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책 대선 후보 토론에서 ‘성폭력 묘사 발언’을 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수사해 온 경찰이 이 대표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하거나 성적 흥분을 유발시킨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송치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수사결과 통지서를 보면, 사이버수사대는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정보통신망법(음란물 유포) 위반에 대해 “일반인으로 하여금 불쾌하고 혐오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이를 넘어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하거나 성적 흥분을 유발시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대선 기간인 지난 5월27일 열린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질의하면서 여성 신체를 언급하는 성폭력 행위를 묘사해 논란을 불렀다. 이에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5월 공직선거법, 정보통신망법,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이 대표를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및 허위 사실 공표 혐의 관련 고발 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직선거법에 더해 정보통신망법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가 포함된 사건들을 수사해왔다. 서울청은 지난 18일부터 21일 성폭력 묘사 발언을 한 이 대표에 대한 7개 고발 사건을 모두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했다.
사이버수사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피의자가 행한 발언만으로 특정 아동을 지속적·반복적으로 학대하였다는 구체적 정황을 확인할 수 없다”며 “해당 발언이 아동에 대한 악의적·부정적 태도에서 비롯되었다거나 ‘신체적 학대에 준하는 정도’로 볼만한 사정이 부족하여 ‘정서적 학대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피의자의 표현은 대통령 후보자 또는 직계비속의 성별과 관련한 발언이 아니”라며 “특정 성별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 표현이라고 볼 수 없어 성별·비하 모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최서연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27일 “경찰의 법 해석에 문제가 있다”며 ”아동이 포함된 불특정 다수가 시청하는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서 저속하고 엽기적인 말을 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수위의 언어 폭력이 있더라도 처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의전화도 지난 26일 성명을 내 “전 국민이 보는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여성 시민에 대한 폭력과 비하의 표현을 재확산한 언행이 어떻게 ‘평가 내지 의견 표명’으로 둔갑할 수 있냐”며 “이는 여성폭력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가해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받아들여 ‘폭력’이 ‘폭력이 아닌 것’처럼 둔갑시키는 그동안의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LG전자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생활가전 전문가인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58·사진)이 선임됐다.
LG전자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류 신임 CEO는 1989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가전연구소 세탁기 연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기술형 경영자’다. 재직 기간의 절반가량을 가전 연구·개발에 종사하며 세탁기·냉장고·가정용 에어컨 생산담당을 거쳤다.
류 CEO는 주력 제품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선행 연구·개발로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매 후에도 지속적인 기능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업(UP) 가전’ 개념을 도입하고 가전 구독사업을 시작하는 등 패러다임을 선도한 점도 인정받았다.
지난 4년간 LG전자를 이끌어온 조주완 전 CEO는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전장 사업과 냉난방공조 사업을 이끄는 은석현 VS사업본부장과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HS사업본부장은 백승태 키친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이 맡는다.
이날 LG화학은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신임 CEO에 선임했다. 김 CEO는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겸임한다. 7년간 LG화학의 수장을 맡은 신학철 부회장 역시 세대교체 차원에서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