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릴리지구매 감사원이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을 직권남용과 업무상 군사기밀누설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유 전 총장이 자신을 반대하는 직원을 선택적으로 감찰하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 등에서 2급 군사기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감사를 주도했던 유 전 사무총장을 정조준한 조치로 풀이된다.
감사원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 전 사무총장을 포함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점검’ 감사와 ‘북한 감시초소(GP) 불능화 부실검증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관련자들이 감사 과정에서 군사기밀을 누설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TF는 최 전 원장과 유 전 사무총장을 포함한 관련자 7명을 업무상 군사기밀누설 혐의로 고발했다.
TF는 2022년 10월 서해 감사 지휘라인이 검찰에 20명을 수사요청하고 관련 내용을 언론에 보도자료로 배포한 점, 이후 감사위원회 회의에서 감사결과를 비공개해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감사결과 보도자료를 배포한 점이 군사기밀 누설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TF는 “서해 감사 지휘라인은 감사위원들의 반대가 있었고 (국방부) 보안성 심사를 거치지 않았는데도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군사기밀을 두 차례나 누설했다”고 밝혔다.
GP 감사에서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유 전 사무총장이 최 전 감사원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측근인 국장을 통해 수사요청 내용을 중간발표하자고 주장하며 간부들에게 문건을 돌린 사실도 드러났다. TF는 유 전 사무총장의 측근이 담당 과장에게 군사기밀이 포함된 비공식 보도자료를 작성토록 지시했고, 얼마 뒤 해당 보도자료 내용은 올해 4월말 특정 언론에서 단독 기사로 보도됐다고 밝혔다.
TF는 “비공식 보도자료와 특정 언론사의 보도내용 및 보도에 사용된 용어 등은 일치율 94%로 대부분 유사하다”며 “해당 기사에는 감사원 수사요청서상의 군사 2급 비밀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군사·공무상 기밀 유출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TF는 유 전 사무총장의 인사권과 감찰권 남용한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 전 사무총장이 2022년 특정 인사에 대한 감찰 및 인사조처를 하기 위해 당시 감사원장에게 ‘감사자료를 삭제하고 있다’는 식의 허위 보고를 하고, 구체적인 비위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대기발령 조치했다는 것이다. 직무성적평가 시 이미 평가가 완료된 일부 평가대상자에 대한 서열 및 등급 상향을 지시한 사실도 지적했다.
TF는 “(유 전 사무총장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직원들에 대하여 인사 조처를 하고,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지시사항을 지속해서 공지함으로써 자신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초봄부터 앞다퉈 얼굴을 들이밀던 수많은 꽃이 찬 바람과 함께 모두 움츠러들었다. 이럴 때 슬그머니 명함을 내미는 꽃이 국화다. 최근 경기도부터 제주도까지 국화 축제가 열렸다. 하나의 꽃을 주제로 거의 동시에 전국적으로 열리는 축제는 드문데, 꽃이 귀한 가을철이라 국화의 진가가 드러난다. 겨울이 다가올 때까지 꽃을 피우지 않고 기다리는 국화의 속내는 무엇일까.
국화의 진심을 알려준 사람은 신경준이다. 여암(旅庵)이라는 호가 말해주듯, 그는 전국의 유명한 산을 몇달씩 유람하고, 산에 오르면 반드시 정상에 올라 굽이도는 산천을 감상했다. 그 경험으로 한반도의 산과 강을 분류한 <산수고>, 전국 도로망을 총망라해 정리한 <도로고> 등을 저술했으며, 훈민정음의 음운을 도해한 <훈민정음운해>를 편찬했다. 그는 또한 백두대간을 체계화한 <산경표>의 저자로도 추정된다.
그의 할아버지 신선영은 낙향해 순창 읍내에 정자를 짓고 연못을 만들며 온갖 꽃을 심어 정원을 꾸몄다. 전국을 떠돌던 신경준이 중년에 고향 순창에 돌아와 할아버지가 꾸민 정원의 꽃에 관해 쓴 글이 <순원화훼잡설>이다. 30여종의 식물이 등장하는데, 꽃 속의 숨은 뜻을 밝혀내는 시선이 새삼스럽다. 그중 국화에 대한 다음 대목이 마음을 잡는다.
“내가 보기에 국화는 겸양에 가깝다. 봄여름 온갖 꽃이 색색으로 활짝 피어 서로 다투므로 봄바람을 일컬어 꽃의 시샘이라 한다. 국화는 조용히 물러나 있다가 여러 꽃이 지고 난 후에야 피어 바람과 서리에 꺾이는 것을 괴롭게 여기지 않으니 양보하는 정신에 가깝지 않은가.”(<여암유고> 제10권, 잡저4)
이른 봄부터 여러 꽃들이 사방에서 법석을 떨지만, 국화는 지긋이 바라만 보며 순서를 양보한다. 꽃을 피우고 싶은 마음이야 간절하지만, 그래도 느긋하게 참고 기다리며 ‘당신 먼저’라는 마음으로 다른 꽃을 앞세운다. 후원자인 듯, 뒷배가 되어주는 국화는 너른 품 어른이다.
빌딩 현관문 앞에서나 버스를 탈 때, 또는 식당 앞 긴 줄에서 ‘먼저 하시죠’라며 양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서로 눈을 부릅뜨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세상이 각박해지다 보니 국화보다 인품이 모자란 사람들이 많아졌다. 배려와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는 국화를 보고 옛사람들이 군자라고 한 뜻을 이제야 알 듯하다. 아직도 악다구니를 벗어나지 못한 나는 군자 되기는 멀었나 보다. 국화 축제라도 다녀오면 좀 나아지려나.
충북도가 폐교를 새활용해 만든 농촌유휴시설 ‘농소막’이 전국 균형발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충북도는 27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주최로 서울 ENA 스위트 호텔에서 열린 ‘NABIS(균형발전종합정보시스템) 균형발전 우수 콘텐츠’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인 지방시대위원장상을 받았다.
지방시대위원회는 시도에서 추진하는 균형발전사업 중 우수사례를 시상하고,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 제작 및 제공으로 홍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농소막은 충북도가 괴산군 청천면 소재 대후폐교를 새활용해 만든 가족형 농촌체험시설이다.
도는 1993년 폐교된 이 학교를 22억을 들여 매입해 숙박시설(2인실 4개, 4인실 2개), 다목적 공간인 ‘다함께공간’, 캠핑사이트(5개), 잔디광장 등을 갖춘 새로운 휴양시설로 조성했다.
이 시설은 가족단위 휴양부터 워크숍, 문화행사 등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찬식 충북도 농업정책과장은 “민간위탁자로 선정된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 농소막을 지역의 대표 명소로 만들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소멸 위기를 타개하는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