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검사출신변호사 제주 해안가에서 16번째 차(茶) 위장 마약이 발견됐다.
제주해양경찰청은 26일 오전 11시15분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가 습지에서 초록색 우롱차 봉지에 담긴 케타민 1kg을 식물 조사 중인 연구원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주에서 발견된 차 봉지 위장 마약은 지난 9월 말부터 현재까지 16차례에 달한다. 발견된 양을 더하면 모두 35㎏이다.
앞서 지난 24일 경북 영덕군 병곡면 백석해변 인근 해안가에서도 ‘茶(차)’ 글자가 인쇄된 포장지에 담긴 마약 1㎏이 발견됐다. 이번 제주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초록색 우롱차 포장이다.
해경은 제주, 포항, 영덕에서 마약류와의 연관성과 유입 경로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앞서 해경은 마약이 담긴 봉지 겉면에 한자로 ‘차’가 쓰여 있는 점, 해류와 바람의 방향, 해양 쓰레기 유입 지점과 마약 봉지 발견 지점이 유사한 점, 포항과 일본 대마도 등에서도 같은 형태의 마약이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동남아 인근에서 해류를 따라 흘러들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극장가에선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들의 흥행세가 눈에 띄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 무한성편>은 26일 현재까지 관객 수 565만9870명을 동원하는 등 올 한해 가장 많이 본 영화로 기록됐고,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은 이날까지 329만304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했다. 올해 극장을 찾은 관객 수도 예년과 비교해 20%가량 줄어드는 등 극장가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일본 애니들은 이례적으로 흥행한 것이다.
두 작품의 흥행 비결은 간명하다. 극장에 좀처럼 가지 않던 1030 남성 팬덤을 공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CJ CGV의 ‘관람객 연령별 예매 분포’에 따르면 <무한성편>은 1030세대 관람객이 전체 관객 수 대비 74%이며, 남성 관객수도 53%에 달한다. <레제편>은 10대 19%, 20대 47%, 30대 17%로 1030세대가 전체 관람객의 83%를 차지한다. 성별 예매 분포에서는 남성이 59%를 차지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제공하는 굿즈 등도 영화 흥행에 속도를 붙였다. 매주 달라지는 굿즈를 받기 위해 N차 관람을 하는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26일 통화에서 “일본 콘텐츠 중 특히 애니메이션은 남성 소비자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국내 일반 콘텐츠 소비 경향과는 다르게 영화에 팬덤 효과가 작용하며 10~20대 남성들의 소비가 두드러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강세를 보였던 한국영화의 부진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을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지난해는 영화 <파묘>(1191만명)와 <범죄도시4>(1150만명)가 천만 관객을 동원했지만, 올해는 천만영화가 하나도 없다. 한국영화 흥행 1위작인 <좀비딸>은 563만명, 2위작인 <야당>은 337만명을 동원했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 천만 관객을 달성하기는 커녕 그 반토막 수준의 관객을 모은 것이다.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이라고 했던 <어쩔수가없다>도 294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정 평론가는 “OTT로 인해 사실상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이 개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극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몇 해 동안 극장영화 제작 투자의 규모가 줄었고 이의 연장 선상으로 ‘볼만한 작품’이 줄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OTT 시리즈 제작으로 제작 역량과 투자금이 많이 몰려간 만큼 앞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할 대작 영화 제작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 애니메이션들의 흥행이 한국 영화계에 던지는 시사점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극장을 즐겨 찾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1030 세대들도 기호에 맞는다면 얼마든지 극장을 찾을 수 있음이 두 영화의 흥행을 통해 증명됐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오랜 기간 영화 투자, 제작, 배급, 과정에 독과점이 심해지면서 상업 영화의 다양성도 대부분 사라진 상황이었다”며 “보다 다양하고 즐거운 콘텐츠를 찾는 시청자들의 수요가 서브컬쳐 쪽으로 이동해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까지 번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 타깃 공략 등 적절한 기획이 뒷받침된다면 더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올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