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48명을 구제급여 지급 대상자로 추가했다.
환경부는 3일 서울역 인근 회의실에서 ‘제45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를 열고 127명을 두고 심의한 결과 그중 48명에게 구제급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피해는 인정받았으나 피해등급을 결정받지 못했던 피해자 35명에 대한 피해등급도 이날 심의·의결했다.
이로써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인정한 피해자는 총 5908명으로 늘었다.
이날 구제 급여 지급 및 피해 등급 결정을 받은 피해자 83명 중에는 폐암 피해자 11명이 포함됐다.
구제급여는 요양 급여, 요양 생활 수당, 간병비, 장해급여, 장의비, 특별유족조위금, 특별장의비, 구제급여조정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환경부는 “이번 위원회 결과를 토대로 향후 구제급여 지급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 물림 사고를 당한 반려견 주인에게 가해견 주인이 반려견의 치료비에 위자료까지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반려견을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가족에 준하는 존재로 보고 위자료 지급을 인정했다.
2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은 A씨가 자기 반려견을 공격한 개의 주인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A씨 승소 판결을 했다.
A씨의 반려견은 2023년 9월 옆집에 살던 B씨가 키우던 개에게 공격당해 심하게 다쳤다. 자기 반려견이 공격당하던 것을 말리던 A씨도 손목 등을 다쳤다.
A씨는 반려견 치료에 80만원, 본인 치료에 약 3만원을 지출했다. A씨는 여기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200만원을 더해 총 283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공단의 도움을 받아 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은 재판 과정에서 A씨의 반려견이 단순한 재산을 넘어선 가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A씨가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을 모두 잃은 상황에서 반려견과 육체·정신적 교감을 가졌다며 단순한 교환가치로 산정해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와 반려견의 치료에 필요한 손해배상과 함께 위자료 200만원을 전부 인정했다. 이는 관련 형사판결에서 100만원 벌금을 받았음에도 이례적으로 200만원의 위자료가 인정된 판결이다.
A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김동민 공익법무관은 “이번 판결은 반려동물에 대한 불법행위에서 손해배상 범위를 단순한 교환가치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반려동물 소유자의 무책임한 행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운 사례”라고 평가했다.
대구에서 아파트 외벽 배관을 타고 침입해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뒤 나흘 동안 도주 행각을 벌인 윤정우(48)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스토킹하던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윤정우를 구속 기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에게 집착하던 윤정우가 특수협박·스토킹 등 혐의로 형사 입건되자, 피해자의 신고 때문에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잔혹하게 살해한 보복 목적의 범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윤씨는 범행을 위해 미리 피해자의 아파트에 찾아가 가스 배관이 설치된 외벽을 촬영해 침입 방법을 구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도구를 준비해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를 선택해 범행을 저지르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 전담수사팀은 대검 통합심리분석, 유족과 피고인의 지인 등 사건 관계인 조사, 휴대전화 포렌식 등 다양한 보완 수사를 거쳤다.
윤씨는 지난달 10일 오전 3시30분쯤 대구 달서구 아파트 가스 배관을 타고 6층에 올라가 흉기를 휘둘러 50대 여성을 살해하고 세종시 부강면 야산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해당 야산에 숨어지내다가 같은달 14일 오후 10시45분쯤 세종시 조치원읍 길가에 있는 컨테이너 창고 앞에서 검거됐다.
이에 앞서 윤씨는 지난 1월30일부터 2월14일까지 휴대전화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을 4차례 찍고, 지난 4월11월 피해자에게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지난 2월6일과 4월21일 피해자의 주거지로 찾아와 흉기로 협박한 혐의(특수협박·특수주거침입)도 사고 있다.
또 지난 4월21일부터 6월10일까지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스토킹하고, 법원의 접근·연락 금지 등 잠정조치 결정을 위반한 혐의(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윤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검찰도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부족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스토킹 사범에는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구속영장을 적극 청구하겠다”며 “경찰과 협력해 피해자 신변안전조치를 하는 등 스토킹 범죄, 교제폭력에서 유발된 중대 강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스위치 피처’가 미국 마이너리그 올스타전 마운드에 오른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1일 시애틀 유망주 투수 유랑엘로 세인티어(22·사진)가 오는 13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마이너리그 퓨처스 올스타전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령 퀴라소 태생인 세인티어는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시애틀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부터 그는 극히 전례가 드문 양손 투수로 주목받았다. 오른팔로 시속 159㎞, 왼팔로 153㎞를 던지는 괴물 투수로 화제가 됐다. 세인티어는 왼손잡이로 태어났지만 야구선수였던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오른팔을 단련했다. 아버지의 현역 시절 포지션인 포수가 되고 싶었지만 ‘왼손잡이 포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지명 당시 세인티어는 “오른팔로 던지는 것도 금방 자연스러워졌다”고 했다.
구속에서 나타나듯 이제는 오른팔이 더 강력하다. 마이너리그 기록도 오른팔로 던졌을 때가 훨씬 더 좋다. 올 시즌 하이 싱글A에서 선발 12경기 포함 15차례 등판한 세인티어는 오른팔로 던졌을 때 피안타율이 0.165, 왼팔로는 0.360일 만큼 편차가 컸다. 전문가들은 “세인티어가 더 나은 투수로 성장하려면 오른팔로만 던지는 편이 낫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인티어는 양손 투수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왔다. 시애틀 구단 역시 양팔 모두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재능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양손 투수는 MLB 역사를 통틀어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 21세기 들어서는 2020년 은퇴한 팻 밴디트 딱 1명뿐이다. 밴디트는 MLB에서 그리 구위가 강한 투수가 아니었다. 양손으로 던진 것도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틈새 전략’이었다. 반대로 세인티어가 오른팔로만 던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굳이 양손으로 던지지 않더라도 충분히 타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구위를 갖췄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