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대학 캠퍼스와 붙어 있고, 마침 축제 기간이었다. 건널목에 함께 서 있던 20대 남성의 말이 들렸다. “축제에 재학생만 갈 수 있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봐. 지역 주민들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어야지.”“자기들 행사니 당사자들이 결정하는 게 맞지 않니?” 옆에 있던 어머니가 대꾸했지만, 그는 바로 제 주장을 펼쳤다. 그 주장의 논리보다 내 귀에 박힌 건 반론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하고 명료한 의지를 담은 남성의 태도였다. 응답하는 어머니 말투에는 우리 아들이 이렇게 참신한 생각을 했다는 기특한 마음이 커 보였다. 슬쩍 돌아보니 아들 손을 잡은 스킨십과 눈빛에 사랑이 담겨 있었다.그들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최근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관계였기 때문이다. 먼저, 어머니와 아들 사이가 무척 친밀하다. 멀끔한 인상의 남자는 말을 잘 하지 않고, 같이 온 어머니가 과거를 설명한다. 보통 5~6년을 거슬러서 “우리 아들이 ○학년 때까지는 참 잘했어요. 특목고도 생각했죠”라...
카카오 노동조합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카카오모빌리티 임금·단체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11일부터 단계적 파업을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노조는 11일 2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18일에는 4시간 부분파업과 대규모 집회를 연다. 25일에는 하루 전면파업을 진행한다. 카카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2018년 노조 창립 이후 처음이다.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은 크루(노동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나 사측은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이고 낮은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하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와 성과를 외면했다”고 밝혔다.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 노조 최초의 파업은 모든 크루가 존중받는 일터, 공정한 보상이 실현되는 카카오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함께 일하고 싶은 카카오 공동체를 위해, 그리고 모든 크루의 권리와 노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