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혼전문변호사 철학자 김영민은 “윤석열 사태를 통해 얻은 게 있다면 한국 상층부의 핵심층을 이루고 있는 권력 엘리트들의 민낯을 백주에 전시했다는 사실”이라며 “이들의 면면이 마치 인두겁을 쓰고 있는 원숭이 무리처럼 보이지 않던가”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권력 엘리트의 지위에 오른 이들의 지성과 양심은 반복되는 엄혹한 ‘선발’에 의해 이지러진 것”이라며 “정신적 성숙과 자유를 지향하고 실천하는 삶의 양식”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주목할 대목은 저자가 “예술을 통한 인문학적 각성”에는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그는 “글과 기호와 수를 제외한 학문과 계몽과 교양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민으로서의 학인, 혹은 학인으로서의 시민이라는 새로운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과 일본, 호주, 유럽, 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44개국은 24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온라인 사기를 통한 인신매매 증가에 우려를 표하고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 범죄 관련 인신매매 피해가 급증한 한국이 주도했다.
44개국 대표들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인신매매 대응 고위급 회의 개최에 앞서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인신매매 가해자들은 분쟁과 경제적 어려움, 디지털 플랫폼을 악용해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고 피해자들은 강제노동, 성 착취 및 여러 형태의 인권유린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런 현실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우리는 온라인 사기 및 초국가 조직범죄와의 연계 등 기술을 이용한 인신매매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깊이 우려한다”며 “무수한 사람들이 속임에 빠져 강요된 범죄를 저지르거나 고문과 심각한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4개국은 “인신매매 문제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예방, 처벌, 보호, 공조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대중의 인식 강화, 피해자 식별, 법 집행 강화, 생존자 역량 강화, 사법 접근 및 구제 보장 등이 포함된다”며 “정부, 민간, 시민사회를 포함하는 지역적 및 전 세계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 공동선언문은 차지훈 주유엔 대사가 44개국을 대표해 낭독했다. 앞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원들에게 감금돼 고문으로 살해된 사건이 알려지면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 온라인 사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된 바 있다. 이날 공동선언문에는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대거 참여했다.
유엔총회는 2010년 채택된 인신매매 대응을 위한 글로벌 행동계획 이행 점검을 위해 2013년부터 4년마다 고위급 회의를 열어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유엔총회 의장은 이날 고위급 회의에서 “우리는 인신매매와 관련해 디지털이 가져온 새로운 전선과 맞부닥쳐야 한다”며 “인신매매 가해자들은 이제 인공지능(AI) 도구,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하여 가짜 인물을 만들고 범죄 네트워크를 숨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사법제도 틀도 기술 발전에 맞춰 변해야 한다”며 “이는 디지털 인신매매 네트워크를 탐지하고 방해하고 해체하기 위해 현대화된 법률과 업데이트된 규준, 강화된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25일(현지시간) 빈살만 왕세자가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이뤄진 양국 정상 회담에서 이같은 입장을 드러내 한때 분위기에 긴장감이 돌았다고 전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국교를 정상화하는 협정으로 2020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수단, 모로코 등이 가입했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중동 외교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지난 6일 카자흐스탄이 협정에 추가로 가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도록 강하게 압박했으나 빈살만 왕세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브라함 협정을 포함한 중동 정세에 관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했다. 하지만 빈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싶지만, 가자지구 전쟁 이후 사우디 내 여론이 이스라엘에 관해 매우 적대적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빈살만 왕세자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이 선행되면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두 국가 해법의 인정이 아브라함 협정 가입의 선행 조건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던 사우디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 미국 관리는 액시오스에 “빈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과 국교의) 정상화를 거부한 적이 없다”며 “나중에 정상화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 미국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 채널 12에 “대화는 정중하게 진행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빈살만 왕세자의 거부에 관해 실망했으며 화가 났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기를 정말 원하며 빈살만 왕세자를 설득하기 위해 애썼다”며 “하지만 빈살만 왕세자는 강인한 사람이었으며 그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것도 시리아를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시키기 위한 외교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알샤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이후 “지금 당장은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기 위한 협상을 하지 않을 테지만,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가 그러한 협상이 가능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소멸하고 가자지구 전쟁이 종식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모든 국가가 역내 평화를 진전시킬 아브라함 협정에 동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