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소년보호사건변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이 이번에는 인공지능(AI)을 놓고 분열할 조짐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산업 육성과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걸수록 일자리 축소, 전기요금 급등 등을 우려하는 마가 진영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AI를 둘러싼 논쟁이 보수 연합의 붕괴뿐 아니라, 내년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차원에서 AI 개발 및 활용을 가속하는 ‘제네시스 미션’에 본격 착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민간 부문 AI 혁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규제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트럼프 정부는 제네시스 미션을 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를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계획’에 맞먹는 역사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산업을 “미국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규정하고 전폭 지원하는 행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첨단기술업계 선두주자들과의 결속은 강화하는 반면 전통적 지지층을 소외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산업은 실리콘밸리 빅테크 엘리트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 우파’가 호응하는 분야다. 하지만 반세계화·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저학력 백인 노동자 중심의 전통 지지층인 마가 진영은 일자리를 빼앗는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공화당 내에서는 AI 산업 규제 완화를 로비하는 세력과 AI 기술이 일자리를 위협하지 않도록 정부가 관련 규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 사이 긴장도 나타난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주 차원의 AI 산업 규제를 막기 위한 행정명령을 추진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공화)는 “우리의 자유는 정부뿐 아니라 막대한 권력을 쥔 거대 기업에 의해서도 침해될 수 있다”며 주 차원의 AI 정책 패키지를 내놓겠다고 했다.
AI 기술 발달을 우려하는 여론도 마가 진영의 목소리에 힘을 더하는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가 지난 20일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8%는 향후 5년간 AI가 창출하는 일자리보다 없애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마가 진영에선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공공요금 가격을 높여 각종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4일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선 전기요금 상승을 둘러싼 유권자 분노가 공화당의 패인이 됐다.
이민과 관세정책 등 이해관계가 갈리는 국면마다 견해차를 보여온 기술 우파와 마가 진영의 갈등이 AI 문제를 계기로 또 한 번 증폭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가 인플루언서이자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대통령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은 AI를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라고 칭하며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
WP는 “생활비와 일자리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와 맞물려 이번 균열이 드러난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AI가 앞으로 유권자들에게 더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 대해 “협력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TV 연설에서 이란과 미국 정부가 물밑 접촉 중이라는 풍문에 대해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란은 최근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우라늄 농축 권리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못 박는 등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메네이는 “자신의 동맹국을 배신하고, 범죄자 시온주의자 조직(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조장하는 (미국) 정부는 결코 이슬람 공화국과 관계를 맺거나 협력할 가치가 없다”며 “어떤 지역에서든 미국의 간섭은 전쟁이나 집단학살, 파괴, 강제이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시설을 잇달아 공습하며 ‘12일 전쟁’이 벌어졌던 것에 대해서는 “그들은 이곳에 와서 악행을 저질렀지만 패배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이 파괴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재차 반박한 것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지난 19일 이란 핵 문제가 “국가적 자부심의 명예의 문제가 됐다”며 “우리는 핵 농축도를 0%로 낮추는 어떤 합의도 배신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