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안을 놓고 전국정당의 기반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잇달아 나오면서 당 안팎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인1표제가 정 대표의 대표직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가운데 정 대표가 오는 24일 당무위에서 개정안 의결을 강행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 시절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낸 강득구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에 대해 “당원 주권 실현만큼이나 중요한 가치, 바로 전국정당의 완성”이라며 공개 우려를 표했다.
강 의원은 “대의원제에는 단순한 ‘기득권 구조’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지역 균형, 전국 정당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당이 축적해 온 전략적 보완 장치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그는 “1인1표제를 도입한다는 이유로 그 보완 장치의 취지까지 없애버린다면, 우리 당 역사와 정체성, 가치를 훼손하는 우를 범하는 졸속 개혁이 될 수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 주권과 전국정당을 동시에 실현하는 ‘1인1표+@’의 균형 잡힌 보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이 충분한 공론화 없이 속도전으로 추진되는 것도 비판했다. 강 의원은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성, 표면적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과 미래의 설계”라고 적었다.
당직자 출신인 윤종군 의원도 페이스북에 “전체 권리당원 중 TK는 2%대이고, 영남 당원 전체도 10%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일반 유권자 대비 영남 지역 대표성이 너무 과소 대표되는 문제가 있다. 또 영남지역 당원들의 소속감, 자긍심 또한 약화할 우려가 크다”고 적었다. 그는 “동진 확장 전략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이후 우리 당의 일관된 당세 확장 전략이었다”며 “영남지역 당 활동 활성화, 당원 자긍심 고취를 위한 최소한의 동인을 제공하는 대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친명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도 전날 비판 논평을 냈다. 혁신회의는 “취지는 좋으나, 의견수렴 방식·절차적 정당성·타이밍 면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나’라는 당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들려온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호남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 목소리는 과대 대표하고, 영남 등 취약 지역 목소리는 왜곡할 것이라는 우려는 당내에서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구, 경북 같은 당세가 열악한 곳에서 (1인1표제가) 전국 정당을 지향하겠다는 당의 기본 노선과 다르게 작동할 우려가 있다는 걱정을 한다”며 “뭔가 보완할 방안이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민주당 당원 수(164만명)가 크게 늘었고, 온라인 중심의 활동이 늘면서 과거와 같은 방식의 대의원제가 유효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영남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선거를 보면) 결국 대의원들도 일반 권리당원들 분위기에 수렴된다”며 “당원이 적은 지역의 의견 왜곡 부분도 이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인1표 개정이 권리당원 지지세가 높은 정 대표의 대표직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정치적 해석도 이번 논의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 시절 (1인1표제는) 다 정리된 상황인데, 오해받을 수 있는 타이밍이라서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며 “정 대표 당선 때 권리당원보다는 대의원들 지지도는 좀 낮지 않았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표 시절부터 추진돼 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헌법에서 보장한 평등선거 1인1표제는 더 미룰 수 없는 당내 민주주의 과제”라며 “국민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주권시대로 화답해 달라”고 적었다. 당헌·당규 개정안은 24일 당무위, 28일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KIA가 박찬호의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두산의 19세 신인 투수 홍민규를 지명했다.
KIA는 두산으로 이적한 박찬호의 FA 보상선수로 26일 홍민규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야탑고 출신인 홍민규는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6순위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2월 두산의 호주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호평받았다. 올 시즌은 2차례 선발을 포함해 20경기에 나서 33.1이닝 동안 평균자책 4.59에 2승1패1세이브를 기록했다.
KIA는 박찬호 이탈로 유격수 빈자리가 크고, 불펜진 또한 올 시즌 내내 허술함을 드러냈다. 보상선수 지명 기회를 통해 즉시전력감을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지만 홍민규가 당장 내년 시즌 1군에서 ‘상수’가 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의외의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이 KIA에 제출한 ‘20인 보호선수’ 명단에는 1군 주전급 야수들도 상당수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KIA가 마음먹었다면 다년간 1군 경험을 쌓은 선수를 지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KIA는 두산이 내놓은 선수 중 주전 유격수를 맡길 만한 자원은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 전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두루 살펴 홍민규가 최선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심재학 KIA 단장은 통화에서 홍민규에 대해 “신인이지만 폼이 좋아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체인지업도 좋다”며 “장기적으로 선발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불펜으로는 당장 내년 시즌에도 1군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민규라는 미래를 택하면서, 현재의 고민은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당장 유격수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 내야 수비라인을 진두지휘하는 유격수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번 지명으로, KIA는 호주 국가대표 유격수 출신 제러드 데일로 아시아쿼터 한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더 커졌다.
불펜 보강 필요성 또한 여전하다. 홍민규가 내년 1군에서 기회를 얻게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KIA는 불펜 자원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지만 자원 수급이 여의치 않다. FA 시장에서 불펜 깊이를 확실하게 더해줄 자원이 썩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성탄절을 한 달여 앞둔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상점 입구에 산타 인형을 비롯한 크리스마스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