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의식주 물가는 높고 필수 생활물가는 뛰어 저소득층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빈부 격차를 더 키우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부의 양극화도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가 민생을 보듬고 부의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선 물가와 집값 안정을 국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한국은행의 18일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보면, 고인플레이션이 시작된 2021년 이후 지난달까지 생활물가 누적 상승률(19.1%)이 소비자물가 상승률(15.9%)보다 3.2%포인트 높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 대내외 충격이 겹쳐 식료품·에너지값이 크게 올랐다 한다. 동일 품목 내에서도 저가상품 가격이 더 상승하는 ‘칩플레이션’이 심해진 걸 고려하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실질적인 물가 상승률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은 의식주 등 필수재 물가가 외국보다 높았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의류(161), 식료품(156), 주거비(123) 물가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100)를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 사태와 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서민들은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빚을 내거나 장사를 접었다. 자영업을 접고 1년간 경제활동을 멈춘 인구는 지난해 월평균 24만여명으로 최근 3년간 최고치였다. 극심한 내수 부진과 고물가·고금리 속에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취약계층도 급증세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0.34%)과 개인사업자 연체율(0.56%), 중소기업 연체율(0.61%)은 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요 근래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 자산 양극화로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월세·전세도 상승하게 된다. 또 무리하게 집을 사려는 수요로 가계의 빚은 증가하고 소비 여력은 줄어든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자칫 물가와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 금리 인하 시기도 늦어질 수 있다.
전임 정부로부터 역성장과 고물가를 넘겨받은 이재명 정부의 과제가 녹록지 않다. 획기적인 경제정책과 구조개혁으로 난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또 경제가 성장세를 회복한다고 해도 물가·집값 안정이 없으면 모래 위에 성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임을 유념해야 한다. 물가를 안정시켜 서민들 숨통을 틔워주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켜 양극화를 막아야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벌어진 무력충돌 상황을 우려한다며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시 주석이 지난 13일 이후 시작된 이스라엘·이란 충돌 사태에 관해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7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에 앞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중국은 다른 나라의 주권, 안보, 영토 보전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의 긴장이 갑자기 고조됐다”며 “군사적 갈등은 문제 해결책이 아니며, 지역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국제사회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모든 당사자가 긴장이 더 고조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는 데 건설적 역할을 하기 위해 다양한 당사자들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발언은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들의 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 나왔다. G7 정상들은 “이스라엘이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언급하고 이란 핵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언급한 반면 시 주석은 충돌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명확히 해 대조를 보였다.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이날 시 주석의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에서 발언에는 양측의 우호 증진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겼으며 이스라엘·이란 충돌 사태와 관련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시 주석은 대신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탈레반 정권의 아프가니스탄은 “우리 이웃이며 정당한 발전권리가 있다”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아프간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아프간에서 리튬 광산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중국과 정상회담을 한 중앙아시아 5개국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