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법무법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들이 19일 법정 소란으로 감치 선고를 받았으나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로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밤 언론을 통해 “감치장소로 지정된 서울구치소에서 위반자들의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했다”며 “이에 재판부에서는 집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감치재판 관련 집행명령을 정지하고 위반자들의 석방을 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재판에서 김 전 장관 측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들이 재판장 지휘를 따르지 않고 소란을 피웠다. 이에 이 부장판사는 “감치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을 마친 후 이 부장판사는 이 두 변호사들에 대한 감치재판을 비공개로 열고 감치 15일을 선고했다. 감치장소는 서울구치소로 정했다. 그런데 이 감치재판에서 두 변호사들은 인적사항을 묻는 질의에 진술을 거부했다. 이에 이 부장판사는 통상의 방법에 따라 확인가능한 범위 내에서 두 변호사의 이름과 직업, 용모 등을 감치재판서에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구치소에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서 감치 선고 몇 시간 만에 석방됐다.
지난 18일 한국이 ‘스타게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UAE 수도 아부다비에 최대 5GW(기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양국은 원전, 가스, 재생에너지 등을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믹스 기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반도체 공급망 분야까지 협력을 넓힐 방침이라고 합니다.
스타게이트는 챗GPT로 생성형 AI 열풍을 주도한 오픈AI와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손잡고 미국 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출발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현재 오픈AI가 전 세계 곳곳에서 ‘스타게이트’라는 이름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타게이트 UAE’는 일종의 확장판인 셈이지요. 미국에서 출발한 스타게이트가 어디까지 손을 뻗었는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합작회사를 설립해 4년간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최대 5000억달러(약 718조원)를 투자한다는 게 핵심이지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기술 분야 경쟁자로 거론하며 “이 기념비적인 사업은 미국의 잠재력에 대한 자신감의 선언”이라고 말했습니다. AI 기술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판단 아래 민간 자본과 기술을 총동원해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겁니다.
넉 달이 지난 5월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포함된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오픈AI 포 컨트리즈’(OpenAI for Countries)를 발표합니다. 회사는 “민주적인 AI 기조를 구축하려는 전 세계 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타게이트와 같이 고유의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국가를 기꺼이 돕겠다는 것입니다. 스타게이트의 확장을 선언한 것입니다.
‘민주적인 AI’의 예로는 사람들이 AI를 이용해 작업·관리하는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정부가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AI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자유 경쟁을 보장하는 자유 시장을 구축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오픈AI는 “권력 강화를 위해 AI를 배포하는 권위주의적 AI 버전에 대한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같은달 공개된 스타게이트의 첫 번째 해외 진출지가 바로 UAE입니다. 오픈AI는 UAE 국영 AI 기업 G42와 손을 잡았습니다. 오라클, 엔비디아, 시스코, 소프트뱅크 등도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7월에는 ‘스타게이트 노르웨이’, 9월에는 ‘스타게이트 UK’를 소개했습니다. 스타게이트 노르웨이는 영국 AI 인프라 기업 엔스케일과 노르웨이 투자사 아케르 ASA가 참여합니다. 엔스케일은 스타게이트 UK에도 협력합니다.
스타게이트는 아시아, 유럽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에서도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오픈AI는 지난달 아르헨티나 에너지 기업 수르에너지와 ‘스타게이트 아르헨티나’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오픈AI는 모든 부문에서 인간과 유사한 수준을 보유한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해 모든 인류가 이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달성하려면 막대한 AI 인프라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스타게이트의 국제적 확장은 이러한 목표와 단순한 상업적 이해관계를 넘어섭니다.
스타게이트의 확장은 AI 시대의 ‘소프트파워’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국들이 자연스럽게 미국 중심의 기술 생태계에 편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 산하 fDi 인텔리전스는 “오픈AI의 해외 확장 구상은 글로벌 기술 주도권 유지가 국가 안보의 필수 과제라고 명시한 워싱턴의 ‘AI 행동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고 봤습니다.
삼성그룹과 SK그룹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아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가속기의 필수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의 원활한 공급을 지원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지요.
오픈AI는 한국 정부,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국내에 AI 데이터센터도 구축할 방침입니다. 다만 큰 틀에서 파트너십 전반의 향성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오픈AI는 “협력의 범위와 세부 사항에 대한 추가 정보는 계획이 진행됨에 따라 공유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