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검사출신변호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김건희씨 하수인 역할을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김씨가 박 전 장관에게 지난해 5월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보했다고 한다. 김씨가 박 전 장관에게 ‘내 사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김혜경·김정숙 수사는 왜 진행이 잘 안되느냐’는 식으로 묻는 내용이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 지연을 질타하는 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
당시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씨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라고 지시했을 즈음이다. 공교롭게도 이후 박 전 장관은 이 총장을 ‘패싱’하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등 수사 핵심 라인을 이창수 검사장 등 ‘친윤’ 검사들로 물갈이했다. 김씨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10만원 유용 의혹과 김정숙 여사의 옷값 특수활동비 사용 의혹 수사 내용이 일부 언론에 생뚱맞게 보도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박 전 장관은 ‘명태균 게이트’ 수사 상황도 각별히 챙겼다. 지난해 10월 법무부 공공형사과장을 통해 당시 창원지검의 수사 내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 법무부 장관이 특정 개별 사건을 챙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건에 연루된 김씨나 윤석열에게 내용을 전달하고 모종의 지시를 받기 위한 목적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권 내내 “검사 위에 여사 있다”는 말이 돌았다. 지금 보니 이를 가능케 한 인물이 바로 박 전 장관이다. 국민이 위임한 검찰 지휘·감독권을 김씨의 ‘대통령놀이’에 썼다. 한 건 한 건이 국기 문란이요, ‘법무농단’이다. 절망적인 것은 이런 불의를 겪고도 검찰총장부터 일선 수사관까지 검찰에서 누구 한 사람 이의를 제기하거나 분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직후 검찰국에 계엄사령부 검사 파견 등을 지시했다. 법무부의 여러 간부가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했지만 철저히 무시했다. 비상계엄 다음날 ‘삼청동 안가 회동’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문건을 들고 참석했다. 그런데도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런 행동을 했다고 발뺌해 두 차례나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런 자를 그대로 두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 조은석 특검은 수사에 전력을 다해 박 전 장관을 구속하고 엄벌하기 바란다.
LG전자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생활가전 전문가인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58)이 선임됐다.
LG전자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류 신임 CEO는 1989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가전연구소 세탁기 연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기술형 경영자’다. 재직 기간의 절반가량을 가전 연구·개발에 종사하며 세탁기·냉장고·가정용 에어컨 생산담당을 모두 거쳤다. 2021년부터는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현 HS사업본부)을 맡았다.
류 CEO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가전 시장이 레드오션인 상황에서도 주력 제품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선행 연구·개발로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매 후에도 지속적인 기능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업(UP) 가전’ 개념을 도입하고 가전 구독사업을 시작하는 등 패러다임을 선도한 점도 인정받았다.
4년간 LG전자를 이끌어온 조주완 전 CEO는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1987년 입사 후 37년 넘게 LG전자에 몸담은 그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초석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양대 축인 전장 사업과 냉난방공조 사업을 이끄는 은석현 VS사업본부장과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HS사업본부장은 백승태 키친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이 맡는다.
LG전자는 전장·냉난방공조 등 B2B, 가전 구독·플랫폼 등 비하드웨어(Non-HW), 소비자직접판매(D2C)를 질적 성장의 중심 축으로 꼽고 있다. 이에 맞춰 임원 인사와 함께 관련 조직을 재편했다.
가정용 로봇 기술을 연구·개발할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했고, MS사업본부는 TV사업부와 IT사업부를 통합해 디스플레이사업부를 운영한다. 또 최근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핵심 인프라로 여겨지는 냉난방공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M&A) 담당 조직도 만들었다.
이날 LG화학은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신임 CEO에 선임했다.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김 CEO는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겸임한다. 7년간 LG화학의 수장을 맡은 신학철 부회장 역시 세대교체 차원에서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