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변호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는 19일 조사받으라는 경찰의 3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기로 했다. 다만 서면조사나 제3의 장소 방문조사 등에는 협조하겠다고 했다.
16일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은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3차 출석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조만간 경찰에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도록 대통령경호처에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와 비화폰 사용자 정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등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앞서 지난 12일 2차 출석 요구에 불응할 때도 “수사와 영장 집행 자체가 적법하지 않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윤 전 대통령이 3차 출석 요구까지 불응하면 특수단은 체포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영장이 집행된 것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3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불출석 의견서에 출석조사 대신 서면이나 방문 조사 등에는 협조하겠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진술서도 첨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경찰이 서면조사나 제3의 장소에서 진행하는 방문조사 요청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 경찰은 앞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방문조사는 자칫 특혜 논란을 부를 수 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김건희 여사를 명품가방 수수 의혹으로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뒤 큰 비판을 받았다.
한편 김 여사는 김건희 특검 출범을 앞둔 이날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고 김 여사 측 관계자가 밝혔다. 구체적인 병명이나 건강 상태 등은 밝히지 않았다. 위독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출범할 김건희 특검의 소환 요구에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불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닷새째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향후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협상을 통한 휴전 성사를 자신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지하시설 관통 폭탄)를 지원해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는 카드 또한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이번주 중 회담을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위트코프 특사와 J D 밴스 부통령에게 이란 측과 회담할 것을 제안했으며 협상 상대로 아라그치 장관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액시오스는 이번 회담에 대해 미국이 직접적 군사 개입을 피하고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최후의 시도’라며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제거하기 위해 이번 분쟁에 참여할 것인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란은 오만 등 제3국을 통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미국과 이스라엘에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자 15일로 예정됐던 미국과의 6차 핵 협상을 취소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공습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암살될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핵 협상 가능성을 다시 열어뒀다. WSJ는 이란의 방공망이 파괴되고 미사일 무기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란이 체면을 세우고 이슬람 신정 일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탈출구로서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란은 민수용 저농축 우라늄은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 1차 핵 협상 이후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까지 5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미국)와 저농축 우라늄 유지(이란)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NYT는 미국과 이란의 외교적 노력이 무산되거나 이란이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을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를 지원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지하 80m 깊이에 있는 이란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대형 벙커버스터 GBU-57이 유일하다. 무게가 1만3000㎏에 이르는 GBU-57을 이스라엘에서 포르도까지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미국의 B-2 폭격기가 필요하다. NYT는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하려면 B-2 폭격기가 같은 구멍에 폭탄을 연이어 투하해야 하며 이 작전은 미군이 수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벙커버스터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벙커버스터를 투하하겠다고 위협하며 이란에 핵 합의를 종용할 가능성도 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GBU-57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핵심 지렛대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일단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미국인을 공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에 적극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몇몇 중동 국가들에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어떤 상황이 되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분쟁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미군의 개입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그들(이스라엘)에게 폭탄을 제공하고 필요하다면 그들과 함께 비행하라”고 CBS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미국의 중동 분쟁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마가 인사 중 한 명인 팟캐스터 터커 칼슨은 “이스라엘을 버리고 그들이 스스로 전쟁을 치르게 내버려둬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분쟁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에 군사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임금 개선 등을 요구하며 철탑에 오른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19일 97일 만에 땅을 밟았다. 지난해 3월부터 끌어온 2024년 단체협약이 타결되면서다. 노동계는 노조법 2·3조 개정과 세종호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등 고공농성 중인 사업장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 30m 높이의 폐쇄회로(CC)TV 철탑 주위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투쟁에 연대해 온 말벌 동지들이 모였다. 경찰과 소방대원들도 출동했다. 김 지회장이 올라가 있는 철탑은 햇빛·바람을 가리는 천으로 둘러싸 있었다. 가림막에는 ‘사람이 있다’ ‘단결 투쟁’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오후 1시43분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과 이김춘택 하청지회 사무장이 크레인을 타고 철탑으로 올라가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약서에 서명했다.
김 지회장은 오후 2시30분쯤 철탑 밖으로 나왔다. 김 지회장은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과 함께 크레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철탑 아래에서 “김형수 고생했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는 구호와 박수가 쏟아지자, 김 지회장은 금속노조 깃발을 흔들었다.
김 지회장은 앞으로 노조법 2·3조 개정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5년 교섭에선 반드시 원청 한화오션을 교섭 테이블에 앉히고 말겠다”며 “노조법 2·3조를 가로막고 있던 윤석열은 이제 사라졌다. 그 누구도 노조법 2·3조 개정을 막을 사람이 없다”고 했다.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하청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무분별하게 손해배상·가압류를 청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장과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에 대한 연대 투쟁 계획도 밝혔다. 고 지부장은 127일째, 박 수석부지회장은 529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김 지회장은 “먼저 내려오게 돼 미안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박정혜·고진수 두 동지가 땅을 밟을 때까지 하청지회가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했다. 김 지회장은 97일 동안 농성장을 지켜준 말벌 동지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며 울먹이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단체교섭 타결에 대해 “한화오션의 탐욕에 브레이크를 걸고 상용직 하청노동자 고용 확대, 임금 인상, 차별 해소가 한국 조선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작지만 값진 승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에서의 노조법 개정 내용이 ‘내란 수괴’ 윤석열 정부에서의 노조법 개정과 같아서는 안 된다”며 “사용자 정의를 확대하는 것뿐 아니라 노동자 정의를 확대해 건설노동자, 화물노동자, 특수고용직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