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리수납전문가 ‘마가의 얼굴’ 그린 의원 자진사퇴…트럼프는 건재해도, 흔들리는 마가의 미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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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118.♡.219.250) | 작성일 | 25-11-24 03: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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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수납전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어긋난다고 비판했다가 ‘배신자’로 낙인찍힌 마저리 테일러 그린 미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이 오는 1월5일 의원직에서 전격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3선 하원의원인 그는 21일(현지시간) 밝힌 사퇴의 변에서 “내 사랑스러운 지역구가 나를 적대하는 상처 많고 증오에 찬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매 맞는 아내’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 의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후 트럼프 지지자들의 협박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큰 위협을 당하기 전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이다. 그린 의원의 임기는 2027년 1월까지다. 그린 의원은 “나는 트럼프와 공화당을 권력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투쟁하고, 수백만달러의 사비를 썼다”며 “이런 내가 버려질 수 있다면, 다른 많은 미국인도 버려지거나 대체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사퇴 소식에 “이 나라에 정말 좋은 소식”이라며 “그는 지지율이 급락하자 ‘사퇴’라 부르는 걸 하기로 결정했다”고 조롱했다. 그린 의원은 의회 내 마가 핵심 세력이자, 대표적인 트럼프 충성파로 불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1·6 의회 폭동 사건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며 ‘트럼프가 이겼다’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다닐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문제에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미국 우선주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고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막아선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그린 의원은 그의 주도로 엡스타인 문건 공개 법안이 상·하원에서 공화당의 압도적 몰표로 통과된 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해야 하는 순간에 갑작스레 사퇴 선언을 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 약화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그린 의원이 공화당 내 반트럼프 세력의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울 수도 있었지만,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디애나주 공화당 의원들은 최근 공화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재조정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했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관세 수입으로 모든 미국인에게 2000달러씩 나눠주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일축하고 “그건 적자를 줄이는 데 써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액시오스는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항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하는 듯했던 그린 의원이 결국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 등 앞선 공화당 내 반트럼프 세력과 마찬가지로 당을 떠나기로 한 것은, 그러한 기대가 아직은 헛된 희망에 불과함을 보여준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누굴 지지하느냐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 내에서 강력한 두려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그린 의원의 자진 사퇴가 트럼프 대통령의 건재함을 증명했을지는 몰라도, 이는 동시에 마가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마가 핵심 인사인 그린 의원이 사실상 축출된 날,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을 환대하며 반갑게 끌어안았다. 폴리티코는 이를 두고 “마가 운동이 이념보다는 (트럼프 개인의) 정체성에 의해 정의되어 왔다는 점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준 것”이라면서 “트럼프 이후 (마가 운동) 연합을 이끌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도 마가는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줄 정책이나 철학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포스트 트럼프 시대’의 공화당을 상상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자수장은 생애 가장 영예로운 순간을 무형문화재 지정이 아닌, 장애인미술대전 대상 수상 당시로 꼽았다. 우연히 신문에서 마감 하루 전 공고를 보고 부랴부랴 접수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드라마틱한 결과보다도,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을 한 올 한 올 꼬아 수놓으며 3개월 밤낮으로 만든 화관이 청와대에 기증된 영광보다도, 그 상을 통해 비로소 장애인 예술인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을 가장 귀한 경험으로 여기는 것이다. 지난 6일 전북 정읍 ‘전통자수 예다움’에서 장애인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자수장 보유자로 지정된 이정희 자수장(61)을 만났다. 소아마비를 앓은 뒤 장애인이 되어 정규 교육에서 멀어진 딸에게 어머니는 “장래에 희망적으로 살 수 있는 뭔가”를 가르치고 싶어했다. 당시 양장점에 다니는 친척 언니를 따라간 곳에서 한복을 입고 학을 수놓는 모습을 본 소녀 이정희는 ‘나도 수를 놓으면 저런 예쁜 모습이 되겠구나’ 한눈에 반했다. 손끝이 야물었던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아 뜨개질, 바느질엔 능했지만, 자수는 쉽게 손에 익지 않았다. “이것마저 그만둔다면 나는 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독한 마음을 먹고 파고든 지 10년 남짓, 주변에서 제법 잘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더 높은 수준의 자수를 익히고자 스물여섯 살에 중요무형문화재 한상수 선생의 전수관을 찾아 상경했다. 민중의 감정이 배어 있는 ‘민수’만 해왔던 그는 궁중 수방 상궁과 나인들이 만들던 황실 자수인 ‘궁수’를 접하고 “눈이 번쩍 뜨였다”고 했다. 그렇게 난방도 잘되지 않는 공방에서 숙식하며 자수의 지평을 넓혔다. 벌써 44년째지만 그는 “한번 바늘을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다”고 말했다. 한창때는 두문불출하며 하루 10시간 이상 작업하다 보니 눈, 척추, 어깨, 골반 등 성한 곳이 없다. 그렇게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던 이 자수장의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린 것이 바로 2003년 장애인미술대전이었다. 대한민국 장애인문화혁신대회 최우수상(2006년), 올해의 장애인상(대통령상·2010년) 등 수상 이력을 헤아리기 힘들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전시 경력도 다수다. 이 자수장의 작품은 색상이 조화롭고 바늘땀이 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의 전통 자수 중에서도 그의 작품을 대번에 알아볼 수 있는 이유는 파스텔처럼 은은하게 퍼져가는 고운 색감에 있다. 옛 궁중 자수의 기품은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그의 작품은 10폭 병풍과 같은 대작부터 가구, 방석, 특허를 받은 넥타이 등 실용적인 용품까지 다채롭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한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 캐릭터를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호작도를 재해석한 재치 있는 자수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전시가 불발됐을 당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의 장애예술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연 ‘이정희 한땀 한땀 세상을 열다’ 가상(VR) 전시는 시간과 장소는 물론 장애의 구애를 받지 않는 예술인의 새로운 시도로 기록돼 있다. 장문원의 예술 창·제작 활동 지원을 받아 매년 새로운 자수 작품을 선보여온 이 자수장은 오는 12월15일부터 ‘실 한 올의 감동’이라는 타이틀로 44년 자수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경향신문이 작업실을 찾은 날도 그는 한반도를 무궁화로 수놓은 미니 병풍 작업에 한창이었다.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 액운을 막아주는 호랑이,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 등 간절한 염원을 담은 작품도 전시 공간을 채웠다. 한 땀 한 땀마다 소망을 담아 짓는 자수.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더욱 깊이 들여다보이는 그 매력을 보다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것이 이 자수장의 바람이다. 환갑을 넘긴 자수장은 저녁이면 전북과학대로 향한다.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그는 “잘 배워 장애인 동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무형문화재 지정 이전부터 지역에서 이름난 예술가였던 이 자수장은 정읍 시내의 미술관과 예술회관, 대학 캠퍼스의 시설도 장애인 편의를 위해 개선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장애 예술인들의 따뜻한 유대감이 그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과거에는 ‘한낱 장애인이 수를 조금 하나 보다’ 했다면 장애인, 비장애인의 영역을 넘어 제 실력을 인정받으니 저를 찾는 곳도 많아졌어요. 장애예술인 활동 지원 전담 기관으로서 장문원이 앞으로도 좋은 정책을 마련해서 장애예술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장회정 기자 longcut@khan.kr 웹사이트 상위노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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