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통 없지만 미국에 지지 않는 중국 협상팀 3인 | |||||
---|---|---|---|---|---|
작성자 | (121.♡.249.163) | 작성일 | 25-06-15 19:40 | ||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단은 미국 유학파나 미국과 긴밀하게 얽힌 ‘미국통’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미국 측으로부터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협상을 이끌고 있다.
허 부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랜 측근이다. 1955년생이며 푸젠성의 농촌에서 태어난 허 부총리는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문화대혁명 시절 농촌에서 재교육 명목의 노동을 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1979년 샤먼대에 입학해 경제학과 금융학을 전공했다. 1981년 공산당에 입당했다 시 주석이 1985년 샤먼시 부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허 부총리는 샤먼시 재정국 부국장이었다. 그는 푸젠성 관료 시절부터 규율에 충실하고 실무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샤먼, 푸저우, 톈진 등지에서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성과를 내 ‘철거왕’이라고도 불렸다. 시 주석은 집권 후 일대일로 프로젝트 책임자로 허 부총리를 낙점하고 2014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으로 임명했다. 허 부총리는 2017년 발개위 주임으로 승진했으며, 2022년에는 중국공산당 서열 24위 이내로 구성되는 정치국 위원이 됐다. 시 주석의 해외 순방마다 동행했다고 전해진다. 2023년 국무원 부총리가 돼 거시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영어를 잘 못하며 해외 기업인이나 외교관들로부터는 매력적 화술이나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한 투자유치 행사에서 그를 만난 해외 기업인은 “인공지능(AI)과 대화하는 것 같았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점은 단점 아닌 강점으로도 인식됐다. 야심을 품지 않고 시 주석의 경제 철학을 충직하게 실현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하버드 박사 출신이자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무역협상을 이끌었던 류허 전 부총리와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류 전 부총리는 개방을 중시하는 개혁주의자이지만, 허 부총리는 ‘대외 개방이 당의 통제력이나 국내 정치 안정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화법이 부드럽고 세련돼졌다고 평가도 나왔으며, ‘해결사’ 역할을 잘 해내 해외 기업인들이 앞다퉈 만나고 싶어하는 인물이 됐다. 시 주석의 신뢰를 전폭적으로 받고 있다는 점이 협상가로서 큰 무기다.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지난달 제네바 협상에는 불참했으나 런던 협상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미국 협상단에 포함되자 맞상대로 테이블에 앉았다.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지휘하는 인물이다. 왕 부장은 1964년 장쑤성 난퉁에서 태어났으며 1985년 상하이 푸단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마카오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상하이에서 주로 공직경력을 쌓았다. 시야가 넓고 일을 시원시원하게 처리하는 ‘상하이 스타일 공무원’으로 불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키와 목소리가 크고 힘과 속도로 일을 처리한다”는 평가가 있다. 왕 부장은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중국의 부유한 지역에서 보냈지만 2018~2020년 헤이룽장성 성장을 지내면서 인구 유출과 산업 쇠퇴, 투자 부진 등의 문제와 씨름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투자 유치 성과를 냈다고 전해진다. 통상 관련 경험이 없었지만 2020년 상무부장에 임명됐다. 중국이 미국과의 1차 무역전쟁을 마무리하고 대미 의존 탈피, 내수확대 등의 후속 전략을 세우던 시기다. 지난해 유럽연합(EU)과의 자동차 관세 분쟁을 거치면서 대외 협상 경험을 축적했다.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은 지난 4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던 무렵 돌연 통상대표로 임명됐다. 1967년 안후이성 타이후에서 태어났으며 베이징대 법학과 거쳐 독일 함부르크대학교에서 법학과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협상팀 내 유일한 유학파다. 리 대표는 협상팀 내 유일한 ‘통상전문관료’이기도 하다. 세계무역기구(WTO) 중국 대사를 지냈고 상무부에서 수십년간 국제 협상을 맡아왔다. 트럼프 1기 때는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급)로 있었다. 세련된 매너로 해외 통상 관료들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제네바와 런던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언론에 설명하는 일도 주로 리 대표가 맡았다. |
|||||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