 핵 시설 피해 규모를 둘러싼 논란을 종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란이 복구작업에 나선 정황도 발견됐다.
영국 BBC방송은 25일(현지시간) 위성기업 막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사진을 분석해 포르도·이스파한·나탄즈 등 이란 핵 시설 3곳의 피해 상황을 전했다.
앞서 미국의 공습 다음 날인 22일 촬영된 포르도 지하 핵 시설 사진에서는 미군이 투하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이 관통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 6개가 확인됐다. 이후 이스라엘은 23일 포르도에 대한 추가 공습을 단행했다.
막사가 24일 촬영해 공개한 사진에서는 22일 촬영분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구멍과 건물 파손 상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포르도 북서쪽의 터널로 이어지는 진입로에서 분화구 모양의 구멍이 확인됐고, 남쪽 터널 입구 인근에서도 최소 2개의 구멍이 새로 발견됐다. 서쪽 진입로에도 이전에 없었던 구멍과 그을린 자국이 추가로 찍혔다.
크랜필드 대학의 폭발 영향 전문가인 트레버 로런스는 BBC에 “콘크리트를 분출할 수 있는 규모의 극심한 폭발은 지하 구조물에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단기간에 손상을 복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파한 핵시설의 위성사진에서도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우라늄 전환시설로 지목했던 건물이 대부분 파괴된 모습이 포착됐다. 북쪽에 있는 터널 입구와 다른 터널 입구 두 곳도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캔시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은 “이스파한 터널 입구 중 하나에서 거무스름한 잔해가 쏟아져나온 것으로 보아 내부 폭발과 화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경우 복구에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변색이 폭발이 아닌 무기 자체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다른 터널 입구는 모래와 흙으로 덮여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며 “만약 이런 경우라면 복구에 몇주만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촬영된 나탄즈 핵시설 사진에서는 움푹 팬 구멍 두 곳이 포착됐지만 24일 사진에서는 이 구멍들이 흙으로 덮여있었다. BBC는 이미 피해복구 작업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BBC는 또 이런 사진들이 이란이 여전히 농축 우라늄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전반적으로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파괴했다”며 “이란이 공격 이전의 역량을 회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다만 “그렇기는해도 농축우라늄 재고와 아직 나탄즈나 포르도에 설치하지 않았던 원심분리기가 남아있다”면서 “이는 향후 무기급 우라늄 생산에 사용될 여지가 있어 여전히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네오콘(신보수주의)이 포진해 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던 이란 핵시설 폭격이 불개입을 주장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인사들로 가득 찬 트럼프 2기에서 벌어진 이유는 뭘까.
1기 행정부에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오른쪽 사진)이 있었지만, 2기 행정부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마저 ‘패싱’하는 마이클 에릭 쿠릴라 중부사령관(왼쪽)이 있기 때문이다.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내는 동안 이란 공격 계획을 짜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여러 번 무산시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이란 고속정 격침 방안을 가져오라는 지시를 끝내 이행하지 않자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분노하며 그를 나약하다고 비난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대이란 강경파로 유명했지만 수많은 장병의 목숨을 책임져야 하는 국방장관에게 ‘이란을 비난하는 것’과 ‘이란과 전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철저히 국방부 내부 보고서에 의거해 전략적 판단을 내린 매티스 전 장관은 이란 핵시설을 파괴하더라도 그것이 전쟁의 종식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실세’ 쿠릴라 중부사령관이 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강력히 주장해 온 인물이다. 이 때문에 영국 텔레그래프는 그를 “이스라엘이 가장 아끼는 장군”이라고 불렀다.
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고위급 군인들이 전투적인 모습을 보이면 헤그세스 장관은 쉽게 설득됐다”면서 “덩치가 크고 근육질인 쿠릴라는 헤그세스와 트럼프가 그리는 강인한 장군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매우 능숙했다”고 말했다. 실제 헤그세스 장관은 중동에 전략자산을 증강해 달라는 쿠릴라 사령관의 요청을 한 번도 거부하지 못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할 수도 있는 상황에 부닥치자 방송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을 건너뛰고 쿠릴라 사령관과 직접 소통하면서 그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쿠릴라 사령관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더 대담하고 공격적인 태도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의 전 수석 고문인 댄 콜드웰은 팟캐스트에서 “쿠릴라는 대이란 군사 작전이 다른 작전들만큼 큰 비용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 것 같다”면서 “다음달 중순쯤 은퇴 예정인 쿠릴라가 그전에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