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제 불탄 공장 옥상에 오른 노동자들
다큐 인사이트(KBS1 오후 10시) = 2022년 10월4일, 일본 닛토덴코의 한국 자회사인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불이 났다. 노동자들은 화재보험금으로 공장이 재건되리라 믿었지만 사측은 보험금을 일본 본사로 보내고 공장 청산 결정을 내렸다. 공장을 떠날 수 없었던 노동자들은 공장 철거를 막기 위해 옥상에 올랐다. 불탄 공장 옥상에 오른 여성 노동자들은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벌였다.
90년대 ‘시조새 아이돌’ 탄생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SBS 오후 10시20분) = 1990년대 중후반 한국 가요계를 뒤흔든 1세대 아이돌의 탄생기를 다룬다. 1992년 서태지와아이들이 그룹 문화의 가능성을 입증한 뒤, 1996년 데뷔한 H.O.T.는 10대 중심의 팬덤 문화를 형성했다. 이후 젝스키스와 god가 데뷔하면서 아이돌그룹의 시대가 열렸다. 방송에서는 당시의 열정적인 팬덤 문화를 돌아본다.
기온이 떨어지고 건조해지는 겨울로 접어들면서 유행이 확산되고 있는 감기와 인플루엔자(독감) 외에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RSV는 특히 영유아 감염 비율이 높고 이 연령대 환자들의 증상이 심각해질 위험이 커 보호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7일 질병관리청의 표본감시감염병 통계를 보면 올해 46주차(11월 9~15일) 기준 RSV 감염 입원환자 수는 21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주차 환자 수 182명보다 더 많았다. 겨울철에 유행하는 이 바이러스의 특성상 감염 환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유행이 정점에 올랐던 52주차에는 입원환자 수가 603명에 달했다.
RSV는 주로 영유아와 어린이를 중심으로 감염되며, 기침·콧물·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해 심할 경우 호흡 곤란과 쌕쌕거림, 식욕 저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감염 경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여서 감염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면역력이 약한 성인도 감염되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매우 높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공동생활을 하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쉽게 퍼진다는 점이다. 2세 이하 영유아는 증상이 악화되는 비율도 높다. 황영진 좋은문화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대부분의 RSV 감염은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처럼 시작하지만 일부 영유아에게는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겨울철 가장 신경 써야 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중 하나”라며 “특히 생후 2년 이하 아이들은 기도 직경이 좁은 편이라 RSV에 감염될 경우 증상이 빠르게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감염이 특히 위험하기 때문에 예방의 중요성이 높다. 아이들이 만지는 장난감을 비롯한 공용 물건을 자주 소독하고, 수시로 손을 씻는 것이 좋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가급적 피하고 기침이나 콧물 증상이 시작되면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기 감염증에 취약한 영유아는 RSV 항체주사를 맞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미 증상이 나타났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따뜻하고 소화기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황영진 과장은 “보호자들이 일상 속에서 손 씻기만 철저히 해도 감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특히 2세 이하 아이들은 증상 관찰에 더욱 신경을 쓰고, 호흡이 가빠 보이거나 먹는 양이 줄어든다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벤치 위 노트북에 ‘이상’ 직감갯벌서 ‘자살 시도’ 시민 구해
그날 따라 느낌이 이상했어요. 샛강 쪽은 늦은 저녁에는 인적이 드문 곳인데 벤치에 놓인 검은 봉투가 신경이 쓰였어요. 시민이 그냥 버리고 간 쓰레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던 거죠.”
26일 인터뷰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여의도안내센터 소속 한상선 한강보안관(60)은 지난 16일 오후 10시20분 벌어진 일을 생생히 기억했다.
“그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어요. 차를 돌려서 벤치 쪽으로 가보니 검은 봉지가 아니라 입구가 열려 있는 검은 가방이었습니다. 그 옆에는 노트북과 휴대전화가 놓여 있었고요. 소주병, 맥주캔도 있었어요. 순간 ‘아, 이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한 보안관은 조명국 보안관과 함께 한강공원 샛강 상류 갯벌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순찰차의 서치라이트에 의지한 채 걸어가다 저 멀리 갯벌 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물체를 발견했다.
그는 “처음에는 나무인가 싶어 한참을 봤다”고 말했다. 사람이면 미동이라도 있을 것이란 생각에 조용히 지켜봤다. 이윽고 긴 물체가 앞뒤로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한 보안관은 순간 ‘저건 사람이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조 보안관에게 “이곳의 위치를 특정해서 경찰과 119에 신고해달라”고 외친 뒤 곧바로 갯벌 속으로 뛰어들었다. 얼마 걷지 않아 물이 허리까지 올라찼다. 몸의 무게 때문에 양쪽 발이 계속 진흙 속으로 파고들었다. 신발이 벗겨졌다. 그는 “그 순간 ‘아, 나도 잘못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당황하면 사람도 못 구하고, 자신도 안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 한 보안관은 발이 갯벌에 빠지지 않게 미끄러지듯 천천히 발을 움직였다. 그리고 사람을 향해 계속 말을 걸었다.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성별조차 확인하기 어려웠다.
한 보안관은 “저는 이곳 한강보안관입니다. 안심하셔도 돼요”라고 말했다. 겨우 가까이 다가간 한 보안관은 방검복 안에 입고 있던 옷을 반만 벗어 옷소매를 건넸다. 자신의 옷이 일종의 구명끈 같은 역할을 하게 할 생각이었다
한 보안관은 “이걸 잡고 절 따라 나오시면 돼요”라고 말했다. 그제야 “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여성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했다. 그는 옷 한쪽을 여성에게 맡긴 채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물 밖으로 끌고 빠져나왔다.
그는 구조를 완료한 후에도 여성에게 ‘왜 거기 있었느냐’ 등의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대신 “혹시 연락해야 할 사람이 있으면 ‘나 괜찮다’고 전화하시라”며 소지품을 챙겨 건넸다. 구조된 여성은 출동한 경찰에 무사히 인계됐다.
한강공원을 순찰하는 한강보안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시민들을 잇따라 구조해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신발을 벗어둔 채 강으로 입수하려던 여중생이 한강보안관에 의해 구조됐다. 이날 오후 6시45분쯤 강변을 순찰하던 소나무·최재면 한강보안관은 물에 뛰어들려던 여중생을 발견, 대화를 시도하며 학생이 뭍으로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한강보안관은 서울 11개 한강공원 안내센터에 총 145명이 배치돼 있다. 이들은 24시간 순찰을 벌이며 한강공원 안전을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