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승인 ‘트럼프발 관세폭탄’ 영향으로 5월 대미 자동차 수출이 악화했다.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27.1% 감소했고,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도 12.9%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공개한 ‘5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5월보다 4.4% 감소한 62억100만달러로 집계됐다. 1~5월을 합산한 기준(300억2200만달러)으로 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줄어들었다.
수출 물량도 소폭 감소했다. 5월에 수출된 자동차는 총 24만7577대로 지난해 5월보다 3.1% 줄었다. 1~5월 수출 물량(116만8338대)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량도 지난해 같은달 대비해 3.7% 줄어든 35만9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1% 줄어든 25억1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출액의 4분의1이 넘게 사라진 것이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 수출액도 지난해 같은달 대비 22.3% 줄고, 중동과 오세아니아도 각각 7.2%, 1.3% 줄었다.
산업부는 대미수출액 감소가 “관세부과와 전년도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4월3일부터 자동차에 대해 ‘25% 품목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수출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대미 수출 감소분을 상쇄하긴 역부족이었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기타유럽, 유럽연합(EU) 순으로 수출액 증가율이 각각 45.1%, 43.7%, 42.3%, 30.9%, 28.9%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달 대비 대미 수출액 감소분은 9월3400만달러로, 이는 EU의 5월 수출액(8억3700만달러)보다 컸다.
한국인은 누구나 김소월(1902~1934)의 시 한 구절은 외우고 있다. 어느 집을 가도 소월 시집이 꽂혀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 소월 시가 흐르고 있다. 산, 강, 집, 계절, 죽음, 사랑과 이별 속에도 소월이 들어있다. 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있어 가슴에 진달래 꽃물이 들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소월의 시는 해설이 필요하지 않다. 그냥 가슴에 담으면 된다. 의미를 부여할수록 시를 훼손한다. 어렵지도 않다. 누구라도 자신만의 촉감으로 시를 만지고 느낄 수 있다. 소월은 ‘시란 이렇게 생겨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물론 소월 이전에도 시인들은 있었다. 최초의 신시는 최남선이 1908년에 잡지 ‘소년’에 발표한 ‘해(海)에게서 소년에게’이다. 전통적인 운율을 깨뜨려 문단에 충격을 주었다. 이어서 문예지들이 속속 창간되었고, 많은 신시들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그 시들은 산문을 분절시켜 시에 대한 개념을 표백시켰을 뿐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소월은 하늘이 내린 시인이었다. 스무 살 전후의 시들이 그의 대표작들이다. 그럼에도 문단의 벽은 높았다. 기존 시인들은 소월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홀로 시를 써서 스승 김억(김안서)에게 보여줄 뿐이었다. 소월의 시를 접한 당대의 문사 박종화는 탄복했다. “무색(無色)한 시단에 소월의 시가 있다.” 소월의 시는 어지럽고 마른 시단에 함초롬히 피어난 꽃이었다. 단번에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당시로 말하면 모두 다 외국어식 언어사용에 열중하여 조선말다운 조선말은 사용치 못하던 때에 소월이는 순수한 조선말을 붙들어다가 생명 있는 그대로 자기의 시상(詩想)표현에 사용하였던 것이외다.”(김억)
소월의 시는 세월이 흘러도 제자리에서 향기를 뿜었다. 시가 노래를 품고 있어 많은 명곡들이 만들어졌다. “제 눈에는 우리네 시간의 강물이 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들 곡조에 맞춰 흐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느 모래톱엔 노랫말 영롱한 동요가 있고, 어느 여울엔 의미심장한 가곡이 있으며, 어느 물굽이엔 시적인 비유가 빛나는 노랫말의 가요가 있습니다.”(시인 윤제림) 1920년대에 많은 시인이 출현했지만 그들의 시는 햇살에 바래고 풍화하여 희미해졌다. 김소월만이 한용운과 더불어 우뚝 솟아있을 뿐이다. “배운 바 없는데도 민족의 정서와 가락으로 시를 빚었다. 당할 사람이 없는 서정의 종조이다. 남과 북 모든 국민에게 사랑받는 시인이다. 그의 출현은 기적이고 그가 있음은 축복이다.”(문학평론가 장영우)
소월의 삶은 치열했지만 불행했다. 김억은 요절한 소월을 추모하는 글에서 몇번이나 ‘불행한 시인’이라며 탄식했다. 절필하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실패를 거듭했고, 좌절을 견디지 못해 32년의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당시의 천재들이 그러했듯이 젊은 날에 절창을 쏟아내고는 홀연 세상을 떠났다.
올해는 시집 <진달래꽃>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진달래꽃>은 1925년 12월26일 매문사에서 나왔다. ‘산유화’ ‘못잊어’ ‘먼 후일’ ‘초혼’ ‘엄마야 누나야’ ‘부모’ ‘팔벼개 노래’ ‘개여울’ 등 시 127편이 실려 있다. 작가 서해성은 우리네 여윈 모국어의 언덕에 ‘진달래꽃’이 피어있다고 했다. 그래서 소월이 처음 피워낸 꽃은 100년 동안 피어있는 한글 봄꽃이라고 상찬했다. “그날 이후 향기 나는 모국어는 다 ‘진달래꽃’에 빚졌다. 모국어로 쓴 글과 노래는 다 진달래꽃이다. 이 강토가 진달래 강토이다.”
그럼에도 <진달래꽃> 10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보이지 않는다. ‘K컬처’가 지구촌을 사로잡는 시대에, 시인 수만명을 보유한 ‘시인의 나라’에서 이럴 수는 없다. 내란이 일어나 모든 힘을 소모한 탓인가. 아니면 늘 곁에 있어서, 너무나 친근해서 잊은 것인가. 아직은 늦지 않았다. 12월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라도 <진달래꽃> 100년을 기리는 일에 새 정부가 나서주기 바란다. 물신(物神)만을 좇는 천박한 나라가 아님을 증명해 보이라. 소월의 시혼이 깃든 저수지의 물로 글밭을 가꾼 문학계, 소월의 시로 노래를 만든 음악계, 인세도 없이 소월의 작품을 펴낸 출판계 등이 모두 나서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제대로 된 기념관 하나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뜰에 진달래꽃이 피어있는 소월의 집이 보고 싶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는 19일 조사받으라는 경찰의 3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기로 했다. 다만 서면조사나 제3의 장소 방문조사 등에는 협조하겠다고 했다.
16일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은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3차 출석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조만간 경찰에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도록 대통령경호처에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와 비화폰 사용자 정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등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앞서 지난 12일 2차 출석 요구에 불응할 때도 “수사와 영장 집행 자체가 적법하지 않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윤 전 대통령이 3차 출석 요구까지 불응하면 특수단은 체포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영장이 집행된 것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3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불출석 의견서에 출석조사 대신 서면이나 방문 조사 등에는 협조하겠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진술서도 첨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경찰이 서면조사나 제3의 장소에서 진행하는 방문조사 요청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 경찰은 앞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방문조사는 자칫 특혜 논란을 부를 수 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김건희 여사를 명품가방 수수 의혹으로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뒤 큰 비판을 받았다.
한편 김 여사는 김건희 특검 출범을 앞둔 이날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고 김 여사 측 관계자가 밝혔다. 구체적인 병명이나 건강 상태 등은 밝히지 않았다. 위독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출범할 김건희 특검의 소환 요구에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불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