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마케팅 우리 전통 장의 풍미와 와인 페어링을 3만 원대 한 상으로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셰프의 정성이 가득 담긴 제철 요리와 프리미엄급 와인의 조합이라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와인다이닝 바 ‘모와’(Mowa)의 ‘마주한상’을 통해 일상 속 한식 페어링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맛봤다.
‘마주한상’은 국내 와인수입업체 아영FBC가 운영 중인 다이닝바 ‘모와’에서 올봄부터 선보이고 있는 한식 페어링 메뉴다. ‘마주한상’(磨酒閑床)이라는 이름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술상’과 여유롭게 마주 앉은 ‘자리’라는 뜻.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우리의 발효 장이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는 가운데, 장의 풍미와 와인 숙성의 미학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상 형식으로 담았다.
우리 전통 장을 활용한 제철 요리와 세계 각지의 와인으로 구성된 이 메뉴는 여러모로 흥미로운데 일단 한눈에 봐도 정성이 엿보인다. 섬세하게 궁합을 맞춘 요리와 와인을 비롯해 유승협 작가의 ‘기와’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그릇과 기물까지 더해져 한국적인 미식의 순간을 완성한다.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가격이다. 3가지 제철 한식 요리와 10만 원대 안팎의 고급 와인 3잔으로 구성된 한상 가격이 3만9000원. 이만하면 평소 와인을 어려워했던 사람도 쉽게 접근할 만하다. 성하윤 아영FBC 와인사랑 마케팅 팀장은 “고급와인은 특별한 자리에서 마신다는 인식을 넘어, 우리의 일상 식탁에도 와인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경험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마주한상은 된장과 간장, 고추장 세 가지 장을 주제로 한 제철 요리와 소믈리에가 각각의 요리에 맞게 선정한 와인 3잔으로 구성된다. 메뉴는 계절에 따라 바뀌는데 6월 말까지 선보이는 봄 메뉴는 유자 초간장을 곁들인 잿방어회와 재래된장에 재운 항정살 구이, 고추장의 매콤하고 달큰한 맛을 살린 육회 타르타르다. 각 메뉴에는 모와의 헤드셰프인 문원기 셰프의 주특기인 나물을 킥으로 곁들였다.
메뉴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푸짐하다. 보통의 와인 테이스팅 메뉴들이 그렇듯, 한 입 거리 크기의 핑거푸드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먹음직스러운 세 가지 요리가 묵직하게 담겨 나온다.
먼저 간장 소스를 곁들인 잿방어회는 ‘파이퍼 하이직 에센셜 NV’ 짝을 이뤘다. 48시간 이상 숙성한 잿방어회에 유자를 가미한 초간장과 비름나물무침, 발효 참외를 곁들였는데 숙성된 잿방어회의 기름진 맛과 상큼한 유자향, 아삭아삭 참외 조각의 식감이 향긋한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기본급보다 4년 더 숙성시킨 파이퍼 하이직 에센셜의 상쾌한 산미와 섬세하고 우아한 기포가 간장의 감칠맛과 잘 어우러진다.
두 번째 요리는 재래된장 소스에 재워 구운 항정살이다. 항정살을 비장탄에 촉촉하게 구워 얇게 썬 후 달래를 이용한 치미 추리 소스와 새콤한 청도 미나리 무침을 곁들였는데 구수하면서도 개운한 맛과 식감이 일품이다. 와인은 화이트 와인인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 2022’를 매칭했다. 해산물, 치즈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지만 오크 숙성의 무게감 있고 토스티한 향(구운 빵이나 견과류를 연상시키는 고소한 향) 이 구수한 장맛과 예상 밖의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마지막 요리는 명이나물과 표고버섯, 돼지감자 장아찌를 버무려 만든 한우 홍두깨살 육회다. 파래로 만든 타피오카칩과 매콤한 청양아이올리 소스를 곁들였는데 입에 넣자 따끔한 매운맛과 찐득한 육회의 식감이 감칠맛을 더한다. 맵고 텁텁한 고추장은 와인과 페어링하기에 까다로운 음식 재료지만 함께 곁들인 ‘하트포드 코트 러시안 리버밸리 피노누아 2022’의 달큰하고 스파이시한 풍미가 매콤한 육회와 무리 없이 균형을 이뤘다.
세 가지 요리와 와인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불러왔다. 성인 남성의 식사량으로는 살짝 부족할 수 있으나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는 식사 또는 식사 후 와인을 곁들인 2차 메뉴로도 손색이 없다. ‘와인이 한식과 어우러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도 충분한 답이 될 것이다.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조각·미니 수박 판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수박을 고르고 있다. 1~2인 가구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간편하게 남김없이 먹을 수 있는 조각·미니 수박 수요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