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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인 여러분, 고맙습니다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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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세대, 신체조건 등의 ‘다름’으로 구성원을 가르고, 그중 약해 뵈는 편을 향한 멸시로 다른 한편의 표를 주워 온 그가 이번 대선의 후보까지 됐다는 사실이 섬뜩하다. 게다가 무려 8%대의 지지를 얻었으니 머잖아 트럼프 같은 괴물을 한국도 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계엄 전 명태균과 엮여 이름이 오르내리자, 동덕여대 학생 시위를 ‘비문명’으로 낙인찍으며 관심을 피하려 했지만, 그것 역시도 여성에 대한 폄훼로 남성 청년의 표를 낚으려는 속셈임을 아는 이들은 다 안다. 동덕여대 시위는, ‘쥐뿔도 모르면서’ 권력에만 눈이 벌게진 마흔의 정치 선동가에 의해 날조될 만한 사안이 아니다.
[플랫]“페미 동아리가 계엄군 행세”…‘동덕여대 시위’를 ‘계엄군’에 비유한 개혁신당 최고위원
지난해 11월 이사회의 공학 전환 논의가 학생 시위를 촉발했고, 언론은 사안의 배경과 본질보다 ‘과격한’ 학생들이 ‘착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뺏고 학교에 피해를 줬다며 연일 1980년대식 보도를 해댔다. 그러나 당시의 비장한 구호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진 않는다”는, 공학 전환이 그 정도의 저항을 부를 만큼 위험한 발상일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했다. 동덕여대의 힘겨운 투쟁은 그러나 그 몹쓸 계엄에 완전히 덮여 이후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지 못했다.
[플랫]“보기 싫은 흉터만은 아닐것”…생채기·성장통 남은 동덕여대 투쟁 ‘그 후’
“여대에선 교수가 여자 직업인 줄 알았는데, 공학에 오니 남자 직업이네요.” “여대였다면 학교가 뒤집힐 일을 공학은 그냥 넘겨요.” 여대와 공학 비교연구에서 만난 여학생들의 ‘증언’이자, 롤모델로 가득한 여대 졸업 후 공학의 대학원생으로 지내며 그들이 만난 현실이다. 공학 이공계 여학생은 드물지 않게 교직 상담을 청하는데, 여자 교수도 적은 데다 남성적 문화가 팽배한 실험실에서 살아남기가 어렵기에 이공계 연구원이나 산업 인재로서의 꿈을 접고 일찌감치 교직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교사로서의 꿈도 좋지만, 요는 이들의 ‘오랜’ 꿈이 공학의 환경에서 지레 꺾인다는 것이다. 잊힐 만하면 나오는 신입생 환영회 성폭력은 공학의 ‘일상’이지만 공식화되기 어렵다. 젠더 문제 발언에 있어 여학생은 남학생들의 반격이 성가셔 수위를 조절하거나, 아예 입을 닫기도 한다.
공학의 학생 문화만 문제적인 것은 아니다. 내가 속한 단과대에는 역대 학장 사진이 수십장 걸렸는데 그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공학에선 놀랄 일도 아니다. 여대라고 남교수에 의한 성폭력이 없지 않겠으나, 공학의 성폭력은 드물지 않을 뿐 아니라 자주, ‘조직적으로’ 은폐된다. 성폭력 가해자가 명백한데도 교내 다양한 인맥으로 종종 무혐의나 경징계로 끝나버린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성폭력 대책위 젠더 전공교수 필참’ 규정은 삭제되기도 한다.
[플랫]국립대 교수 중 여성은 21.4%, 주요 보직은 13.7%만 여성
동덕여대 시위는 충분한 여성 롤모델, 졸업 후 사회에서의 성차별에 맞설 역량 함양, 자기표현 가능한 자유로운 교육 환경, 그리고 여성의 생애사적 경험과 사유 방식을 예외 아닌 ‘보편’에 둔 학문 추구 등이 공학 여성에게는 보장되지 않음을 한국 사회에 폭로한 것이다. 그러므로 시위 학생들을 불온한 언설로 낙인찍는 한국 언론과 계산기 두드리는 대학 당국은 학생 시위가 드러낸 이 진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젠더 정의가 ‘제자리’를 찾는 고등교육의 질적 성장을 위해 힘써야 한다. 이 문을 열어젖힌 동덕인들, 잊지 않겠습니다!
▼ 나임윤경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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